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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이해 당사자 만나 밥 먹고 차 마신 예장통합 재판국원들
'향응 수수 의혹'…"대가성 만남 아냐, 우리는 사찰 피해자"
  • 장명성 기자 (dpxadonai@newsnjoy.or.kr)
  • 승인 2018.08.02 17:43

[뉴스앤조이-장명성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최기학 총회장) 총회 재판국원 목사·장로 3명이 향응 수수 의혹에 휩싸였다.

총회 재판국 김 아무개 목사와 신 아무개, 기 아무개 장로는 7월 17일 오후 6시경 서울 종로 예장통합 총회 회관 인근 한 카페에서 서울교회 홍 아무개, 전 아무개 협동목사를 만났다. 서울교회는 이종윤 원로목사 측과 박노철 목사 측으로 양분돼 수년째 분쟁 중이다. 두 목사는 이종윤 원로목사 측 인사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시 카페에서 대화를 나눈 뒤 인근 식당으로 이동해 함께 저녁을 먹었다. <뉴스앤조이>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5명은 고기를 함께 나눠 먹었다. 식탁에는 맥주병과 사이다병이 놓여 있었다. 식사가 끝난 뒤에는 서울교회 전 목사가 결제했다.

예장통합 총회 재판국은 재판국원 15인(목사 8인, 장로 7인)으로 구성된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교단 '대법관'에 해당하는 총회 재판국원이 재판 이해 당사자를 따로 만나 차를 마시고, 식사를 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재판 공정성에 의심을 살 수도 있다. <뉴스앤조이>는 재판국원들에게 재판 이해 당사자를 만난 이유를 물었다.

재판국원들은 만남 자체는 인정했지만, 대가성은 없었다고 했다. 김 목사는 8월 2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두 목사가 지지하는 쪽을 편들기 위해 만난 게 아니라고 했다. 그는 "이종윤 목사 측에서 재판국원 일부를 고소한 바 있다. 괜히 재판국원들과 얼굴 붉히지 않았으면 해서, 고소 취하를 권유할 목적으로 협동목사들을 만났다"고 했다.

김 목사는 결제도 자신이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원들과 식사하러 가는데 두 목사가 따라왔다. 밥 먹으러 가는데 따라오지 말라고 할 수 없었다. 식사가 끝나 갈 때 전 목사가 먼저 나가서 결제했기에 취소하고 내가 다시 결제했다. 영수증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식탁에 놓인 맥주병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김 목사는 "내가 주문해서 마셨다. 과거부터 당뇨를 앓아 왔다. 함께 골프를 치는 의사 장로님이 '긴급하게 저혈당이 올 때는 맥주에 사이다를 타 먹으면 혈액순환이 잘된다'고 해서 가끔 마신다. 하필 그날 당뇨약이 없어서 혈액순환을 위해 사이다와 함께 한두 잔 마셨다"고 했다.

자리에 함께했던 다른 재판국원도 비슷한 취지로 말했다. 기 장로는 8월 2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재판이 끝난 후에 커피 한잔하고, 김 목사가 밥 사 준다고 해서 따라갔다. 재판국원끼리 커피 마시고, 식사하면서 앞으로의 재판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뿐인데 뭐가 문제냐"고 했다. 그는 "두 목사가 누구인지도 잘 모른다. 사람 많은 공개 장소에서 향응을 받는다는 게 말이 되는가. 그럴 만한 장소도 아니다"고 했다.

"재판 이해 당사자 만나는 것보다
미행·사찰이 더 큰 문제"

재판국원들은 재판 이해 당사자를 만난 사실보다 자신들을 미행한 사람이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카페와 식당에서 계속 따라다니는 사람이 있었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니 그 사람이 몰래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고 녹음도 했다. 우리는 사찰 피해자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원고나 피고 쪽 사람을 만나는 일 자체에 문제 소지가 있을 수도 있다. 만약 내가 한 행위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100%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전 목사는 "재판국원들이 불러서 식사 자리에 갔고, 관례에 따라 어른들을 대접하는 마음에서 식사비를 결제했다. 그런데 김 목사가 취소하고 다시 결제했다"고 했다. 그는 "냉면 한 그릇하고, 외국산 소고기 3인분 구워 먹은 게 전부다. 김 목사는 식사도 제대로 못했다. 향응 제공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전 목사도 재판국원을 만난 것보다 불법 사찰과 미행이 더 큰 문제라고 했다. 그는 "(박노철 목사 측이) 법리적으로 불리하니까 재판국원을 사찰·미행하고, 여론 몰이로 재판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악의적이다"고 주장했다.

향응이나 접대 여부를 떠나, 재판국원이 재판 당사자를 만난 사실 자체만으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일과 관련 없는 한 재판국원은 "나는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까 봐 재판 이해 당사자는 절대 만나지 않는다. (향응 수수 의혹이 나온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장통합 헌법에는 향응과 관련한 규정은 따로 없다. 다만 '사건 담당 직원(재판국원, 기소위원)이 사건과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한 행위'에 대해 권징하게 돼 있다. 일반 판사는 법관징계법 제7조의2에 따라 금전·물품·부동산·향응 등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 징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익금의 최대 5배에 해당하는 징계 부가금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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