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성 추문과 함께 갑작스레 사임했던 ㅇ교회 ㅎ 목사가 2년 만에 활동을 재개했다. ㅇ교회에서 12년간 사역하며 대형 교회로 성장시킨 ㅎ 목사는 2015년 12월 돌연 사임했다. 당시 교회는 ㅎ 목사가 몸이 좋지 않아 사임했다고 발표한 다음 전별금 명목으로 8억 원을 지급했다.

건강 문제로 사임한 것치고는 이상한 점이 많았다. ㅎ 목사는 2015년 12월 첫째 주까지 설교한 후, 교인들에게 아무 공지 없이 갑자기 교회를 떠났다. 심장병으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그 병원이 어디인지는 알 수 없었다. 게다가 2016년 1월 초 ㅎ 목사 아들 결혼식에 ㅎ 목사가 멀쩡한 모습으로 참석한 사진도 있었다.

ㅇ교회는 ㅎ 목사 일을 발 빠르게 처리했다. 교회는 1월 첫 주 ㅎ 목사가 신병 치료 때문에 사임했다고 공지했다. 사임 공지 다음 주에 제직회를 열어 전별금 액수까지 결정지었다. ㅎ 목사가 교회 재정을 함부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빨리 마무리하고 새로운 담임목사를 모셔 오자"는 발언에 교인들이 동의했다.

교회 내부에서는 피해자 이름까지 거론되고, 일부 언론에서 ㅎ 목사의 실명과 함께 성 문제 때문에 사임했다는 기사를 게재한 상황이었다. 몇몇 교인이 2015년 12월 말 열린 공동의회 ㅎ 목사 성 추문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지만, 제대로 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사건은 흐지부지됐다.

갑작스레 사임한 ㅎ 목사가 2년 만에 사역을 재개했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2년간 소식이 뜸했던 ㅎ 목사는 올해 초부터 사역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5월부터 8월까지 한 기독교 방송 프로그램에서 특강 강사로 나서 성경 말씀을 전하고 있다. 관련 영상은 해당 기독교 방송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기독교 방송 사장은 8월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ㅎ 목사 단독 프로는 아니다. 여러 강사 중 한 명이다. ㅎ 목사의 건강이 많이 좋아져서 특강에 섭외했다. 방송은 8월 중 끝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ㅎ 목사를 둘러싼 루머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본인이 풍문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하더라. 만일 법적으로 문제가 됐다면 모를까, 우리는 그분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다. 기름 부음 받은 종인데, 그분을 믿지 않고 힘들게 하면 되겠느냐"고 말했다.

ㅎ 목사의 사역 재개를 ㅇ교회 교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교인 A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성추행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피해자에게 직접 들었다. 교회 내부적으로도 이야기가 나왔는데 결국 조용히 넘어갔다. 게다가 전별금 명목으로 8억 원이나 받아 가면서 교회가 시끄러웠다"고 말했다.

A는 "ㅎ 목사가 복귀한 것을 보니, 꼭 대형 사고를 친 연예인이 얼마 지나지 않아 컴백한 것처럼 느껴진다. 자숙 없는 목회자들 때문에 한국교회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대로 ㅎ 목사의 사역을 반기는 목소리도 있었다. B 장로는 "많은 교인이 ㅎ 목사님의 영상을 찾아보고 있다. 사임 당시만 해도 온갖 루머가 있었지만 실체가 드러난 건 없었다. 당시 교회에서 꾸린 조사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했는데, 성추행 피해자나 가족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미 교회를 떠나 만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ㅎ 목사 사임 직후 홈페이지에 있는 ㅎ 목사 설교 동영상 등을 모두 삭제한 것에 대해, B 장로는 "후임 목사님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지운 것이다. ㅎ 목사님이 부임할 때에도 전임 목사님 설교 등을 모두 삭제했다. 루머와는 관련 없다"고 말했다.

지금도 인터넷에서 ㅎ 목사 이름을 검색하면 '불륜', '성폭행', '성추행' 등 각종 의혹이 연관 검색어로 뜬다. ㅎ 목사와 ㅇ교회 실명이 거론된 기사도 여전히 게재되어 있다. B 장로는 "만일 우리가 실체를 확인했다면 해당 언론사에 문제를 제기했을 것이다. ㅎ 목사님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아 아쉬운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ㅎ 목사는 말을 아꼈다. 현재 외국에 체류 중인 그는 8월 20일 기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사임은 건강상 이유이지 소문상의 이유가 아니다. 부주의에 근거한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이제 와 해명하면 무엇 하겠는가. 특별히 할 말은 없다. 건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해외 선교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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