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교회 담임목사를 지낸 박원호 총장은 숫자를 초월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교인이 1만 명 넘어도 늘 숫자가 신경 쓰였다. 한 사람이라도 빠지면 속상했고, 새 사람이 오면 되게 좋았다. 목회할 때 숫자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아는데, (이제는) 숫자를 초월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매주 낙심할 것이다."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주님의교회 담임목사를 지낸 박원호 총장(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말에 목회자·신학생 100여 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교회를 향해 박 총장은 숫자에서 벗어나 하나님나라를 향하라고 주문했다.

7월 10일 '사회적 목회 컨퍼런스' 강사로 나선 박원호 총장은, 교회가 더는 성장하기 어렵다고 했다. 인구가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숫자에 목매면 목회 의미를 잃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교회 본질적 문제는 숫자가 아니라, 세상에 등 돌리고 실망을 안긴 것이라고 했다. 박 총장은 "세상은 의와 평화, 기쁨을 소망한다. 반면 교회는 충성, 봉사, 희생, 헌신을 강조하고 있다. 목회의 원칙이 빗나간 것이다. 교회가 의와 기쁨, 평화를 추구해야 하는데, 싸우고 갈라지고 있다. 세상이 교회를 더 걱정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박원호 총장은 '하나님나라'를 강조했다. 하나님나라를 죽어서 가는 천국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하나님나라는 이 땅의 정치·경제·문화 등 모든 영역을 포함한다며, 그렇기에 교회는 세상을 섬겨야 한다고 했다. 박 총장은 "교회 밖에서도 성령은 역사한다. 교회는 지역사회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 세상을 의롭게 화목하게 기쁘게 만들어 가야 한다"고 했다.

교회 재정 투명성과 지역사회를 위한 사역도 강조했다. 박 총장은 "주님의교회에서 시무할 때 목회자 사례비를 다 공개했다. 재정에 문제가 없도록 해야 한다. 재정의 절반을 사회로 흘리는 전통도 유지했다"고 했다.

박 총장은 "한국교회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지만, 새로운 소망의 때라고 생각한다. 새 역사를 감당할 줄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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