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성공회 79회 총회는 미국 전 지역에서 동성 결혼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했다. 미국성공회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미국성공회 전 교구에서 동성 결혼이 가능하게 됐다. 미국성공회 79회 총회는 지난 7월 13일, 동성 커플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결혼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 'B012'를 가결했다. 성직자 99명이 찬성하고 3명이 반대했으며, 평신도 101명이 찬성하고 5명이 반대 의사를 밝혀 압도적인 표 차이를 보였다.

미국성공회는 2015년 총회에서 교단 소속 성직자가 동성 결혼의 주례를 설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했다. 하지만 이에 동의하지 않는 주교나 교회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중부플로리다, 앨바니, 댈러스, 북부다코타 등 8개 교구는 법안의 적용을 거부했다. 이 교구 관할 지역에 살고 있는 동성 커플은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

올해 총회에서 통과한 법안 B012는 2015년 결의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성직자 혹은 교회가 동성 결혼의 주례를 거부할 경우, 동성 결혼을 찬성하는 다른 교구에서 미국성공회 소속 사제가 결혼식을 주례할 수 있도록 했다. 성직자들에게 동성 결혼식의 주례를 강요하지 않고 자율권을 보장해 주는 대신, 동성 결혼식을 원하는 교인들의 권리도 보장한 셈이다.

B012의 통과로 동성 결혼을 반대하는 8개 교구 주교들의 의견이 바뀐 건 아니다. 이들은 법안 통과 후 공동 명의로 발표한 성명서에서 "우리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영원한 결합을 이어 가는 게 성스러운 결혼임을 믿는다"며 동성 결혼 반대 의사를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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