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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록을 하나님으로 믿은 사람들①] "그는 신이었다"
만민중앙교회 피해자·탈퇴자·교인이 말하는 이재록
  •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승인 2018.10.22 07:51

만민중앙교회를 세운 이재록 목사가 여성 교인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미투'로 시작된 이번 사건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지만, 정작 만민중앙교회는 조용합니다. 한 피해자는 "만민중앙교회는 마치 북한과 같은 집단이다"고 말했습니다. 여전히 가해자 이 목사를 하나님·성령으로 떠받들면서 피해자들을 매도하고 있습니다. <뉴스앤조이>는 지난 한 달간 이번 사건 피해자들과 탈퇴자, 아직 교회를 다니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에게서 이재록 목사는 누구인지, 만민중앙교회는 어떤 곳인지 들어 봤습니다. - 기자 주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의 엽기적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뒤, 인터넷에는 주로 이 목사를 비난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사회적 공분이 일고 피해자를 위로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말도 안 되는 지시에 따랐던 피해자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종종 있었다.

이단 전문가는 이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만민중앙교회와 이재록 목사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했다. 최삼경 목사(빛과소금교회)는 "이재록은 전형적인 이단이다. 그는 물 위를 걷는 것만 빼고 모든 걸 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일반인은 잘 모르지만, 이재록은 교회 안에서 신이다. 그의 말이 곧 법이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가 직접 만난 이재록 목사 피해자들도 "이재록은 하나님이자 성령이었다", "우리는 그가 하나님인 줄 알았다"고 고백했다. <뉴스앤조이>는 10월 7일 서울 서대문 기독교반성폭력센터(김애희 센터장) 사무실에서 피해자 4명을 함께 만났다. 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만민중앙교회에서 신앙생활해 왔다. 이 목사에게 피해를 입은 뒤 교회를 떠났다.

"이재록 목사는 성도들에게 신적인 존재였다. 마음속으로 하나님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이재록이 떠올랐다. 악수하기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고, 큰 예물(돈)을 준비해 찾아가야만 만날 수 있었다. 처음 이재록을 만난 날 너무 영광스러워 무릎을 꿇고 만났다. 그 정도로 그는 사람 같은 존재가 아니었다." (피해자 A)

"만민 안에서 정답은 이재록이다. 아무리 의문이 들어도 이재록이라는 답을 맞춰 놓고 간다. 절대적 진리는 성령 하나님인데, 이재록이 곧 하나님 성령이니까 무조건 답은 이재록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순종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있었는데, 어느 날 기도처로 불러 '옷을 벗으라'고 하더라. 만민 외 사람은 100%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피해자 B)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재록은 '하나님의 사람', '하나님의 아들', '성령'이라고 표현하니까. 본인을 통해 죄 사함을 받게 해 준다고 하니까, 신적 존재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피해자 C)

"이재록은 모든 논리를 초월하는 존재다. 평소 이재록은 순결과 거룩을 강조해 왔다. 우리를 상대로 강제로 관계를 맺었지만, 일반 남자가 아니고 이재록이라서 괜찮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당시 내가 수치스러워 옷을 못 벗으니까 이재록이 '아기가 발가벗고 태어나는 건 수치스러운 게 아니다. 수치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건 너에게 죄가 있는 것'이라며 설득했다. 그 말을 믿을 정도로 세뇌돼 있었다." (피해자 D)

이재록 목사가 만민중앙교회 안에서 '신'으로 통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보자들은 이번 성폭력 사건이 신격화에서 비롯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사람을 신으로 떠받들어 온 피해자들은 격앙돼 있었다. 이들은 인터뷰 중간중간 "만민 사람이 아니면 이해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릴 적부터 신앙생활을 해 오면서 자연스럽게 이재록을 목사가 아닌 하나님·성령으로 이해했다. 특히 사람이 할 수 없는 '기적'을 이 목사가 행하는 걸 보고 더더욱 신으로 확신했다.

A는 "교회에 등록한 뒤 아버지 병이 치료되는 걸 봤다. '이 사람은 신이구나. 사람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 이런 경험을 하다 보니 신으로 믿게 됐다"고 말했다. B는 "교회에서 이재록의 권능을 찬양하는 간증을 매주 한다. 이런 문화도 이재록을 신격화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만민중앙교회를 떠나고 나서야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있었다. D는 "만민에서는 병에 걸리는 걸 믿음의 문제로 생각한다. 폐결핵에 걸린 교회 친구가 있었는데, 제때 치료를 받지 않아 결국 숨졌다"고 말했다.

