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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이월금 비공개 이유 "왼손이 하는 일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
PD수첩 방송 금지 가처분 심리…"교회가 800억이나 쌓아 둘 이유 있나"
  • 장명성 기자 (dpxadonai@newsnjoy.or.kr)
  • 승인 2018.10.05 17:35

"성경에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고 써 있다. (명성교회는) 에티오피아 MCM병원, 경기도 여주 소망교도소, 캄보디아 선교 센터, 장학 재단 운영 등 수많은 구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 많은 돈을 왜 비축하느냐고 물어보셨는데, 이런 일들에 돈이 불시에 쓰일 수밖에 없다. 좋은 일들에 어마어마한 금액을 썼지만 외부에 나타낸 적은 한 번도 없다. 예산을 절약해 놓지 않았다면 이런 일들에 쓰지 못했을 것이다."

[뉴스앤조이-장명성 기자] 명성교회 김 아무개 장로는 법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장로는 심리가 마무리되기 직전 자리에서 일어나, 명성교회의 구제와 봉사 내역을 읊으며 '이월금'이 있어야 하는 이유와 사용 내역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MBC가 10월 9일 방영할 예정인 '명성교회 800억의 비밀' 방송 금지 가처분 심리가 10월 5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이날 재판에는 명성교회 측 변호인들과 MBC 측 변호인만 출석했다. 명성교회 장로 두 명과 MBC 박 아무개 PD가 재판을 참관했다.

명성교회 측 변호인들은 '비자금'이라는 용어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며, 이 돈은 불법적인 과정을 통해 조성된 것이 아니라 헌금이 이월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비자금이라는 단어 자체가 비밀스런 방법으로 조성된 돈이라는 느낌을 준다. 김삼환·김하나 목사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 우려된다"며 가처분 신청 이유를 밝혔다.

MBC 측 변호인은 "'비자금'이라는 용어는 '정상적으로 관리되지 않고 내역이 공개·감사되지 않는 돈을 통칭하는 말'이며, 명성교회가 '이월금'이라고 주장하는 돈들은 정상적으로 관리됐다고 보기 어렵다. 이에 대한 적합한 문제 제기일 뿐이다"고 반박했다.

판사는 명성교회 측 변호인들에게 "교회가 800억이나 쌓아 둘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다. 명성교회 측 변호인들은 "교회 건축 등 대규모 자금 소요에 대비하기 위한 자금이다. 김삼환 목사님이 평소 '절약'을 강조하셨다. 수십 년 동안 헌금의 10% 정도를 남겨 쌓이게 된 금액이다. 2014년 박OO 장로 자살 이후 사용 내역을 제출한 바 있다"고 답했다.

MBC 측 변호인은 이를 반박했다. 명성교회가 실제로 교회 건물을 새로 지을 때는 '건축 헌금' 명목의 헌금을 교인들에게 걷었다는 것이다. 그는 "정작 새 건물을 지을 때는 건축 헌금을 걷었다. 이렇다 보니 비자금의 조성 목적이 비용 충당보다는 적립 자체에 있다는 의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명성교회가 구제 활동을 강조하자, 판사는 "의미 있는 데 쓰는 게 종교 단체 본연의 의무 아니냐"고 물었다. 명성교회 측 변호인들은 "홍보를 안 해서 그렇지, 명성교회는 구제와 선교에 앞장서고 병원을 운영하는 등 좋은 일을 많이 해 왔다. 필요하시면 내역을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재판장이 "그렇게 썼는데도 300억이 있다는 거 아니냐"고 되묻자, 변호인들은 "그렇다"고 답했다. 명성교회는 지난해 말 공동의회에서, 이월금으로 280억 원이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MBC PD수첩은 10월 9일 방송을 통해 명성교회의 비자금 의혹과 세습 문제에 대해 보도할 예정이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세습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MBC 측 변호인은 비자금 문제와 세습이 연계되어 있다는 의심은 합리적이라고 했다. 그는 "통상적으로 세습과 자금 문제가 연계돼 있다는 의견과 분석이 많다. 제작진도 이 두 가지가 무관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명성교회 측 변호인들은 김하나 목사의 청빙 과정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기존 명성교회의 입장을 그대로 내세웠다. 이들은 "청빙을 위해 공동의회를 열었을 때, 교인들 74%가 찬성했다. 교인들이 김하나 목사의 자질·인품·능력을 보고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내용과 절차상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

재판 마무리 직전 발언권을 얻은 박 PD는 PD수첩의 문제 제기가 명성교회만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거대한 교회들이 2세대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다. 70개가 넘는 교회들이 실제로 세습했고, 과정을 진행 중이다. 교회가 사회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며 이들이 한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방송을 통해 보여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PD는 "대형 교회에는 상당한 이익이 공유되어 있다. 명성교회는 800억의 이월금이 있다고 알려졌고, JTBC도 이 문제를 심층적으로 보도하는 등 우리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김하나 목사가 훌륭하다면 굳이 의심을 받으면서까지 명성교회에 있을 이유가 있나. 이런 정황이 800억의 비자금과 무관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의혹을 품게 됐다"고 말했다.

명성교회 측이 제기한 방송 금지 가처분 결과는 PD수첩 방영 전날인 10월 8일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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