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아이유가 소속사 카카오M과 재계약했다는 소식을 최근에 들었습니다. 재계약 당시 아이유는 계약금을 받지 않아도 좋으니,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하는 동료 스태프(제작진)들의 고용 보장과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지요. 함께하는 사람들을 살뜰히 챙기는 마음, 돈보다 사람 자체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모두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오래 함께 일한 가족 같은 동료들을 챙기는 일은 아이유에게 당연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돈보다, 수익보다 사람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것은 여전히 낯선 풍경입니다. 많은 청춘이 아이유의 마음을, 사람 냄새 풀풀 나는 그 모습을 노랫말과 선율에서 동일하게 느끼고 있는 이유겠지요.

이 밤 그날의 반딧불을
당신의 창 가까이 보낼게요
음 사랑한다는 말이에요

- 아이유, '밤 편지' 가사 중

아이유의 '밤 편지' 노랫말이 이 시대 잠 못 드는 외로운 밤을 보내는 청춘들에게도 큰 위로가 되고 있습니다. 세상에 혼자만 남겨진 것만 같은 외로운 밤에 어릴 적 엄마의 자장가처럼, 연인의 따뜻한 속삭임처럼 친구의 숙면을 빌어 주는 노랫말이 큰 위로를 줍니다. 아이유는 아마도 오늘날 많은 청춘이 얼마나 외롭고 쓸쓸한 밤을 지나고 있는지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실제로 많은 청년이 슬프고 두려운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청춘은 대학 초년생부터 취업 준비로 분주합니다. 주변을 돌아보고 함께할 친구들이 이전 시대에 비해 매우 적습니다. 그야말로 '각자도생' 시대입니다. 높은 학자금과 주거비 부담은 청춘들 미래를 더욱 불투명하게 합니다. 고립되고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기까지 주변에 도움을 청할 관계가 없는 청춘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대화의희열'에 출연 중인 아이유. KBS 영상 갈무리

고립된 청춘들의 부채 문제

학자금을 안고 대학 생활을 시작했지만 취업이 생각만큼 빨리 되지 않으면 높은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을 감당해야 하는 흙수저 청춘이 손을 내밀 곳은 많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버티고 버티다 청춘들이 두드리는 곳이 대부 업체입니다. 가지고 있는 자산이 없는 청춘에게 남은 것은 자신의 숙달되지 못한 남루한 노동력밖에 없습니다. 그마저도 여의치 않아 간헐적인 알바를 하며 버티다가 최후에 손을 벌리는 곳이 고금리 대부 업체입니다. 그러나 정기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는 높은 이자율 때문에 이자만 겨우겨우 갚다가 과다 부채의 악순환에 빠지는 일이 부지기수입니다.

저는 희년함께 단체에서 실무를 맡고 있는 김덕영 사무처장입니다. 희년함께에서는 2014년부터 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한국 사회에 알리고 부채 탕감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기까지 많은 문제가 있지만 그중 가장 큰 원인이 경제적인 원인, 더 구체적으로 부채 문제가 큰 원인이 되고 있는 현실을 보았습니다. "빚 때문에 죽지 마세요"라는 외침과 함께 부실채권 소각 운동, 채무자 교육 운동을 진행했습니다. 가계 부채가 1400조를 넘으며 사회 전반의 부채 문제가 심각한 현실입니다. '청년 실신(청년 실업+신용 불량자)'이라는 신조어가 나왔듯이 청년들 부채 문제는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습니다.

모두가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고 체념하고 있을 때, 누군가는 변화를 꿈꾸고 작은 실천을 시작합니다. 작은 변화의 물꼬가 트이면 마음과 마음이 만나 새로운 바람과 물결을 만들지요. '대화의희열'에 출연한 아이유의 마음에서 새로운 희망을 보았습니다. 이 시대 청춘을 누구보다 응원하고 싶은 아이유의 마음을 보고 용기를 내어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먼저 제 마음에 아이유의 희망의 씨앗이 심겼습니다. 아이유의 응원에 공명이 일어나, 이 시대 청춘들이 서로를 응원하여 그 마음이 전해지고 또 전해져 서로를 살리고 회복하는 바람이 일어나면 어떨까요. 바로 '대화의 희열'에서 아이유가 꿈꾸고 구상해 본 청춘재단의 기본 콘셉트이지요. 아이유의 바로 이 구상은 지금 저희가 진행하고 있는 희년은행의 꿈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청춘들에게 희망을
희년은행

희년함께는 특별히 청년들 부채 문제에 주목하여 청년 부채 탕감 운동에 매진했습니다. 뜻있는 분들의 기부로 부채문제가 심각한 청년들에게 재무 상담을 제공하고 일부 부채를 탕감해 주는 프로젝트를 기획해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지속 가능한 청년들의 회복을 모색하다가 무이자 저축 운동을 통해 자본을 모으고 그 자본으로 고금리로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무이자로 전환해 주는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무이자 은행 '희년은행'의 시작입니다.

현재 희년은행은 무이자 대안 은행으로 417명이 무이자 저축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2016년 시작되어 현재까지 3억 3000여 만 원의 무이자 저축이 모였습니다. 고금리를 무이자로 전환 대출해 주는 데 2552만 9256원을 썼고, 7000만 원으로 공동 주거 지원 대출을 진행했습니다. 높은 주거비로 고통받는 청춘들을 지원하기 위해 모여 사는 청년 주거 공동체에 보증금의 일부를 지원 대출해 주고 있습니다.

희년은행 출범식. 사진 제공 희년함께

무이자 저축으로 꽃피는
청춘 응원

무엇보다 중요한 특징은 청춘들에게 지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받는 청춘들도 무이자 저축과 상환을 통해 다른 청춘에게 희망을 선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무이자 저축으로 누구나 이 시대의 청춘을 지원하고 격려할 수 있습니다. 그 작은 희망의 씨앗이 벌써 3억이 넘었습니다. 이제 작은 시작이지만, 우리가 힘을 합치면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줍니다.

올해는 아이유가 데뷔한 지 10주년을 맞은 해이기도 하지요. 누구보다 치열하고 성실하게 눈부신 활동을 이어 온 아이유에게 진심으로 응원과 축하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이돌 스타에서 진정한 아티스트로 시대의 청춘들과 공감하고 그들을 위로할 줄 아는 아이유의 존재는 이미 많은 청춘에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특별히 아이유에게 희년은행 무이자 저축에 동참해 주시길 권해 드립니다. 각자의 생존을 위해 달리다가 홀로 된 청춘들에게 서로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부채 탕감 운동으로 펼쳐지기를 꿈꾸어 봅니다. 청춘의 아이콘 아이유의 작은 실천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길, 많은 청춘의 응원과 위로로 번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희년함께 김덕영 사무처장 드림

외부 기고는 <뉴스앤조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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