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성폭력 혐의를 받고 있는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 전준구 목사가 서울남연회 감독에 당선된 이후, 교단 내부에서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월 23일 감리회 총회실행부위원회(총실위)에서도 일부 위원이 전 목사에게 감독직을 인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감리회 여선교회전국회장 백삼현 장로는 이날 총실위에서 "전 감독회장이 복귀한 이날 실행위에 호소할 게 있다"며, 성폭력 혐의를 받고 있는 전준구 목사가 아무 제약 없이 서울남연회 감독에 인준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백 장로는 전준구 목사가 성폭력을 부인했지만 간음 사실은 인정했다며 "그런 인물이 서울남연회 수장이 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여기서 우리가 침묵한다면 하나님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몇몇 사람이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냐며 말리고 있지만, 전국 모든 여선교회가 이 일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삼현 장로(서 있는 사람)가 총회실행부위원회에서 호소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피해자를 직접 만난 사실도 언급했다. 그는 "그분(피해자)이 말하길, 감리회에 하나님이 안 계신다고 했다. 원하는 걸 묻자, (전 목사가) 목사직에서 내려오는 것을 원한다고 하더라. 한 여선교회 인사는 사건을 은폐하는 조건으로 돈을 받았다면서 눈물로 양심선언을 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전국회장으로 있는 한 이번 일을 가만히 지켜보지 않겠다고 했다. 

백 장로는 전명구 감독회장이 직무에 복귀하는 지금이 감리회가 개과천선하고 환골탈태할 기회라고 했다. 그는 "저렇게 파렴치한 분이 감독이 된다면 많은 목사가 교단을 우습게 여길 것이다. 더 이상 교단이 추락할 수 없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교단이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명구 감독회장은 백 장로에게 "마음 아프고 통탄할 일이다. 여기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법적 절차를 지켜보자고 답했다. 이에 백 장로는 "감독회장이 피해자를 만나 직접 들어 보라. 여선교회는 호락호락 있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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