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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 '반동성애 광풍'에 질문 던진 장신대 학생들
'동성애 문제 교육 지침' 간담회…"동성애자 차별 없이 받아들일 준비 돼 있나"
  • 장명성 기자 (dpxadonai@newsnjoy.or.kr)
  • 승인 2018.10.10 19:45

[뉴스앤조이-장명성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림형석 총회장)은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반동성애' 기조로 기울고 있다. 작년 9월 총회에서 동성애자와 동성애 옹호 및 지지자를 신학교에 입학할 수 없도록 결의했다. 올해 총회에서는 목사 고시를 치를 수 없게 하고 신학대학원 입학을 막기로 했다.

이 같은 반동성애 광풍은 예장통합 소속 신학교 장로회신학대학교(임성빈 총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교단 목사·장로들은 장신대를 계속해서 압박했다. 임성빈 총장은 "총회 결의를 따르고 있다",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학교는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에 무지개 깃발을 들고 사진을 찍은 학생들을 징계했다. 교수들은 총회의 요청으로 '동성애 문제에 대한 교육 지침'까지 만들었다. 장신대는 이 교육 지침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교육하겠다고 공언했다.

동성애에 대해 조금만 유보적 입장을 취해도 마녀사냥당할 것 같은 교단과 신학교 분위기에서, 장신대 학생들이 나섰다. 장신대 총학생회는 동성애 문제를 보다 신중히 접근하고, 교육 지침이 제시하는 과제를 교내 구성원들이 함께 해결해 나가자는 취지로 간담회를 열었다. 10월 10일, 장신대 소양관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학생 170여 명이 자리를 가득 채웠다. 자리가 없어 2시간 동안 뒤에 서서 논의를 지켜본 학생들도 있었다.

동성애 문제에 대한 교육 지침 간담회에는 학생 170여 명이 자리를 가득 채웠다. 뉴스앤조이 장명성

교육 지침 만든 교수들 
"반동성애·친동성애 아우르기 위한 입장,
성경 명령 자체 부정하면 설 자리 없어"

간담회는 교수 패널이 발언하고, 이후 학생들이 지침에 대해 논평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배정훈(구약학)·박보경(선교신학) 교수는 '동성애 문제에 대한 교육 지침' 작성에 참여한 당사자들이다. 이들은 교육 지침의 작성 과정과 전반적인 입장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박보경 교수는 현재 교육 지침이 완성형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1년간의 모임을 통해 만든 지침이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있다. 동성애를 이해하는 틀을 마련하고, 교육에 활용하도록 하는 역할로 작성해 달라는 총회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내부 문서이기에, 문구와 내용의 정교함이 떨어질 수 있다. 2기 위원회가 폭넓게 구성돼 면밀한 수정·보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 지침은 교단 입장을 참고해 만들었다고 했다. 박 교수는 "성경적 입장을 따라 동성애 행위를 지지하지는 않지만, 동성애자를 혐오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균형적 접근을 유지하려는 총회 입장이 있었다. 보수·진보 모두 불만을 느낄 수 있는 입장이라는 문제도 있었고, 전문성 부족, 시간적 한계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최선을 다해 완성한 지침이다"고 말했다.

배정훈 교수는 교육 지침이 '반동성애'와 '친동성애'를 아우르려는 입장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성애는 죄지만 동성애자를 회개와 변화의 대상으로 본다. 인권이 무시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하지만 성경의 명령 자체를 부정하고 상대화하면 설 자리가 없다. 성경 안에서 지켜야 할 원리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동성애는 죄'라는 입장을 포기할 수 없다고도 했다. 배 교수는 "기독교는 이성애에 근거한 가정을 하나님의 원리로 보고 있다. '동성애 행위'는 개인이 선택하는 것이고, 그 행위에 대한 정죄가 성경에 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 흑인·여성과 같은 약자와의 연대를 인정하고 인권을 보호하지만, 동성애가 죄라는 입장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전제 아래서 (동성애자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보경 교수는 '동성애 문제에 대한 교육 지침'을 만들게 된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뉴스앤조이 장명성

