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는 7월 27일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갱신위) 교인 94명을 상대로 '부동산 인도 등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통상 '명도'明渡로 알려진 이 소송 취지는 갱신위 교인들이 2014년부터 사용하고 있는 강남 예배당의 소유권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뉴스앤조이>는 8월 6일 교회가 법원에 제출한 소장을 입수해 교회 주장을 살펴봤다. 사랑의교회는 앞서 발표한 것처럼 교회 규모가 재적 10만 명에 매주 출석 인원 3만 5000여 명, 사역 부서 100개를 상회한다고 주장했다. 교인들이 원활하게 시설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연말마다 시설물 사용 계획을 신청받아 배분하고 있다고 했다. 갱신위가 이 원칙을 어기고 강남 예배당을 무단 점거해 왔다는 것이다.

교회는 강남역에 유흥가가 많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범지대가 될 수 있고, 화재가 발생할 위험도 있어 안전을 목적으로" 강남 예배당에 철제 펜스를 둘렀다고 했다. 그런데 갱신위 교인들이 이를 파손하고 무단 침입했으며, 교회 동의 없이 독자적으로 예배하고 교회와 사랑의교회 목회자들을 비방했다고 주장했다.

사랑의교회가 의뢰한 강남 예배당 일대 감정평가 내역.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건물을 갱신위로부터 돌려받아야 할 이유와 함께, 30억 5000만 원을 청구한 이유도 적시했다. 사랑의교회는 감정평가사를 통해 강남 예배당과 인근 부지 및 주차장의 가치를 추정했다. 이에 따르면 토지 평가액은 2014년 635억 원, 2016년 720억 원으로 해마다 올랐다. 2018년 현재 822억 원에 이른다고 했다. 건물의 현재 가치는 14억 8000여 만 원으로 추산했다. 이 공간을 다른 곳에 빌려주면 월 2억 8000만 원을, 연간 33억 원에 이르는 차임(임대료)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회는 감정평가를 토대로 월 2억 원 이상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지만, 일단 월 5000만 원으로 계산해 건물 임대료 27억 원을 갱신위에 청구하겠다고 했다.

교회는 이뿐 아니라 2014년 1월 1일부터 갱신위 교인들이 사용한 전기·수도·가스 요금을 대납해 왔다며, 이 돈도 돌려받겠다고 했다. 교회가 고지서를 토대로 산정한 내역을 보면, 강남 예배당의 연간 전기 요금은 4500만 원을 상회한다. 관리비를 합산하면 2014년 9300여 만 원, 2015년 8280여 만 원 등으로 2018년 5월까지 총 3억 5000만 원에 이른다. 2014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의 건물 임대료에 해당하는 27억 원과 관리비 3억 5000만 원을 합쳐 30억 5000만 원을 청구한 것이다.

사랑의교회는 명도 소송을 제기하기 이전부터 강남 예배당 확보를 위한 시도를 해 왔다. 강남 예배당을 역사관 및 선교 센터 용도로 사용하겠다며 30억 원대 리모델링 계약을 맺고, 시설 보수 및 안전 점검을 명목 삼아 강남 예배당 시설 일부를 부수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은 공사 업체가 갱신위 교인들을 상대로 제기한 업무방해 가처분을 기각하는 등 리모델링에 제동을 걸었다. 2017년에는 동서울노회 소속 노회 목회자들의 강남 예배당 설교를 금지해 달라는 청원을 올려 교단 목회자들의 참석을 제한했다. 또 갱신위 교인 30여 명을 무더기로 권징 재판에 회부해 면직·정직 등의 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갱신위는 이번 소송을 왜 제기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갱신위 관계자는 8월 6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소장을 보니 꼼꼼하지도 않고, 급하게 썼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교회 주장에 허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선 강남 예배당은 종교 부지인데, 감정평가는 상업 용지로 가정한 것 같다. 종교 부지에 다른 시설이 들어올 수 없는데 무슨 기준으로 27억 원에 관리비까지 달라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교회가 낸 소송은 사용 수익을 제한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이 소송에 대한 당회와 공동의회 결의가 없었다면 문제가 될 것이다. 또 대법원에서 오정현 목사의 위임목사 자격이 없다고 한 상황인 데다가, 30여 명을 면직 및 출교한 권징 재판도 법원에서 다투는 상황 아닌가. 소송요건도 안 되는 상황이고, 된다고 하더라도 교회가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갱신위 교인들이 현재 사용 중인 강남 예배당 내부. 뉴스앤조이 박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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