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최기학 총회장) 주승중 목사(주안장로교회)가 세습 반대 운동에 함께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주 목사는 8월 10일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진 편지를 통해, 세습 반대 교수 58명이 발표한 성명에서 희망을 보았다며 이들과 함께 연대하겠다고 했다.

주 목사는 한국교회가 처한 상황이 어둡고 답답하다고 했다. 맘몬이 존경받던 목사와 촉망받던 목사를 욕심과 탐욕에 찌든 부자로 전락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80년 전에 (한국교회가) 태양신 앞에 무릎 꿇었는데, 이번에는 맘몬 앞에 무릎을 꿇은 것 같아 힘들었다"며 며칠간 우울하고 참담했다고 했다.

그는 "지난 8월 7일 총회 재판국 판결에서는 맘몬에게 졌을지 모르지만 기필코 이 싸움에서 승리할 것"이라며, 주안장로교회 위임목사로서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서신 전문.

사랑하고 존경하는 교수님들께

2012년 학교를 떠나 이곳 주안교회로 온지 벌써 6년이 지났습니다. 참 세월이 빠르지요? 저는 아직도 마펫관에서 내려와 미스바를 가로질러 소양관으로 수업을 하러 가던 아침 시간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미스바광장 주변으로는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 있고, 학생들의 얼굴에는 기대와 희망이 가득했던 그 아침이 생각납니다.

그 아침이 떠오르는 건 역설적이게도 한국교회의, 예장 통합교단의 현재 모습이 너무나도 어둡고 답답하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어쩌자고 총회 재판국은 그런 판결을 내렸을까요? 무엇이 존경받던 목회자와 촉망받던 목회자를 욕심과 탐욕에 찌든 부자父子로 만들어 버렸을까요? 명성교회의 뒤에서 또 다른 세습을 준비하는 지역 교회의 목회자들이 믿는 것은 과연 무엇이란 말입니까? 저는 맘몬이라고밖에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며칠간 많이 우울하고 참담했습니다. 자괴감도 들었고, 무기력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80년 전에 태앙신 앞에 무릎을 꿇었는데, 이번에는 맘몬 앞에 무릎을 꿇은 것 같아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58분, 세교모 교수님들의 성명에서 희망을 보았습니다. 개인 주승중은 부족하지만, 주안교회의 위임목사로서 여러분들과 함께 연대하겠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우리 교수님들과 함께해 주실 것입니다.

지금으로부터 55년 전인 1963년 8월 28일 마틴 루터 킹 목사님이 미국 워싱턴의 링컨기념관에서 흑인 민중들과 함께 불렀던 찬양이 우리의 찬양이 되길 소망합니다.

우린 승리하리 우린 승리하리 우린 승리하리 주 안에서
오- 참 맘으로 나는 믿네 우린 승리하리라 주 안에서

지난 8월 7일 총회 재판국의 판결에서는 맘몬에게 졌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기필코 이 싸움에서 승리할 것입니다. 우리 그 싸움을 다 마치고 다시금 미스바의 눈부신 아침을 맞으며,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전능하신 하나님! 우리를 승리케 하시니 감사합니다!" 고백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2018년 8월 10일
주안에서
주승중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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