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도 장로도 아닌데 총회를 참관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 없었습니다. 매년 총회의 결의를 모니터링하고 교단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만 확인하기만 하면 되지, 굳이 가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참관해 봐야 좋은 모습만 볼 수 있는 게 아니기에 총회 자체가 관심 밖의 일이었습니다. 알고 있었으면서도 나만 바로 서면 된다는 생각으로 우리 교단을 바라보기만 해서는 안 될 것 같았습니다. 한 사람 목소리는 작고 힘은 약하지만, 그 목소리가 하나하나 모인다면 거대한 힘을 막아 설 수 있다는 믿음으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가 열리는 이리신광교회 앞은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어찌 그렇게 교회 안에 분쟁이 많은지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화평이 아닌 분쟁을 주시겠다고 하셨던 말씀을 잘 지키기 위해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교회 안에 예수께서 계시지 않는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이토록 분쟁이 많음을 두 눈으로 보게 되니 씁쓸했습니다.

총회 참관 전, 명성교회 세습 철회를 촉구하는 피켓을 든 사람들. 사진 제공 교회개혁실천연대

선배 목사들 잘못, 그리고 한 교회의 잘못을 돌이켜 달라고 외치는 후배들이 많이 왔더군요. 목회가 학문이라는 담 안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되고 길 위로 나와야 한다는 사실을 빨리 가르쳐 주고 싶었던 목사님들 때문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후배들은 그들의 자리에 있어야 하는데, 그 자리에 있지 못하고 뛰쳐나오게 한 이들은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분명한 심판의 자리에 설 것이라 생각합니다.

순서에 따라 이어진 총회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보였으나 알 듯 모를 듯한 긴장감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세습 문제가 첫날 제대로 된 논의 없이 끝나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출근하는 것만 아니면 다음 날, 그 다음 날도 참석하고 싶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안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권력은 견제받지 못하면 부패하게 되어 있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끊임없이 견제받아야 합니다. 목사들끼리 견제할 것이 아니라 일반 교인에게 견제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세속에 발 딛고 살아가는 교인들은 이 일을 계속하기 어렵습니다. 그러기에 그 일들을 대신 감당하는 단체들이 너무나도 고맙습니다. 교회 세습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끝이 아님을 압니다. 그렇기에 예수께서 보여 주셨던 하나님나라를 이 땅 가운데 이루는 그날을 향하여 동역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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