고인과 가까웠던 만민중앙교회 탈퇴자 E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만민에서는 모든 질병의 원인은 죄에 있다고 가르친다. 그러면서 회개하라고 한다. 만약 (친구가) 제때 치료받았다면 살았을 텐데 너무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재록 목사, 하나님과 동급
만민 실체 아는 사람은 피해자 이해
나 같아도 지시 따랐을 것"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만민중앙교회를 거쳐 간 이들도 이재록을 하나님으로 믿었다고 말했다. 25년 넘게 만민중앙교회에 다닌 F는 10월 5일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만민에서 이재록 목사는 하나님이다. 사람의 형상을 입고 와 있다고 믿는다. 하나님 좌편에 본인의 자리가 있다고 말한 적도 있다"고 했다.

F는 피해자들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과 동급이라고 믿으니까, 이재록 목사와 관계를 가지는 게 죄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내가 그 상황이었어도 당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만민중앙교회에 다니고 있는 G도 이재록 목사의 신격화를 부인하지 않았다. G는 10월 10일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록 목사는 그냥 신이다. 대놓고 '하나님'이라고 부르지는 않지만, 교회 안에서는 '어떤 분인지 알지?' 하는 분위기가 있다. 이재록 목사는 믿음의 선진들보다 높고 선지자보다 더 높다. 본인이 '또 다른 주'라고 말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만민중앙교회에서 신앙생활해 온 G는 이재록 목사 성폭행 의혹 보도가 나왔을 때 믿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성령 하나님이기에, 거룩하고 깨끗한 분이라고 믿어서 보도가 틀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피해자가 계속 나오고, 그럴 때마다 교회 측 입장이 바뀌는 걸 보고 (보도가) 진실이라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G는 자신이 믿어 온 게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며 조만간 만민중앙교회 생활을 정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교회 측 "신격화 사실 아냐,
오히려 이재록 목사가 피해자"

이재록 목사가 한 가정과 찍은 사진. 교인들은 이재록 목사를 신으로 떠받들었다. 그러나 교회 측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뉴스앤조이>는 만민중앙교회 측 입장을 듣기 공식 인터뷰를 요청했다. 교회 측은 10월 20일 서면을 통해 입장을 밝혀 왔다. 이재록 목사의 신격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피해자와 탈퇴자, 아직 교회에 남아 있는 사람들 말을 전부 부인했다.

교회 측은 "(신격화는) 사실이 아니다. 하나님은 눈에 보이지 않으시는 전지전능하시며, 창조주이신 하나님이다. 성령은 주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영접한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선물(행 2:38)로서,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에게 내주하시는 '하나님의 영'이다. 그 성령을 지칭하거나 설명하는 과정 일부분을 짜깁기하는 경우 오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전체적인 맥락을 살펴야 한다"고 했다.

이재록 목사가 성폭행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교회 측은 "성폭행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재판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고 있다. 이재록 목사님의 무고함이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법원에서 유죄판결이 나올 경우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 등 후속 조치를 밟을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교회 측은 "당회장 이재록 목사가 오히려 피해자다. 사과를 오히려 받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이재록 목사님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며, 곧 판결이 나온다. 지금 시점에 관련하여 기사를 내보내는 것은 지극히 불순하고 의도적인 여론 몰이가 될 수 있다. 절제해 주시고, 사실과 다른 내용이 보도된다면 법적인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재록 목사의 성폭력 문제는 뒤늦게 수면 위로 드러났지만, 신격화 문제는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MBC PD수첩은 1999년 이재록 목사의 신격화와 반강제적 복음 행위 등을 취재해 방송한 바 있다. 당시 만민중앙교회는 교인들에게 TV를 시청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번 성폭력 의혹 보도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대응했다. 다음 기사에서는 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만민중앙교회가 교인들을 어떻게 통제해 왔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이재록 목사의 신격화 흔적은 교회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이 목사의 기도 덕분에 태풍이 물러갔다는 내용이 담긴 플래카드를 들 수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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