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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해도 되는 사람 없다" 차별금지법 본격 논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토론회 "목사들 설교까지 제재하지 않아"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8.08.30 10:59

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국가인권회는 '차별금지법, 궤도에 올리다'라는 토론회를 8월 29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개최했다.

"지금까지 발의했던 차벌금지법도 그랬고 앞으로 발의할 차별금지법이 형사처벌을 명시하는 건 아니다. 개인이 행하는 차별을 강하게 형사처벌하려고 하면 다룰 수 있는 영역이 좁아진다. 한국 사회에서 차별은 무의식 중에, 잘 모르기 때문에 혹은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일 수 있다. 이미 존재하는 여러 법과 차별금지법이 다른 것은 조항에 차별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들어간다는 점이다." - 조혜인 변호사(공익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시민단체 연대체 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국가인권위원회는 '차별금지법, 궤도에 올리다'라는 토론회를 8월 29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각 분야를 대표하는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참석해 왜 지금 한국 사회에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필요한지 설명했다.

한국교회 반대에 10년째 제정 유예,
"성적 지향만 빼면 된다는 말은
'성소수자 차별해도 된다'는 메시지"

차별금지법 제정이 추진될 때마다 교계는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만 차별 금지 사유에서 제외하면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해 왔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미류 공동집행위원장은 이처럼 특정 차별 사유를 빼지 않으면 법 제정을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 상황은, 그 집단이 차별받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사회에 던지는 악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미류 활동가는 이렇게 특정 세력이 차별받아도 되고 그들을 배제하자는 논리가 작동하는 것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라고 했다. 촛불 집회를 지나온 한국 사회가 민주주의를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지금 한국 사회에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차별금지법 초안 작성에 함께하고 있는 조혜인 변호사는, 이미 존재하는 개별적 차별금지법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헌법에서는 평등권을 언급하는 정도로 그치고 있고, 국가인권위원회법은 조직법이기 때문에 차별에 대한 정의만 규정한 게 문제라고 했다.

이 같은 법적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법률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이라는 이야기다. 조혜인 변호사는 한국 사회에서 차별이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 사람들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는 차원에서도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를 토대로 차별이 무엇인지 논의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계속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가장 큰 걸림돌은 한국교회다. 이 법이 통과되면 목사들이 설교도 마음대로 못 하고, '동성애는 죄'라고 말하면 처벌받는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조혜인 변호사는 "차별금지법은 사적 관계에서 발생하는 차등 대우를 차별로 명시하지 않는다. 예배 때 신학적 의견으로 동성애를 언급하거나, 여성은 사제가 될 수 없다는 말은 차별금지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 사회에서 발생하는 차별이 더 이상 한 가지 이유만으로 발생하지 않으므로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충은 시민보호관(수원시 인권센터)은 "현대사회에서 차별은 다층적이고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장애인차별금지법, 남녀고용평등법, 연령차별금지법 등 차별 사유를 개별적으로 명시한 법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은지 활동가(난민인권센터)는 최근 한국 사회가 겪는 난민 혐오와 차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도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제주에서는 예멘 난민이 거리에 서 있다는 이유만으로 민원이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성소수자 차별에 앞장서 왔던 집단이 난민 반대 집회를 조직하고, 이들이 각 정부 부처와 국회에 집단으로 전화를 돌리고 있다며, 난민 혐오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차별금지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했다.

반대 진영, 전날 항의 방문 이어
토론회 질의응답서 혐오 발언

국가인권위원회가 차별금지법 제정과 관련한 토론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에, 교계 반동성애 진영에서는 토론회에 참석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오갔다. 소셜미디어에는 "이 토론회에 많이 참석해 무슬림 난민 문제 핵심과 동성애와 변태 성욕자들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깨우치고 알렸으면 좋겠다"는 글도 올라왔다.

현장에는 차별금지법 자체에 반대하는 사람들(서 있는 남성)이 참석해 반대 질문을 이어 갔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예고와 다르게 토론회는 별다른 문제없이 진행됐다. 국가인권위 관계자는 토론회 중간에 기자에게 "어제 반대하는 사람들이 항의 방문을 많이 했다. 오늘도 이 토론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이전처럼 토론회 자체를 무산시키는 방법은 쓰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대 진영은 패널들 발제가 끝난 뒤 질의응답 시간에 본격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한 참석자는 "'동성애 차별금지법'은 많은 사람이 싫어하는데 왜 자꾸 제정하려 해서 국민 싸움을 일으키나. 동성애 차별금지법 제정하면 나라가 망하는 쪽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참석자는 "미국 질병관리본부 통계에도 남성 간 성관계로 에이즈가 전파된다고 나와 있는데 왜 가짜 뉴스라고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 조형석 차별시정총괄과장은 "특정 집단에서 어떤 병이 발생할 수 있는 확률(유병률)이 높은 것과 차별금지법을 연관 짓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지는 반대 발언에 사회자는 "여기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논의하는 자리지 차별금지법 자체의 찬반을 논하는 자리는 아니다"고 했다. 두 마디만 더 말하겠다던 한 참석자는 "동성애는 죄다.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서 빠져 나오도록 도와주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 발언에 일부 참석자는 "이 자리에도 성소수자가 있는데 그들의 존재를 지우려는 것이냐"고 반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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