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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성폭력, 교단법에 징계 사유로 명시해야 근절 가능
교회협 6개 회원 교단 실무자 정책 간담회…예장통합, 처벌 명시한 헌법 개정안 청원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8.08.24 18:40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회가 '교회 성폭력 근절 대책 마련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8월 24일 개최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이홍정 총무) 여성위원회(인금란 위원장)가 '교회 성폭력 근절 대책 마련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8월 24일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교회협 회원 6개 교단 대표들이 참석해 각 교단의 성폭력 대책 마련 상황을 공유했다.

교회 성폭력 근절을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교단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최기학 총회장)이다. 예장통합은 올해부터 성폭력 신고 창구를 개설해 교회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피해를 접수받고 있다. 총회 실행위원회는 올해 2월, 교회 내 성폭력이 발생하면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한다는 대책을 세우고 그에 따라 행동해 왔다.

예장통합에서 성폭력 이슈를 담당하는 국내선교부 남윤희 총무는 9월 총회를 앞두고, 성폭력 예방과 대응을 위해 헌법 개정안을 청원했다고 밝혔다. 제3편 권징 1장 총책에 성폭력 범죄를 처벌한다는 조항을 신설하고,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자는 가중처벌할 수 있도록 수정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성폭력 범죄로 목회자가 사직하거나 면직된 경우 일정 시한을 둬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갔다. 원래 헌법에는 자의로 사직한 목회자가 복귀하려면 노회 목사 2인의 추천서를 첨부해 복직 청원서를 제출하고, 노회는 출석회원 2/3 이상의 결의로 복직을 허락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성폭력 범죄로 자의 사직이나 면직된 경우는 부임과 복직에 있어 7년을 경과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성폭력을 저지른 목회자가 채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복귀하는 걸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남윤희 총무는 "교회 성폭력 범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헌법을 개정하려 한다. 사회 법으로 처벌받은 목회자를 처벌할 수 있는 헌법 규정이 없다 보니까 어떤 목회자들은 사회에서 처벌받은 사람을 교회법으로 또 처벌하는 건 가혹하지 않느냐고 말한다. 하지만 교회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교단 헌법에도 명확하게 성폭력을 처벌하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장통합 국내선교부 남윤희 총무(오른쪽)는 "성폭력과 관련해 교단 헌법에 어느 정도 명시를 해야 조금이라도 경종을 울릴 수 있다"고 했다. 왼쪽은 기하성 온영숙 목사. 뉴스앤조이 이은혜

지난해 총회에서 성폭력 특별법을 제정하려 시도했지만 무산된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윤세관 총회장)는 양성평등위원회 이혜진 위원장이 발제자로 나섰다. 이 위원장은 최근 교단 목회자가 사회 법정에서 실형받은 사건을 언급하며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기장은 올해 4월부터 교단 홈페이지와 오프라인에서 '교회 성 윤리 의식 실태 조사'를 진행했다. 이혜진 위원장은 "718명이 응답했는데 응답자의 30%가 성폭력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대부분 성희롱이었지만 강간도 있었다"고 했다. 기장 양성평등위원회는 이 설문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9월 열리는 103회 총회에 △한국기독교장로회 성 윤리 강령 채택 △교회 내 성폭력 예방 의무 교육을 요청할 예정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 역시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난 교회 성폭력이 즐비했다. 양성평등위원회 최소영 총무는, 감리회가 성평등 예방 교육을 통한 인식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성희롱, 데이트 폭력은 교회 공동체의 인식과 문화를 개선하지 않고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소영 총무는 교회가 사회 법으로 처벌 불가능한 위계·위력에 의한 성폭력이 발생하기 쉬운 구조라고 했다. "교회에서는 이런 연유로 2차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따라서 해외 교단처럼 목회자-교인 사이에 발생한 성적 비행, 성폭력의 모든 책임은 목회자에게 있다고 전제해야 한다. 이를 인정하고 피해자 관점에서 문제를 풀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구세군은 교단 차원에서 성폭력 예방 교육에 힘쓰고 있다고 했다. 구세군은 목회자 수련회, 전국 청년·학생 수련회, 전국 사관회, 한국구세군본영 직원 전체, 구세군사관대학원대학교 교직원 및 학생 단위로 성폭력 예방 교육을 진행해 왔다고 했다. 신기정 사관은 "처음에는 남성 사관들이 불편한 감정을 느꼈는데, 매년 반복하다 보니 그만큼 중요한 문제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신기정 사관은 "그러나 이렇게 예방 교육을 진행해도 교회 성폭력이 발생한다"며 한국구세군은 성폭력을 저지른 목회자를 면직해 왔다고 전했다.

대한성공회 양성평등국 민숙희 국장은, 성공회에서는 이제야 성폭력을 정의하고 성폭력이 어떤 성격의 문제인지 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민 국장은 지난 6월 열린 전국 의회에서 '신앙생활 윤리에 관한 법규'가 헌장과법규에 신설됐지만, 성폭력 대응에는 여전히 걸음마 단계라고 했다. 그는 성공회 여성선교센터와 함께 성폭력 실태 파악을 위한 설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김서호 총회장) 온영숙 목사는 기하성이 교회 성폭력 매뉴얼을 각 교회에 보급할 것이라 했다. 온 목사는 "지방회 대표가 모인 자리에서 성폭력 예방 교육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교회 차원에서 대처할 수 있도록 방법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목회자 성폭력이 사회 법으로 처벌이 가능한 것과 별개로, 교회 안에서 이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자유롭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교회 성폭력 근절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교회가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상을 규명하고, 잘못을 저지른 목회자를 치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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