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가 7월 13일 당회 운영위원회를 열고, 교인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온 정 아무개 부목사를 해임하기로 결의했다. 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헌법 '권징'에서, '성경상의 계명에 대한 중대한 위반 행위' 등을 적용했다.

정 목사는 미국 침례교단 소속으로 뉴저지에서 이재훈 목사와 함께 사역하다 2009년 온누리교회에 부임했다. 이민 1.5세대인 정 목사는 능통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역을 주도했다. 온누리교회가 존 파이퍼 목사, 필리핀 권투선수 매니 파퀴아오 등 해외 명사들을 초청했을 때 통역은 늘 정 목사 담당이었다.

정 목사는 온누리교회 서빙고 캠퍼스에서 매주 새 신자 예배 설교를 담당해 왔다. 교회 안팎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정 목사는 7월 8일 갑자기 강단에 오르지 않았다. 주보에는 정 목사가 설교자로 적혀 있었지만, 다른 목사가 설교했다. 교회에서는 정 목사가 사역이 힘들다는 이유로 사임했다는 소식이 퍼져 나갔다. 

하지만 정 목사가 교회를 떠난 것은 여성 교인 A와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 온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정 목사는 A와 2017년 초부터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온누리교회 한 부목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7월 7일 사실을 인지했고, 바로 정 목사를 모든 사역에서 손을 떼게 했다. 이후 당회 운영위원회를 열어 정 목사의 해임을 결의했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불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누리교회는 7월 16일 교회 홈페이지에 이재훈 담임목사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온누리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운영위원회는 해임을 결의한 뒤, 장로와 부목사 등 전체 당회원 700여 명에게 이재훈 목사 명의의 사과문과 정 목사의 사죄문을 발송했다. 7월 16일 오후에는 교회 홈페이지에 이재훈 목사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과문에는 "불륜을 범한 정OO 목사를 해임했다"며 "목회자의 죄악으로 성도들에게 큰 실망과 상처를 끼쳐 드려 모든 목회자를 대표해서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적혀 있다. 

정 목사는 온누리교회에서는 해임됐지만, 미국 교단 소속이라 아직 목사 신분은 유지하고 있다. 온누리교회는 "정 목사가 소속된 미국 교단에 이 사실을 전달하여 소속 교단의 엄중한 징벌과 합당한 치리를 받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회는 A에게 상담학을 전공한 교회 소속 부목사와의 상담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누리교회는 7월 17일부터 8월 5일까지 20일간 '목회자 금식 기도회'를 열기로 했다. 교회는 "지금은 우리 모두가 다시 회개하고 하나님과 교회 앞에 바로 서도록 기도할 때다. 하루 적어도 두 끼 이상 금식하고 회개하며 함께 기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공지했다. 

목회자 성 문제는 목사와 교인처럼 권력이 불균형한 사이에서 주로 발생한다.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해서는 예방 교육이 필수다. 앞으로 예방 교육을 진행하느냐는 질문에, 교회 관계자는 "온누리교회에서는 이미 성추행 예방, 여성 교인과의 관계에서 주의해야 할 점을 중심으로 예방 교육을 진행해 왔다. 그럼에도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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