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생 이수연 씨(가명)는 올해 8월 죽음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강 아무개 목사는 노회에서 면직됐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강 아무개 목사가 면직됐다. 강 목사는 2014년경 자신이 가르치던 고등학생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학생 이수연 씨(가명)는 올해 8월 "강OO은 저를 셀 수 없을 만큼 성폭(행)해 왔습니다"라는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강 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성폭행을 부인했다. 당시 미성년자였던 이 씨와 성적인 접촉이 있었던 건 맞지만, 강제로 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씨와 수개월간 연인 사이였다고 했다. 다만 그는 "이번 일도 있으니 사임하겠다. 앞으로 목회하지 않겠다. 노회에 면직 청원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강 목사가 몸담고 있던 대한예수교장로회 A교단 B노회는 10월 16일 정기회에서 강 목사 면직을 논의했다. 앞서 강 목사는 노회 임원회에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노회와 교회 이름을 더럽힌 데 책임을 지고 자의 사직하려 한다. 면직도 받아들이겠다"고 청원했다.

"어떻게 처리하면 좋겠느냐"는 노회장 변 아무개 목사 말에 몇 초간 적막이 흘렀다. 한 노회원이 "당연히 면직 대상이다. 본인도 면직을 원하니 처리해야 한다"고 동의했다. 이어 재청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노회는 만장일치로 강 목사를 면직 처리했다. 강 목사 스스로 면직을 요청한 데다가, 성폭행 유무를 떠나 목사가 미성년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 자체가 문제라고 봤다.

안건이 통과된 직후 변 목사는 "노회 규칙과 결의에 따라 2018년 10월 16일 오후 12시 32분부로 강OO 목사를 면직 처리함을 공포한다"고 말했다. 이어 변 목사는 "노회에서 절대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랐다. 노회와 교회 이름이 실추됐다. 한 목회자를 면직 처리하는 게 이렇게 가슴 아픈 일인 줄 몰랐다. 우리 모두 하나님 앞에서 각성하기를 바란다. 피해자와 OO교회에 주님의 위로가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면직에 앞서 한 가지 논란이 된 부분도 있었다. 강 목사는 2015년 B노회로 적을 옮겼는데, 옮기기 전 OO교회에서 시무한 이력이 이명서에 빠져 있었다. 강 목사는 이 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을 OO교회 담임목사에게 실토하고, 3년간 목회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강 목사는 약속을 어기고 1년 만에 목회를 재개했고, 이 사실은 아는 사람은 없었다. B노회 서기를 지낸 한 목사는 "이 사람은 불투명했다. (과거에 대해) 아무 이야기도 없었다. 전 교회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는 걸 우리도 뒤늦게 알았다"고 말했다.

피해자 아버지 이명근 씨(가명)는 강 목사가 면직됐다는 소식에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강 목사가) 몇 달만이라도 반성했으면 한다. 두 번 다시 목회하지 않았으면 한다. 나아가 교회 안에서 이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