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8월 31일 자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1면에 뜬금없는 광고가 하나 실렸다. '명성교회를 바라보는 마음'이라는 성명서인데, 어떤 단체가 아니라 개인이 광고를 냈다. 명성교회와 같은 교단 같은 노회 소속인 지재원 목사(전심교회) 이름으로 실렸다. 명성교회 세습 사태가 총회 재판국 판결로 종결됐다며, 이제는 한국교회가 비판을 그치고 명성교회를 품어 줘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 이유에 대해 지재원 목사는 7가지로 나눠 설명했는데, 평소 명성교회가 주장하던 논리 그대로였다. 명성교회의 세습 감행에는 특수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지 목사는 많은 대형 교회가 후임자를 청빙하는 과정에서 혼란을 겪었기 때문에, 명성교회가 교회 안정과 발전을 위해 김하나 목사를 청빙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명성교회가 그동안 한국교회에 끼친 공로를 생각하며, 아버지의 마음을 갖고 명성교회를 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단에서 가장 많은 선교사를 배출하고 선교비를 지출했으며, 국내외 사회봉사에도 앞장서 온 명성교회가 '세습' 하나만으로 온갖 비판을 받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다. 그는 명성교회를 향해 "착한 사마리아인의 역할을 하고 있는 훌륭한 교회"라고 했다.

지재원 목사는 명성교회가 평소 주장해 온 논리를 그대로 가져와 세습을 옹호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광고를 본 서울동남노회 일부 목회자는 지재원 목사가 사주를 받고 일간지에 광고를 냈다고 비판했다.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하다 노회에서 징계를 받은 서울동남노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미자립 교회를 목회하는 지 목사가 어떻게 수백만 원을 들여 신문에 광고를 실을 수 있었겠나"라고 말했다. 지 목사는 서울동남노회에도 5000만 원을 차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재원 목사는 8월 31일 <뉴스앤조이>와 통화에서 "이번 사태를 가까이 목격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글을 썼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일로 일파만파 안 좋은 여론이 퍼지고 많은 사람이 상처받고 한국교회가 세상 사람에게 매도를 당하고 있다. 더 이상 이런 비난을 멈춰야 한다는 생각에 주님의 마음을 갖고 글을 썼다. 명성교회는 좋은 교회다. 95% 다 좋은데 어느 한 부분만 보고 판단하는 건 너무한 처사다"고 말했다.

외부 사주는 전면 부인했다. 그는 "새벽에 기도하던 중 하나님께서 마음을 부어 주었다. 내 의지로 내 시간과 돈을 들여 쓴 것이다. 처음에 신문사에서 광고비가 1000만 원이라고 해서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나중에 40% 할인해 준다고 해서 660만 원에 싣게 됐다"고 말했다. 교회에 빚도 수천만 원 있는데 부담스럽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럼에도 하나님이 마음을 주셔서 내 돈 들여 광고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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