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장명성 기자]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2018 할랄 푸드 페스티벌' 개최를 준비 중인 한국관광공사(관광공사)가 보수 개신교인들의 집단 항의에 시달리고 있다. 개신교인들은 할랄 푸드 페스티벌이 특정 종교(이슬람)에 혜택을 주는 편중된 정책이라고 반발하며, 관광공사에 조직적으로 항의 전화를 하고 있다.

할랄 푸드 페스티벌 개최를 반대하는 글은 7월 16일 한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라왔다. 정부가 할랄 푸드 페스티벌을 통해 무슬림을 끌어들이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다음 날, 난민 반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관광공사 담당자 내선 번호까지 함께 적혀 있었다. 댓글 중에는 "전화했는데 직원이 '항의가 빗발친다'고 하더라. 더 하면 (행사가) 취소될 거다. 학을 떼게끔 호통치고 훈계했다"는 경험담도 있었다.

할랄 푸드 페스티벌을 막자는 글은 보수 개신교인을 중심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이슬람 반대 운동에 앞장서는 김윤생 목사(예장합동 전 이슬람대책위원)는 소셜미디어에 '2018 할랄 푸드 페스티벌 개최에 대한 이의 제기'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다. 김 목사는 "그동안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한 행사들이 이슬람에 집중되어 있다. 특정 종교에 편향된 정책을 펴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주장했다.

게시글에는 '(행사가) 취소될 때까지 전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관광공사는 할랄 푸드 페스티벌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진행하는 사업이라고 해명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7월 20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이번 행사는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권 이슬람 국가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예상 방문객 3만 명 중 외국인 방문객은 5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경제를 위한 일이지, 종교와는 무관하다고 했다. 그는 "이같이 큰 행사를 국익의 관점으로, 경제 외연을 넓힌다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일부 개신교인이 '할랄', '이슬람'이라는 단어만 보고 항의한다. 그저께(18일)부터 시작된 항의 전화 때문에 업무를 보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토로했다.

할랄 푸드와 관련없는 '난민' 이야기도 같이 언급된다고 했다. 그는 "'이슬람 난민을 받아들이려는 의도로 (행사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항의도 많이 받고 있다. 처음에는 종교적 이유로만 반대하더니, 이번에는 난민 문제까지 엮으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지난겨울 평창 동계 올림픽 당시 관광공사는 개신교인의 집단 항의로 '무슬림 기도실' 설치를 진행하지 못했다. 항의 전화에 앞장서는 개신교인들은 그 여세를 몰아 이번에도 막아 내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관광공사는 "할랄 푸드 페스티벌은 이미 개최하기로 한 것이다.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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