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내일(9월 11일)부터 천안 고신대에서 열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예장고신·김상석 총회장) 총회에서는, 개인과 예식에 대한 신학·사상 검증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예장고신 소속 34개 노회가 상정한 헌의안을 보면, 교계 인사들의 사상, 각종 예식과 관련한 신학적 견해를 밝혀 달라는 청원이 다수다.

천재석 목사(경기중부노회)는 새물결플러스 대표 김요한 목사 저서 <지렁이의 기도>를 근거로 김 목사에게 이단성이 있는지 연구해 달라고 청원했다. 그가 책에서 문제 삼은 부분은 네 가지다. △특이한 성령의 불세례 체험 △다가가기만 해도 교인들이 방언을 했던 경험 △태아 성별 구분 △유체 이탈 경험 등이다.

천 목사는 "<지렁이의 기도>에는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경건의 모습으로 볼 수 없는 특이하고 우려스러운 내용이 수록되어 크게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중략) 그를 이대로 방치하면 이후에 발생할 부작용이 심각할 것이므로 조속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새물결플러스는 9월 7일 '<지렁이의 기도>에 대한 변론문'을 발표하며, 예장고신 등 국내 교단이 김요한 목사의 체험 일부를 침소봉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이 제시한 내용은 전체 375쪽 중 10쪽도 안 되는 분량"이라며, 해당 내용은 신학적·성경적 주제를 설명하기 위해 부가적으로 기록한 것이라고 했다.

<지렁이의 기도>는 기도를 신학적으로 풀이해 준 책이라고 했다. 새물결플러스는 책이 △기도의 의미 △계시의 성경적 의미 △삼위일체 하나님과 기도의 관계 △기도하는 예수와 아버지의 관계 등 기도의 신학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책을 읽고 "기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기도가 무엇인지 제대로 깨닫게 되었다"는 등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번 총회에서는 개인과 예식에 대한 신학·사상 검증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67회 총회. 뉴스앤조이 박요셉

순회선교단 대표를 역임하고 현재 복음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김용의 선교사도 이단 시비에 올랐다. 하영운 목사(경남김해노회)는 헌의안에서 "김용의 선교사는 바울이 말한 복음을 공개 자백으로 변질해 문제를 야기하고 있고, '기존 교회는 복음이 없다'고 주장하며, 완전주의와 완전 성화를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복음학교 때문에 노회 산하 여러 교회가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선교사는 자신을 둘러싼 이단 시비에 대해, 올해 7월 유튜브 페이지 '김용의TV'에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복음이 내 인생을 바꿨고, 평생 그 기쁨에 사로잡혀 복음을 전해 왔다. 그런데 자다 깨 보니 어느 새 유명 인사가 되었고 이단 시비에 올라 당황스럽다"고 했다.

그는 이단 시비 자체가 부당하다고 했다. 김 선교사는 "2014년 예장합신 측에서 먼저 발단이 됐다. 처음부터 우리에게 문의를 하거나 사실 관계를 확인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과정 없이 바로 이단대책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했다. 강연이나 설교 전체 맥락을 살피지 않고 일부만 말꼬투리를 잡고 따지며, 결과를 미리 정해 놓고 마녀사냥처럼 몰아가는 거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예장합신·박삼열 총회장)은 2014년 김용의 선교사에게 이단성이 있는지를 놓고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7년 102회 총회에서 김용의 선교사와 복음학교를 '일시적 예의 주시'로 결의했다.

고신대 신대원 교수회
"김성로·이인규, 참여 자제
구요한 목사, 참여 금지"

김성로 목사(한마음교회)와 이인규 권사(기독교이단대책협회), 구요한 목사(<글로리아타임즈> 대표)의 신학 사상을 1년 동안 연구해 온 고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회는, 이들에 대해 각각 '참여 자제(김성로·이인규)', '참여 금지(구요한)' 결정을 보고할 예정이다.

