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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전파'했다고 체포? '공공질서 위반'이 맞다
'한겨레가짜뉴스피해자모임' 동성애 관련 해명 분석⑤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8.10.12 20:08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국교회 반동성애 진영에서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안 된다며 영국의 예를 드는 경우가 많다. 차별금지법이 통과된 영국에서는, 목사가 동성애를 죄라고 설교하면 잡혀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차별금지법으로 영국에서 더 이상 복음을 전할 수 없게 됐다고 말한다.

실제로 영국에서 거리 전도자들이 체포된 사례가 더러 있다. 이들을 변호해 온 안드레아 윌리암스(Andrea Williams) 변호사는 한국교회 반동성애 행사의 단골 인사다. 그는 영국의 모든 공적 영역에서 기독교 가치를 외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크리스천컨선'(Christian Concern)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크리스천컨선은 동성애·낙태를 반대하고 반이슬람 운동에 앞장서는 극우 성향의 법률 지원 단체다.

'한겨레가짜뉴스피해자모임'(한가모)의 동성애 관련 해명에서도 영국 사례가 빠지지 않았다. 이들은 10월 3일 올린 해명 글에서 '영국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체포'라는 내용 출처로 영상 링크를 올렸다. 

5. 영국 복음 전파 체포

영국 잉글랜드 컴브리아주 워킹턴에서 목사가 길에서 설교하던 중, 동성애자의 질문에 동성애는 죄악이라고 대답하여 체포 구금되었다.

참고 내용 : CGNTV의 World Report
http://youtu.be/m2lShOwdLis

유튜브 링크로 올라온 영상은 데일 맥알파인이라는 사람이 2010년 동성애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체포당해 구금됐다는 내용이다. 맥알파인은 "성경에서 '동성애는 죄'라고 한 부분을 죽 읽었을 뿐이다. 이후 설교할 때는 동성애를 비난하는 이야기를 한 적 없다. 절대 동성애를 언급한 적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음을 전하다가 감옥에 들어가니 충격받았다"고 심경을 전했다. 

당시 사건을 언급한 다른 영국 일간지들도 살펴보자. <더텔래그래프>는 "침례교인이라 소개한 기독교 설교자가 동성애가 죄라고 말해 체포됐다"고 2010년 5월 2일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맥알파인은 길거리에서 신성모독, 술 취함, 동성 간 성행위 등 성경에서 언급하고 있는 죄를 공개적으로 읽어 내려갔고, 근처에 있던 치안보조관이 이를 듣고 문제를 제기하자, 자신은 동성애(homosexuality)를 언급한 적 없다고 항변했다. 

토니 미아노(오른쪽 모자 쓴 사람)는 공공장소에서 앰프를 켜고 마이크로 "동성애는 죄"라고 말했다. 그는 행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도착해서야 발언을 멈췄다. 토니 미아노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치안보조관은 맥알파인이 '공공질서에 관한 법률' 5조(사람들에게 분노·스트레스·경고·모욕을 줄 수 있는 공격적 발언을 하면 안 된다) 위반 혐의를 적용해 그를 경찰서에 데려갔고, 경찰은 그를 7시간 동안 구금했다. 이후 기소위원회는 맥알파인이 설교 중 동성애를 언급했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그를 정식재판에 회부하지 않았다. 

영국에서 공공질서법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개적인 장소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법이다. 맥알파인은 공공질서법을 위반해 체포된 것이다. 맥알파인 외에도 길에서 "동성애는 죄"라고 말하다가 공공질서법 위반으로 체포된 기독교인은 더 있다. 

한국교회 반동성애 진영에서 자주 인용하는 토니 미아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미아노는 수많은 시민이 모인 윔블던 테니스 대회 장소에서 "동성애는 가증한 행동"이라 외쳤다가, 동성애자를 자녀로 둔 사람과 시비가 붙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미아노를 공공질서법 5조 위반으로 체포했다. 

영국은 동성 커플의 법적 파트너십을 보장해 주다가 2014년 3월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사회적으로 동성애를 받아들이는 기준이 존재하는데, 공공장소에서 "동성애는 가증한 죄"라고 말하면 어떻게 될까. 행인 중 일부가 메신저에게 문제를 제기하게 되고, 실랑이가 커지면 경찰이 출동한다. 경찰의 경고에도 이런 말을 계속할 때, 상황을 종료하기 위해 메신저를 체포하는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을 모두 무시하고 "동성애를 죄라고 했더니 잡혀갔다"고 이야기하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 된다. 게다가 반동성애 진영에서 주장해 온 것처럼 '교회에서' 동성애를 비판하는 설교를 했다고 체포된 경우는 없다. 

"영국에서는 복음 전파하면 체포된다"는 말은 잘못된 이야기다. 공공장소에서 "동성애는 죄"라고 외치는 것이 과연 '복음 전파'라고 할 수 있을까. 다문화·다종교 사회에서 그리스도인들은 타인을 존중하고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러나 이런 반동성애 진영의 허위 정보 유포가 한국 크리스천들의 수준을 떨어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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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 장종근 2018-10-14 18:05:03

    영국등 유럽에 박물관 같은 성당 건물들은
    많지만 교인 있던가요.

    해방후 냉전시대 극우이념의 도구로 이용하기 위해 미국의 원조로 성장한 한국개신교는
    아무리 보아도 사랑의 예수와 상관없는
    종교기업들에게
    돈벌이 외에 인권을 기대하긴 어렵겠죠.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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