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쌍용자동차 노사가 해고 노동자 119명 전원을 복직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9년간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이홍정 총무)는 "함께 살기 위한 아름다운 결단이다. 쌍용차의 결단을 환영한다"고 했다.

교회협은 9월 14일 성명에서 "이번 합의는 해고자 119명과 그 가족들을 다시 살게 하는 일이다. 먼저 가신 서른 분의 희생자를 향한 진심 어린 애도이며, 나아가 우리 사회에 노사 상생의 길을 보여 주는 아름다운 모범이다"고 했다.

9년간 투쟁해 온 해고 노동자들에게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교회협은 "9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큰 고통을 겪으면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여기까지 온 해고 노동자들과 가족분들께 뜨거운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교회협은 "해고 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국가 폭력 사태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도 했다. 노동자와 가족들의 삶을 위협하는 손해배상은 철회돼야 하며, 끝내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서른 명의 쌍용자동차 가족들의 명예도 회복돼야 한다고 했다.

아래는 성명 전문.

함께 살기 위한 아름다운 결단,
쌍용자동차의 결단을 환영하며 축하합니다.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의 얼굴을 네게 비추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민수기 6:24-26)."

애타게 기다리던 그날이 기적처럼 찾아왔습니다. 쌍용자동차 사태가 해결되기를 바라며 기도의 행진을 이어 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쌍용자동차 노-노-사(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기업노조, 쌍용차 사측)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고자 119명 전원의 복직에 합의하고 손을 맞잡은 일에 대해 한없이 기쁜 마음으로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는 비단 쌍용자동차만의 경사가 아니라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봐 왔던 전 국민의 기쁨이자 경사이며, 노사 상생의 새 길을 연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먼저 어려운 결단을 내려 주신 최종식 사장님과 사측에 감사드립니다. 정리 해고라는 결정을 번복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풍토상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획기적으로 나아지지 않은 경제 상황 가운데 이런 결정을 내리기는 더더욱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귀사의 결단은 119명의 해고자와 그 가족들을 다시 살게 하는 일이자 먼저 가신 서른 분의 희생자를 향한 진심 어린 애도이며, 나아가 우리 사회에 노사 상생의 길을 보여 주는 아름다운 모범입니다. 뿐만 아니라 파업 중이던 노동자들이 무장한 국가권력에 의해 무참히 짓밟히며 끌려나오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큰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던 국민 모두에게도 참으로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름다운 약속, 반드시 지켜 주실 줄로 믿습니다. 다시 한 번 귀한 결단에 감사드리며 노사가 힘을 합쳐 상생의 길로 나아가는 가운데 풍성한 열매 맺으시기를 기원합니다.  

해고 노동자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기꺼이 자신의 몫을 양보하며 함께 사는 길을 선택해 주신 기업노조 홍봉석 위원장님과 조합원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너무 늦은 복직 합의에 기업노조위원장 이전에 동료로서 죄송하다는 고백을 들으며 9년간 쫓겨난 동료들을 애써 외면할 수밖에 없었던 여러분의 복잡한 심정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여러분은 누구도 선택하지 못했던 길을 선택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가 손 맞잡고 함께 사는 길을 선택할 때 얼마나 아름다운 역사가 일어나는지를 몸소 보여 주었습니다. 쌍용자동차 사태가 아름답게 해결되는 과정에 여러분의 대승적 결단이 있었음을 우리 모두는 감사한 마음으로 기억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9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큰 고통을 겪으면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여기까지 와 주신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과 가족분들께 뜨거운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부당한 국가 권력에 의해 무참히 짓밟히며 끌려 나왔지만 굴하지 않고 노동자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쳐 싸워 왔습니다. 옥쇄 파업을 하는 동안에도 공장 라인에 기름을 치고 닦고 조이며 내일을 준비하던 여러분의 열정을 잊지 않겠습니다. 죽음보다 더한 절망 속에서도 꿋꿋이 일어나 "함께 살자!"라고 외치던 꺾이지 않는 의로움을 언제까지나 기억하겠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제 당당한 쌍용자동차 노동자로 돌아가 평범하지만 행복한 일상을 살아갈 여러분의 앞길에 하나님의 축복이 늘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과제들이 남아 있습니다. 청와대가 앞장서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상대로 벌인 국가 폭력 사태에 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통해 다시는 이 땅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노동자와 가족들의 삶을 위협하는 손해 배상 역시 하루속히 철회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끝내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서른 분의 쌍용자동차 가족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위로하는 일을 위해서 세 주체가 한 마음 한 뜻으로 힘써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노사 갈등의 대명사로 여겨져 왔던 쌍용자동차가 이번 합의를 통해서 노사 상생의 모범으로 우뚝 서게 된 것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긴 고통의 세월을 뚫고 힘을 합쳐 상생의 길을 열어젖힌 쌍용자동차의 앞길에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이 늘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18년 9월 14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  무   이  홍  정
정 의 평 화 위 원 회
위원장   남  재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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