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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rchToo] 강간 미수 외삼촌은 목사가 됐다
교단법·사회 법에 호소했지만 공소시효 지나
  •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승인 2018.08.09 17:57

신학생 시절 조카를 성폭행하려 했던 외삼촌은 목사가 됐다.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이유나(가명) 씨는 15살이던 1999년 11월, 외삼촌에게 강간을 당할 뻔 했다. 학교에서 일찍 집으로 돌아온 날, 인근에 살던 외삼촌이 갑자기 집을 찾았다. 함께 살던 엄마와 남동생은 외출 중이었다. 외삼촌과는 평소 왕래가 없었다. 명절이나 집안의 큰 행사가 있을 때나 보던 사이였다.

이 씨가 집에 혼자 있다는 걸 안 외삼촌은 돌변했다. 소파 위에 이 씨를 강제로 쓰러뜨리고 이 씨의 가슴을 만졌다. 이내 바지와 속옷을 벗고 달려들었다. 이 씨는 사력을 다해 외삼촌을 밀쳐 낸 뒤 안방으로 도망쳤다. 외삼촌은 잠긴 방문을 미친 듯이 두드리며 문을 열라고 소리쳤다. 이 씨는 "그가 '당장 문 열어라. 안 그러면 죽여 버리겠다', '신고하면 죽이겠다'고 말했다. 눈물이 났다. 너무 무서웠다. 소파만 봐도 그날의 기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외삼촌은 집에 한참을 머물다가 돌아갔다.

이 씨는 당시 '신학생' 신분이던 외삼촌이 왜 자신에게 몹쓸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술에 취한 상태도 아니었다고 했다. 이 씨는 엄마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엄마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같은 일이 또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외삼촌을 볼 때마다 그날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상처를 간직한 채 지내던 이유나 씨는 외삼촌이 목사가 됐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순복음영산신학원을 나온 외삼촌 박 아무개 목사는 2006년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몇 년 전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에도 박 목사가 직접 추도 예배를 인도했다. 이 씨는 "'문을 열지 않으면 죽여 버리겠다'던 그 입으로 설교와 기도를 하는 걸 보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고 했다.

뒤늦게 성추행 및 강간 미수 혐의로 박 목사를 고소하려 했지만, 경찰은 공소시효가 지나 고소가 안 된다고 했다. 박 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 교역자로 지내 왔다. 2015년 6월, 이 씨는 박 목사의 과거를 교회에 알렸다. 이 문제로 교회 안에서 논란이 되자 박 목사는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지난해 3월 전북 익산에 교회를 개척했다.

이 씨는 성범죄를 저지른 외삼촌이 목회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기하성 총회 재판위원회에 박 목사를 고소했다.

범죄 인정 "충동 제어 못 하고 '성추행'…
조용기 목사와 하나님이 교회 개척 명해"
재판위, 법적으로 징계 안 돼 합의 조정

<뉴스앤조이>는 박 목사가 지난해 6월 30일 총회 재판위에 제출한 답변서를 입수했다. 박 목사는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목회는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답변서에서 "신학교 다닐 때 강한 충동을 느껴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다. 조카 OO가 옆집에 살았는데, 그 집에 가서 가슴을 만졌다. 너무 괴로웠다. 신학생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데 충동이 제어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목회자가 된 후 성추행을 저지른 게 아니며, 교회를 개척한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했다.

"하나님과 교회에 덕이 되지 않아 할 수 없이 3일 금식 중에 하나님께서 '개척하라' 하셔서 개척에 지원했다. 조용기 목사님께서 내 사정을 모르셨는데, 안수해 주시면서 '개척하라' 하셨다. 그래서 개척하는 것을 하나님 뜻으로 받아들이고 개척에 지원하게 되었다. (중략)

나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지만, 전부의 책임은 아닌 것 같다. 내가 목회자가 돼서 성추행을 한 게 아니다. 그리고 개척하면서 리모델링과 교회 시설 준비로 집을 판 모든 돈을 다 쓴 상태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1년간 나오는 후원금으로 아끼며 살고 있다. 나는 여기서 어디 갈 수 있는 곳이 없다."

총회 관계자는 9월 열리는 실행위와 임원회에서 박 목사의 교단 탈퇴 건을 다룬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유나 씨는, 박 목사가 목회를 하지 못하게 해 달라고 총회 재판위에 거듭 요청했다. 재판위는 교단법에 따라 사건이 발생한 지 3년 미만인 건만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징계가 어렵다고 답했다. 재판위는 지난해 10월 23일, 징계 대신 박 목사와 이 씨를 불러 합의를 중재했다.

두 사람과 재판위원들의 서명이 들어간 합의서에는 "본인 박OO 목사는 1999년 11월 당시 중3이었던 조카 OOO를 성폭행하고자 한 사실이 있었다. 이에 깊이 반성하며 사죄한다"고 나와 있다. 박 목사는 위로 명목으로 이 씨에게 2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재판위는 합의를 통해 사건이 종결됐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이 씨는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씨는 기자와 만나 "강제적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나는 돈을 달라고 한 적 없다. (박 목사가) 목회를 하지 못하게 해 달라고 했는데, 재판위가 엉뚱한 결정을 내렸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당시 재판위원장 고충진 목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합의 당시 강제성은 없었다. 교단법대로 하면 징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충분히 이 씨에게 알려 줬다"고 말했다.

박 목사, '교단 탈퇴서' 제출
지방회, 탈퇴서 수리…총회 계류 중
"징계와 함께 교단 탈퇴 처리될 듯"
피해자 "다른 교단서도 목회하면 안 돼"

이유나 씨는 박 목사가 목회를 하면 안 된다고 보고 교회 안팎으로 적극 문제를 제기했다. 박 목사는 올해 7월 27일 교단 탈퇴서를 제출했다. 공교롭게도 성범죄를 저지른 목회자를 강력 처벌하겠다는 교단 발표가 나온 직후였다.

기하성 전북지방회 한 목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 목사의 '교역자 탈퇴 청원'과 '교회 폐쇄 청원'을 받아들였다. 최종 결정은 총회에서 하지만, 사실상 교단을 떠난 것으로 봐야 한다. 개인적으로 '목회를 안 하면 좋겠다'고 권면했지만, 박 목사는 '하나님 앞에 회개했다', '하나님이 계속 주의종 길을 가라고 했다'고 하더라. 우리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을 다했다"고 말했다.

박 목사의 교단 탈퇴 건은 9월 총회 실행위원회와 임원회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교단 한 관계자는 "분위기를 봤을 때 징계와 함께 교단 탈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유나 씨는 "만약 박 목사가 진정성 있게 사과했다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과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 목회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른 교단에 가서 목회를 할 수 없게 막아야 한다.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면 가슴이 너무 아플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박 목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휴대폰과 교회로 연락을 시도했다. 그러나 모두 '없는 번호'라는 안내 음성만 나왔다. 박 목사와 같은 지방회 목사는 "탈퇴서를 제출한 뒤 전화번호를 바꾼 것 같다. 나도 번호를 모른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기사가 나간 후라도 박 목사가 반론을 요청하면 반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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