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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독교학의 북극성
[서평] 앤드루 월스 <세계 기독교와 선교 운동>(IVP)
  • 이재근 (newsnjoy@newsnjoy.or.kr)
  • 승인 2018.11.22 00:23

서구 기독교에 대응하는 비서구 기독교와 이를 포괄하는 세계 혹은 지구촌 기독교의 존재와 성장, 세계의 전형적 그리스도인이 더 이상 서양 백인 기독교 남성이 아니라 남미 혹은 아프리카의 유색인 여성이라는 수사, 1945년 이후 기독교 세계 무게중심의 남반구 이동, 문화적 '번역' 과정으로서 기독교 역사 및 선교 운동 개념, 전 지구적 현상으로서의 20세기 선교 운동, 그리고 이 현상을 개별 학자와 연구 집단이 학문적으로 연구해서 정착된 세계기독교학의 등장.

최근 기독교 역사나 선교학계 동향, 복음주의 운동, 오순절 운동, 21세기 교회의 현실 및 변화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제법 익숙한 명제들이다. 이 주제들은 1990년대 중반 이전에는 서양에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영미권, 특히 영국 에든버러와 미국 프린스턴에서 유학을 하며 이를 직간접으로 접한 이들, 이문장(두레교회), 방연상(연세대), 김상근(연세대), 안교성(장신대), 안신(배재대), 박형진(횃불트리니티), 박형신(남서울대) 등을 통해 2000년대 이후 점차 소개되었다. 이 주제를 가장 최근 공부한 필자도 2013년 귀국한 후 '세계기독교학의 부상과 연구 현황'이라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논문 특성상 대중적인 독자들의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이 주제가 우리나라에서 좀 더 대중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2014년 여름에 필자가 현대기독연구원을 통해 진행했던 '20세기 세계 복음주의 지형도' 강연이었다. 6주간 강연 중 두 번째 강의 주제로 필자는 영미 복음주의 선교 운동을 통한 세계화 과정과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기독교 지형의 극적인 변화, 즉 비서구, 남반구 기독교의 부상 및 그 결과 탄생한 세계기독교학의 특징과 전망을 다뤘다. 당시 강연에 대한 기사가 독자들로부터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받았고, 강연은 <세계 복음주의 지형도>(복있는사람)라는 책으로 엮여져 나왔다.

관련 주제의 논문 발표와 강연, 책 집필을 하는 중 필자는 세계기독교학 창시자이자 오늘날 가장 탁월하고 유능한 선구적 역사가 중 한 명인 앤드루 월스의 저서가 번역 소개되지 않은 것에 무척 안타까움을 느꼈다. 다행히 저자의 제자이자 전문가인 방연상 교수 번역으로 한국 IVP에서 그의 대표작이 최근 출간되었다. 원서가 1996년 출간되고, 다음 해 <크리스채너티투데이 Christianity Today>가 올해의 책으로 선정할 만큼 신학계에 충격을 준 그의 대표 저술이 20년이 훌쩍 지나서 한글로 나온 것에 감격과 함께 안도를 느낀다. 월스의 존재와 글은 이미 우리말로 소개된 적이 있다. 대표적으로 2001년 장로회신학대학교 개교 100주년을 맞아 열린 국제 학회에 참석하는 등 몇 차례 한국을 방문해 논문도 발표한 바 있고, 책으로는 월스의 동료이자 제자로 세계기독교학 르네상스를 이끈 라민 산네, 존 음비티, 크와메 베디아코, 이문장 등의 글이 포함되어 2006년 출간된 <기독교의 미래>(청림출판)가 있다. 이 책에는 그의 논문 3개와 인터뷰가 부록으로 실려 있다.

서른 살 즈음부터 학계에 등장해 올해 아흔한 살이 된 월스는 문자 그대로 수백 편의 논문과 기고문을 쓰고, 그 이상의 강연을 한 다작가이자 생산력이 풍부한 학자다. 의외로 이런 다작가 월스는 단행본, 즉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주제를 갖고 의도적으로 쓴 저술을 아직 한 권도 출간한 적이 없다. 현재까지 그의 이름으로 출간된 책은 3권으로, 모두 논문 모음집이다. 이번에 출간된 <세계 기독교와 선교 운동>(IVP)은 1997년 출간된 논문 모음집 <The Missionary Movement in Christian History: Studies in the Transmission of Faith>의 번역서다. 2002년에는 비슷한 구성으로 된 두 번째 책 <The Cross-Cultural Process in Christian History: Studies in the Transmission and Appropriation of Faith>를, 2017년에는 <Crossing Cultural Frontiers: Studies in the History of World Christianity>를 출간하여 3부작을 완성했다. 안타깝지만 이 3부작으로 월스의 출간 작업은 마무리될 듯하다.

