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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표절로 사임한 목사, 전별금 '6억'
지급 위해 2억 추가 대출…목사 "교회서 주는 대로 받았다"
  • 박요셉 기자 (josef@newsnjoy.or.kr)
  • 승인 2018.09.07 14:56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1년에 수십 차례 설교를 표절한 전주 미담교회 김정훈 목사가 교회에서 사임했다. 김 목사는 표절 설교 때문에 불명예스럽게 물러나는데도, 조기 사임을 이유로 6억 원에 상당하는 예우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교인 250여 명이 출석하는 미담교회는 전별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 빚까지 졌다.

김정훈 목사는 2016년 한 해 동안 43번 설교 표절을 했다. 2017년 10월 <뉴스앤조이> 보도로 이 같은 사실이 당회에 알려지자, 일부 장로는 사실 확인에 나섰다. 그 결과, 김 목사가 2014년과 2017년에도 각각 46건과 23건 설교를 표절했다는 게 확인됐다. 김 목사는 작년 9월, 이미 설교 표절을 놓고 두 차례 사과한 일이 있었다. 하지만 표절 횟수와 정도가 자세히 드러나자, 11월 12일 주일예배 이후 교인들 앞에서 다시 한 번 사과했다.

김 목사는 장로들에게 설교 표절에 대한 책임으로 2년에서 2년 6개월 안에 조기 사임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11월 말 갑자기 사임 의사를 철회했다. 이에 일부 장로는 사직서를 제출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예배 시간에 설교 표절 금지와 조기 사임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기도 했다.

미담교회 A 장로는 9월 6일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김 목사가 자신을 지지하는 교인이 여전히 많다는 생각에 입장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김 목사가 조기 사임을 철회한 후, '설교에는 표절이 없다'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몇몇 교인이 설교 시간에 목사님만 보이도록 제자리에서 피켓 시위를 했다"고 말했다.

김정훈 목사는 설교 표절 문제로 교회를 사임하면서 6억 원에 상당하는 예우를 받았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이런 상황에서, 김정훈 목사는 2018년 들어 또다시 설교를 표절했다. 그는 2월 4일 주일예배에서 시편 46편을 본문으로 설교했는데, 이는 한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온 설교문과 유사했다.

장로들과 교인들은 분개했다. 김 목사에게 교인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다시 한 번 항의했다. 이들은 2월 초, 전 교인에게 '미담 바른 소식'이라는 제목으로 서신을 발송했다. 서신에는 김 목사의 설교 표절과 함께, 교회가 김 목사에게 지급하는 돈 액수가 기록돼 있었다.

교회는 2010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사례비 및 복지비 등으로 김 목사에게 1억 1000만 원과 사역지원비 약 5000만 원을 줬다. A 장로는 "교인이 그리 많지 않은 우리 교회에서 이렇게 대우해 줬는데, 설교도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상습 표절했다니 해도 해도 너무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2월 25일부로 건강상 이유로 설교를 중단하고 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당회원들과 김 목사는 수차례 합의 끝에 조기 사임에 대한 약정을 체결했다. 김 목사는 4월 16일 자신이 소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평북노회에 사임서를 제출했다.

조기 사임 약정서에 따르면, 미담교회는 김 목사에게 6억 원에 상당하는 예우를 해 주기로 했다. △사택(매매가 약 2억)과 차량(중고 시세 약 2500만) △퇴직금 1억 5000만 원 △사임 위로금 1억 원 △전별금 5000만 원 △원로목사 미추대 위로금 1억 원 등을 지급하기로 했다.

B 장로는 "전주 지역 내 동료 목사를 통해 합의안을 도출했다. 교회가 현재 부채 6억 원이 있는데도 김 목사 전별금과 위로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2억 원을 추가 대출했다. 과한 측면도 없지 않지만, 교회가 갈등을 계속 겪는 것보다 서둘러 해결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노회가 파송한 임시당회장
장로들 사임서 수리 시도
"김 목사의 보복성 조치"
김 목사 "나와 관계없다"

어쨌든 김정훈 목사가 교회를 떠나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듯했다. 그런데 평북노회가 파송한 임시당회장이 장로들의 사임서를 수리하려고 하면서 갈등이 재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김 목사에게 사임을 촉구하면서 항의 표시로 제출한 사임서다. 겨우 사건이 마무리됐는데, 이제 와서 이를 빌미로 장로들을 사임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권영철 임시당회장은 9월 2일 당회를 열어 장로들의 사임서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담교회 남선교회 회원들이 당회실에 들어와 "왜 교회를 시끄럽게 하느냐"고 항의하면서 당회가 무산됐다.

A 장로는 "사임 의사를 철회한다고 밝혔는데도 임시당회장이 사임서 처리를 강행하려고 한다. 97회기 총회 헌법위원회 해석에 따르면, 사임 의사를 철회하면 사임서는 곧바로 무효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배후에 김정훈 목사가 있다고 의심했다. "김 목사가 노회에서 고참이라, 자신을 내몬 장로들에게 보복하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영철 임시당회장은 9월 6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김 목사와의 커넥션을 부인했다. 그는 "이미 사임한 목사와는 상관없다. 법대로 할 뿐이다"고 말했다. 총회 헌법위 해석에 대해 묻자, 그는 "내가 거기에 대답할 의무는 없다"고 화를 내며 전화를 끊었다.

김정훈 목사도 9월 7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자신은 교회를 사임한 상태이기 때문에 미담교회에서 벌어지는 일은 자신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했다. 그는 "교회에서 사임하면서 몸과 마음의 상처를 많이 입었다. 더 연루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설교 표절이 들통나서 나가는 건데 은퇴 예우가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일반적인 경우와 똑같이 생각하면 안 된다. 특별히 얼마를 요구하지도 않았다. 교회에서 해 주는 대로 받았을 뿐이다. 궁금하면 교인들에게 물어보라"고 답했다. 하지만 교인들 말은 달랐다. A 장로는 "합의 당시, 김 목사가 중재하는 목사를 통해 우리가 처음 제시한 전별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교인이 그리 많지 않은 교회에서 매년 사례비·복지비·사역지원비 등 1억 6000만 원을 받은 것에 대해, 김정훈 목사는 "과장된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장로들이 담임목사의 허물을 들추기 위해 사례비를 부풀렸다. 사례비 및 복지비(1억 1000만 원)에서 차량비, 사택 관리비 등을 제하고 나면 다른 교회가 담임목사에게 대우하는 정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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