학생 패널들 한목소리로 
"동성애와 옹호·지지에 대한 기준 부재
'죄는 미워하되 죄인은 사랑한다' 공허해
'변화' 요구하는 것 자체가 혐오일 수도"

학생 패널은 신학과 4학년 배인병 씨와 기독교교육과 3학년 김수영 씨가 맡았다. 배인병 씨는 지금의 장신대 분위기에서, 동성애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교육 지침에 대한) 논평을 작성하며 수십 번을 스스로 검열하고 또 검열했다. 혹시 어떤 표현들로 인해 오해가 발생하여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을지, 학교와 교단의 입장에 질문을 제기했다가 소위 옹호자로 낙인찍히지는 않을지 하는 두려움이 있었고, 여전히 마음 한편에는 이러한 두려움이 크다."

배 씨는 "학업 현장에서 생길 수 있는 자연스러운 질문과 논의만으로 목회자의 자질이 일방적으로 판단되거나 징계 사유가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배인병 씨는 교육 지침 속 '동성애'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배 씨는 "성경이 금하는 동성애가 성행위만 의미하는지, 동성 간의 성적 지향도 포괄하는지 명확한 기준이 없다. 만일 성행위만을 문제 삼는다면, 동성에 대한 지향을 가진 채로 하나님 앞에 바로 서고자 하는 목회자와 신학생의 자격은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동성애 옹호 및 지지를 금지한다'는 교단과 학교의 방침에도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옹호 또는 지지가 동성애를 하라고 부추기는 것인지, 죄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인지, 신학적 판단을 뒤로하고 그들과 연대하거나 환대와 포용으로 대하며 혐오와 배제의 방패막이가 되어 주는 것도 문제가 되는지 모호하다"며 불명확한 표현을 제대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동성애자를 받아들일 실질적 방안에 대한 고민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다. 배인병 씨는 "실천적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지나치게 요원하다. 부끄럽게도 교회는 동성애자들을 향한 폭력의 주체였다. 책임 있는 자세로 과거의 과오를 반성하고, 종교적 열심으로 인한 차별과 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동성애자들을 아무런 차별 없이 교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가. 죄는 미워하지만 죄인은 사랑한다. 동성애는 미워하지만 동성애자는 사랑한다. 자주 들리는 이 말에서 사랑이 때로는 공허하게 다가온다."

학생 패널들은 한목소리로 "동성애자에 대한 실질적 고민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장명성

김수영 씨는 교회가 동성애자들의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씨는 지금의 한국교회가 동성애자들에게 안전한 장소가 아니라고 말했다.

"모든 자를 위한 열린 공간을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초대해야 하는 교회의 책임에 동성애자들은 고려되지 않는다. 교회가 동성애자들에게 안전한 장소가 아니라는 것은 곧 그들이 '동성애자'라는 정체성을 갖고 자유롭게 있을 수 없다는 의미다. 다시 말하면 교회 안에서 동성애자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숨길 수밖에 없고, 이를 스스로 은폐하게 만드는 구조에 대한 책임은 절대적으로 공동체에 있다."

목회적 차원에서 동성애자들이 처한 사회적·개인적 특징을 이해하는 일이 먼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씨는 "목회에는 특수성이 요청된다. 한 인간이 처한 현실과 사회적·개인적 맥락을 고려하여 개인에 맞는 목회를 해야 한다. 동성애자들을 위한 목회도 역시 그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고, 그들을 타자화하는 태도를 탈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영 씨는 교육 지침이 '혐오 금지'를 이야기하지만, 동성애자들의 '변화'를 추구하는 점이 모순된다고 했다. 그는 "소수자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도 혐오이기에, 변화가 목적이라는 목회 지침은 그 자체로 혐오 표현이다. '변화'라고 완곡하게 표현하지만, 이는 동성애 정체성이 없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태도 자체가 배제이고 혐오"라며 정체성에 대한 이해 없이 변화를 고집하는 태도는 그 자체로 고통을 주는 행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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