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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사회' 평택대…교수들, 임시이사 파송 요구
조기흥 전 총장 구속으로 의사정족수 미달…실질적으로 이사장과 김삼환 목사만 남아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8.10.10 18:09

평택대 교수회가 10월 10일부터 교육부의 임시이사 파송을 촉구하는 천막 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평택대학교 교수들이 교육부에 임시이사 파송을 요청하며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평택대 교수들은 10월 10일 학교 중앙도서관 앞에 천막을 설치한 후 기자회견을 열고, 조기흥 전 명예총장 구속으로 이사회가 식물화해 버렸다며, 교육부가 학사 비리와 전횡을 바로잡기 위해 임시이사를 파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택대 이사회는 현재 정원 11명 중 6명만 남은 상태다. 6명으로도 의사정족수는 되지만, 이 중 1명인 조기흥 전 총장이 지난 8월 구속되면서 이사회 개최가 불가능해졌다. 나머지 이사 5명은 언제 채워질지 불투명하다.

5명 중 3명은 '개방이사'로 뽑아야 하는데, 이사회가 선정한 개방이사 3인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건 상태다. 평택대 교수들이 이사회가 교수·학생들의 추천권을 배제한 채 개방이사를 선정했다며 '무효'라고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올해 2월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현재 이 사건은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나머지 두 자리는 평택대 이사회가 2018년 2월 증원한 것이다. 이사회는 신규 이사 2명을 선정하고 교육부에 승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개방이사부터 먼저 선정하라"며 지금껏 이 둘에 대한 승인을 보류하고 있다. 개방이사 선임이 완료되지 않는 한 이들도 취임할 수 없다.

교육부는 올해 5월, 조기흥 전 명예총장 재임 시절 회계 부정과 비리 등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조 총장 일가의 비리 때문에, 정부 재정 지원이 중단되고 정원도 감축해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평택대 교수들은 현재 상황이 교육부가 사립학교법에 따라 임시이사를 파송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결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사립학교법 25조에 따르면, 교육부는 학교법인이 이사의 결원 보충을 하지 않아 정상적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될 때 임시이사를 파송할 수 있다.

교수들은 실질적으로 남아 있는 이사가 6명이 아니라 2명뿐이라고 했다. 조기흥 전 총장과 김 아무개 교수는 교육부가 실태 조사 결과 발표 당시 해임을 요구했고, 최근 청문 절차를 거치는 등 해임 수순에 들어가 있다고 했다. 다른 2명도 사임 의사를 표명해, 실질적으로는 유종만 이사장과 김삼환 목사 2명만 남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평택대 교수회는 이런 상황인데도 교육부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교수회장 신은주 교수는 "교수들이 학업과 연구를 뒤로하고 이 자리에 나선 것은, 조기흥 전 총장이 법정 구속으로 감옥에 가 있어도 바뀐 게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평택대 문제를 알린 지 1년이 지났다. 교육부는 5월 초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도 지금까지 비리 연루자에 대한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있어 학사 행정이 마비 상태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천막 농성이라도 해야 세간에서 관심을 두기 때문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교수회는 유은혜 신임 교육부장관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를 할 때 평택대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여 왔다고 했다. 당시 조기흥 전 명예총장은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출석하지 않았고, 신은주 교수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학교 문제를 알린 바 있다. 교수회는 국정감사에서 당시 김상곤 장관이 평택대를 "대표적인 족벌 경영 사례"로 언급하며 엄정 조치하겠다고 발언한 만큼, 유 장관이 이를 이행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이들은 조 전 총장에게서 비롯된 학내 비리를 빨리 척결하지 못해 그 고통과 책임은 교수와 학생 등 구성원들이 떠안고 있다고 했다. 8월 말 교육부가 발표한 2018 대학 기본 역량 진단 평가에서, 평택대학교는 한 단계 강등됐다. 평택대는 원래 '자율 개선 대학'에 해당돼 별도 제재를 받지 않아도 됐지만, 교육부 실태 조사 결과에서 드러난 문제점 때문에 '역량 강화 대학'으로 내려갔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정부 지원 재정 일부가 감축되고 학생 정원도 10% 줄여야 한다.

교수들의 임시이사 선임 요청에 유종만 이사장은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선임 요청한 이사를 빨리 승인해 주든지, 임시이사를 보내든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도 답답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최근 학교 분위기에 대해 "조기흥 전 총장 일가에 비리가 있다든지 부정을 저질렀다든지 법적 문제가 있다면 이사장으로서 인사 조치를 하겠지만, 단순히 가족이라고 해서 불이익을 주는 것은 맞지 않다는 생각이다. 교수들이 강단을 열심히 지켰으면 좋겠는데, 계속 소송을 제기하는 모습을 보면, 이들이 진정으로 학교 안정과 정상화를 원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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