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동성애를 외쳐 온 개신교인들은 필사적으로 행진을 막으려 했다. 경찰은 합법 시위를 막는 이들의 행위를 불법으로 간주해 도로를 점거하는 이들에게 강력하게 대응했다. 결국 고립된 채 지나가는 행진을 향해 피켓을 들어 보이는 이들. 뉴스앤조이 이은혜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개천절,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서 열린 '인천 퀴어 문화 축제 혐오 범죄 규탄 집회' 행진에서 부상자가 발생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ㄱ교회 청년 두 명은 손가락 네 마디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같은 날 저녁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에는, 행진 시작 후 몇 미터 안 되는 지점에서 피를 흘리던 청년 두 명이 구급차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떠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들의 부상 소식에 반동성애를 외치는 개신교인들은 사실과 다른 글을 퍼 날랐다. 처음에는 "손가락이 잘렸다"는 표현이 오가더니, 이후에는 "손가락 마디마다 인대가 다 끊어졌다", "경찰의 과잉 진압이 원인이다"라고 했다. 이날 집회는 경찰에 신고를 마친 상태였다. 경찰의 경고에도 행진을 방해하는 개신교인들은 여러 차례 행렬을 막아섰다. 이 같은 사실은 고려하지 않고 "과잉 진압 때문에 다쳤다"는 내용만 떠돌았다.

한술 더 떠 10월 4일 오전 소셜미디어에는 주최 측이 고의적으로 범퍼에 칼날을 달았다고 주장하는 글도 올라왔다. '국민께 드리는 긴급 호소문'이라는 제목의 글에는 "동성애자들과 경찰의 공모일 수도 있는, 범퍼에 붙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날카로운 칼날들로 인한 위험. 이 모든 것이 이번 참사의 고의성과 경찰의 고의적인 과잉 진압의 결과라는 게 현장 모든 시민들의 목격 진술"이라고 써 있다.

집회 주최 측은 10월 3일 "가짜 뉴스를 바로잡습니다"는 글을 올려 이 같은 내용이 일부 과장됐다고 했다. 주최 측은 "퍼레이드 도중 혐오 세력 측 사람이 퀴퍼 차량 밑으로 자진해서 들어가 행렬이 잠시 중단되는 일이 있었다. 경찰이 위험하니 나오라고 꺼냈는데, 그분은 안 나오고 버티다가 손이 쓸려 피가 났다. 병원에 가서 적절한 상처 치료를 받았으며 현재 민변 변호사들이 사건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어떤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확인 중이라고 했다. 인천남동경찰서 관계자는 10월 4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당시 여기저기서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에 우리도 영상을 다 돌려 보면서 확인하고 있다. 당사자들의 진술을 듣는 게 가장 중요한데, 오늘 오후에 그들이 수술받기 때문에 당장은 힘든 상황이다"고 말했다.

ㄱ교회 소속 청년 두 명은 10월 4일 오후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에는 이들의 이름, 수술 시간과 함께 후원할 수 있는 계좌가 적힌 글이 돌아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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