교수회는 "김성로 목사의 성경에 대한 오류가 교인들에게 균형을 잃은 신앙을 갖게 할 위험성이 크고 더 나아가 개혁주의 신앙을 세워 가는 데 부적절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이인규 권사가 김성로 목사의 부활 사상에 동조하고 지지하고 있는 점도 문제 삼았다.

구요한 목사는 현대 은사주의 및 신사도 운동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교수회는 판단했다. 이들은 "구 목사의 성령론에는 잘못된 성경 해석, 균형이 깨진 편향된 주장 등의 문제점이 나타난다. 오늘날 성행하는 예언과 쓰러짐을 성령의 사역으로 무분별하게 옹호하는 그의 활동과 집회는 한국교회에 큰 혼란과 폐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했다.

신대원 교수들 신학 검증
교수회, 이신칭의 입장 발표

지난해 예장고신은 67회 총회에서 고신대 교수들의 이신칭의 입장을 확인하기로 결의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신학 검증의 칼날은 총회 직영 신학교 고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들도 향하고 있다. 지난해 예장고신 67회 총회는 "일부 신대원 교수의 이신칭의 신학과 사상이 의심스럽다"며 교수회 입장을 확인하기로 결의했다. 당초 총회 신학위원회는 교수 개개인의 입장을 일일이 확인하려 했다. 하지만 몇몇 총대가 반발하자, 총회는 교수회 전체 입장을 묻는 선에서 그쳤다.

68회 총회 보고서에는 이신칭의에 대한 교수회 입장이 실렸다. 교수회는 "이신칭의는 죄에 대한 하나님의 해결책"이라며, 칼빈이 확립하고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와 하이델베르크교리문답이 규정한 전통적인 칭의론이 성경에 충실한 교리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칭의를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죄인들에게 내린 법적 판결이라고 정의했다. 칭의의 근거는 전적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 부활을 통해 이룬 의로움에 있다고 봤다. 따라서 칭의는 유보될 수 없고 성화에 따라 완성되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교수회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전가한 그리스도의 의는 완전하고 최종적이므로 우리의 성화에 따라 결코 변할 수 없다. 우리의 칭의 또한 그리스도의 완전한 의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변화될 수 없다"고 했다.

일부 신학자는 칭의가 마지막 심판에서 교인의 성화에 근거해 완성된다는 유보적 칭의론을 주장하고 있다. 교수회는 이러한 유보적 칭의론에 대해 "칭의가 그리스도의 완전한 의에 근거해 은혜로 주어지는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성경적 가르침을 부정하는 주장"이라고 했다.

"주례 없는 결혼, 식 없는 혼인신고,
일요일 임직식·은퇴식, 성경에 합당한가"

헌의안 중에는 교인이 주례 없이 결혼해도 되는지, 일요일에 임직식을 열어도 되는지 지침을 마련해 달라는 청원도 있었다.

김영락 목사(남마산노회)는 "오늘날 급변하는 시대에서 결혼 문화는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 신앙인을 혼란스럽게 한다"며 다음과 같이 질의했다. △주례자 없이 결혼식을 하는 것이 성경적인가 △세례교인 자녀가 목사가 아닌 사람을 주례자로 세워도 되는가 △결혼 서약 및 공포가 없는 결혼이 성경적으로 합당한가 △당사자가 식 없이 혼인신고만 하는 경우 교회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가 등이다. 경북중부노회·부산동부노회·부산서부노회·부산중부노회 등도 같은 내용으로 안건을 올렸다.

박규남 목사(경남노회)는 일요일에 임식직을 여는 문제에 신학적 답변을 마련해 달라고 청원했다. 현재 예장고신에는 대다수 교회가 평일 임직식을 진행할 경우 참석률이 저조하므로 일요일에 임직식·은퇴식을 열고 있다. 이에 박 목사는 "일요일 임직식 거행이 예배 지침을 위반하는 것이라면 총회가 강력히 지도해 주고, 그렇지 않다면 임직식과 관련한 표본을 지정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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