<세계 기독교와 선교 운동> / 앤드루 월스 지음 / 방연상 옮김 / IVP 펴냄 / 524쪽 / 2만 8000원. 사진 출처 IVP

이번에 출간된 <세계 기독교와 선교 운동>이 기독교 역사학계와 선교학계에 어떤 충격을 주었으며, 월스 역사 및 선교관의 핵심 개념과 주제가 무엇인지, 다른 역사가들과 비교해서 월스의 특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독자들은 필자의 <세계 복음주의 지형도> 2장, 그리고 <세계 기독교와 선교 운동> 집필 이후 소위 '월스 학파'의 형성 및 발전 과정을 다룬 필자의 논문을 통해, 무엇보다 이 책 말미에 포함된 박형진 교수의 해설을 통해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월스의 프린스턴 제자 박형진 교수는 월스의 신학이 한국교회에 어떤 의미인지를 다음과 같이 잘 정리해 준다.

"한국에 개신교가 들어온 지 백여 년이 지났고 한국 개신교회가 선교사를 파송하여 선교에 참여해 온 것도 백 년이 넘었다. 그간 한국에 복음이 어떻게 들어왔는가 하는 서구 선교사들의 이야기는 한국 개신교 백 주년, 평양 대각성 운동 백 주년 같은 행사를 통해 많이 소개되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가 주도한 선교의 행적들을 모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 세계 기독교의 맥락에서 소개하는 자료들이 너무나 부족하다. 우리의 이야기를 통해 비서구권의 선교가 서구권의 선교와 어떤 면에서 유사하고 다른지 살피고, 복음 이해에서 서구보다 더 보수적이고 복음주의적인 한국교회의 특성과 문화적 특이성이 세계 선교에 어떻게 이바지하였는지 등을 서술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할 숙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월스는 그 과제 수행을 위한 더없이 좋은 격려자이자 안내자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다." (<세계 기독교와 선교 운동>, 511쪽)

이 책의 고전적 가치와 일독의 중요성을 재차 반복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보다는 오히려 월스의 통찰을 통해 새로운 지적 회심의 자리로 나아간 세계적 역사학자 마크 놀의 고백을 통해 월스의 사상과 책의 가치를 되새겨 보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다. 대표작 <복음주의 지성의 스캔들>(IVP) 필두로 미국 기독교와 세계 복음주의 역사 분야에서 이미 독보적인 학자로 자리매김하던 놀은 월스를 만난 후 새로운 지적 회심을 경험했다. 놀은 1986년에 월스의 강연을 처음 들었다. 그후 월스는 마크 놀의 북극성이 되었다. 월스를 따라 세계관을 확장한 결과 놀은 앤드루 월스라는 우주의 일원이 되었고, 그 열매로 놀은 <복음주의와 세계 기독교의 형성>(IVP)과 <나는 왜 세계기독교인이 되었는가>(복있는사람)를 얻었다.

"1986년 6월, 앤드루 월스가 조엘 카펜터와 풀러신학교의 윌버트 쉥크가 조직한 학술 대회에서 강의하기 위해 휘튼에 도착했다. (중략) 모임 전에 나는 조엘이 앤드루 월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가 쓴 글이나 그에 대한 글을 하나도 읽은 적이 없었다. 월스는 자신이 미국사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다고 사과한 후, 근대 선교 운동의 미국적 차원에 대해 강의했다. 하지만 그런 수줍음은 그가 변혁적이라고 말했던 것의 영향만큼 특징적이었다. 1986년 학술 대회부터 하나의 북극성이 나를 위해 떠올랐다. (중략) 그런 논문들을 읽었거나 앤드루 월스의 강의를 직접 듣는 특권을 누린 사람 가운데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나는 왜 세계기독교인이 되었는가>, 171~175쪽)

세계기독교학의 북극성 같은 책 <세계 기독교와 선교 운동>의 출간을 다시 한 번 환영하며, 독자들의 일독을 진심으로 추천한다.

이재근 /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선교학), <세계 복음주의 지형도>(복있는사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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