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총신대학교 학생·직원·교수로 구성된 내부대책위원회가 김영우 총장 체제에서 주요 직책을 맡은 교수 22명을 비판하며 "공개 사과문을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내부대책위는 "이들 대부분은 김영우 씨의 부역자 노릇을 했다"며 불법 학사 내규 개정, 불법 학생 징계, 용역 동원 같은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내부대책위는 이들에 대해 "자신들의 입지만을 생각하여 김영우 씨에 대한 의로운 목소리를 내지 않고 보직을 계속 수행함으로써 김영우 씨를 끝까지 도왔다"고 했다. 이제 학교가 화합의 길로 들어서는 상황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공동체 앞에 회개하며 진정한 반성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공개 사과문'을 작성하라고 요구했다. 2018년 4월 9일 교육부의 실태 조사 결과 발표 이후부터 현재까지 보직교수로서 받은 수당을 반환하고, 차기 총장 선출 전까지 학내·외적으로 자숙하겠다는 내용을 넣어, 30일 이내에 학교 대자보와 교단지 <기독신문>에 게재하라는 것이다.

내부대책위는 이 같은 요구가 '정죄·되갚음'은 아니라고 했다. 이들은 "하나님과 세상 앞에서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수치를 안긴 일에 조력한 이들에게 신앙적인 원리에 따라 요구하는 최소한의 사항"이라고 했다.

성명 전문.

김영우 전 총장에게 부역한 교수들에 대한 우리의 요구

1. 배경 설명

지난 2018년 10월 13일(토), 임시이사회는 김영우 씨를 총장직에서 직위 해제하였고, 그에게 부역한 보직교수들 역시 보직 해임하기로 결의하였다. 이로써 총신대학교의 본격적인 정상화 과정이 시작되었다. 김영우 씨가 재단이사장직무대행을 시작한 2008년부터 지금까지 10여 년간의 역사를 되짚어 볼 때, 그가 총신대학교를 비정상적이고 불법적인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학교 내부에 그를 물심양면으로 도왔던 소위 부역 교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매우 수치스럽게도, 그들은 학교의 중요 보직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행정을 오직 김영우 씨의 뜻에 맞춰 진행시켜 왔다. 더욱이 재단이사회가 학교 정관을 개정하여 교단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학교를 사유화하는 과정 속에서도 그들 대부분은 김영우 씨의 부역자 노릇을 하였다. 그러한 참담한 부역의 결과는 교육부의 시정 통보 사항에 잘 드러나 있는데(학사·입시 분야 5건, 인사·복무 분야 3건, 회계 관련 8건), 그중 대표적인 것들은 불법 용역 동원, 신대원위원회를 통한 불법 학사 내규 개정, 불법 학생 징계, 불법 교원 임용 등이다.

부역 교수들은 학내 사태가 발발하여 학내 구성원들이 참을 수 없을 만큼 아파하고 있을 때, 자신들의 입지만을 생각하며 김영우 씨에 대한 의로운 목소리를 내지 않았고, 심지어 보직을 계속 수행함으로써 김영우 씨 편에 서서 그를 끝까지 도왔다. 몇 주 전 재단이사들이 교육부 처분을 무효화하고자 제기했던 가처분 소송이 기각되자, 학부 보직자들이 집단적으로 사퇴 의사를 표명했으나 실제로 사퇴하지는 않았으며, 일부 보직교수들은 지난 10월 13일 보직 해임이 결정되기까지 보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수 주 전에는 학부 신학과 부역 교수 2인이 이제는 학교가 정상화되었으니 화합하자며 신학과 교수 MT를 가자고 그들끼리 결정하여 교수들에게 통보했다가 교수들의 동참이 미미하여 수포로 돌아간 일도 있었으며, 최근에는 부역 교수 중 한 명인 신대원 모 교수가 총장직무대행을 맡아 학교를 장악하려다 내부 공동체의 반발로 사실상 무산되는 일까지 있었다.

2. 회복적 정의 실현의 필요성

이제 학교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는 시점에, 우리는 이러한 수치스러운 과거 역사를 바로잡고자 한다.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그들의 허물을 덮고 용서하기 전에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 회복적 정의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왜냐하면,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사랑과 정의를 동시에 행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공동체는 그분의 십자가 은총으로 죄를 용서받았기에 더 이상 죄를 용납하지 않으며, 오히려 죄와 싸우며 공동체를 정결하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우리가 믿는 개혁주의는 교회의 정결을 위해 죄에 대한 치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그러므로 부역 교수들은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인정하고 공동체 앞에 회개하며 진정한 반성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러한 과정 없이 그들이 총신 공동체로 유야무야 다시 들어서려 한다면, 이는 공동체의 회복이 아닌 공동체의 타락과 혼란을 야기하게 될 것이다. 그들의 진정한 회개의 목소리가 들리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게 될 때에야 우리는 그들을 다시금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동안 학생들에 의해 부역 교수로 지칭된 고OO, 고OO, 권OO, 김OO, 김OO, 김OO, 문OO, 문OO, 박OO, 서OO, 신OO, 심OO, 안OO, 안OO, 윤OO, 이OO, 정OO, 조OO, 주OO, 한OO, 함OO, 황OO 등 22인이 신앙적인 모습으로 공동체 앞에서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이행할 것을 요구한다.

3. 요구 사항

1) 공개 사과문 발표

부역 교수들은 학교가 사유화되는 과정 속에서도 대부분 김영우 씨에게 부역함으로써 총신대학교 구성원뿐만 아니라 합동 교단과 성도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따라서 자신들의 과오를 깊이 반성하고 회개한 후, 아래 2), 3) 항에 대한 약속을 담아 공개 사과문을 30일 이내에 학내 대자보와 <기독신문>을 통해 실명으로 발표할 것을 요구한다.

2) 보직 수당 반환

2018년 4월 9일 교육부의 시정 사항 통보가 있게 된 시점 이후로 보직 교수들이 학내에서 감당한 직무는 현실적으로 미미하며 또한 신앙 윤리적으로 옳지 못하기에 그 시점 이후의 보직 수당은 학교로 반환할 것을 요구한다.

3) 자숙 기간 약속

김영우 씨에게 부역한 것에 대한 자성의 표시로 최소한 차기 총장 임기까지 학내외적으로 자숙할 것을 요구한다.

위 사항들은 교단 총회와 노회의 치리와 법적인 징계 절차와는 별개로 부역 교수들을 그리스도 안의 형제와 자매로 여겨 총신 공동체 구성원으로 다시 받아들이기 위해 애끓는 심정으로 요구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사랑하는 이 총신대학교의 주인이신 하나님 앞에서와 심지어 세상 앞에서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수치를 안긴 일에 조력한 이들에 대하여, 우리가 이 시점에서 신앙적인 원리에 따라 요구하는 최소한의 사항들이다. 이러한 요구 사항들은 상처와 분노로 인한 정죄와 되갚음이 아니라 거룩함과 긍휼을 통해 학교가 회복되기를 소원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히는 바이다.

2018년 10월 23일
총신대학교 내부대책위원회 일동

총신대학교 총학생회, 총신대학교 운영위원회, 신학대학원·신학원 비상대책위원회, 신학대학원 자율기관장 협의회, 일반대학원 원우회, 사회복지대학원 원우회, 선교대학원 원우회, 상담대학원 원우회, 교회음악대학원 원우회, 교육대학원 원우회, 목회신학전문대학원 원우회, 교수협의회, 교직원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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