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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의 시대, 그리스도인으로 살아남기
예멘 난민을 품어야 하는 이유
  • 김인성 (mercyholy@naver.com)
  • 승인 2018.07.09 18:00

지금은 가히 혐오의 시대라 불릴 만하다. 최근의 난민 사건이 대표적 예시다. 혐오의 원인은 다양하다. 무작정 외국인이 싫을 수도 있고, 꾸준히 이어져 온 민족성 교육의 결과일 수도 있다. 유럽에서 발생한 급진주의 이슬람의 테러 결과일 수도 있고, 난민들이 저지른 범죄 때문일 수도 있으며, 우리나라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판단, 혹은 이슬람의 여성 차별적 교리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혐오들은 대부분 단편적 사례의 일반화나 가짜 뉴스에 휘말려 발생한 심리적 불안감 표출로 나타난다.

이러한 기저에서 발생한 심리적 불안감은 어떤 팩트와 논리를 제시해도 개선되지 않고 더 자극적인 가짜 뉴스에 매몰되는 경향이 있다. 그 가짜 뉴스가 틀렸다고 밝혀져도 혐오를 벗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가짜 뉴스를 찾아 "이것 봐. 그건 틀렸다 해도(사실 틀렸다고 인정조차 안 하거나, 원래 없었던 뉴스인 양 치부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쏟아지는데 받아 줄 수 있겠어?"라는 더 극심한 혐오로 바뀔 뿐이다.

심리적 불안감은 '이성적 사고'라는 가면을 쓴다. 나와 내 가족, 이웃과 국가를 위해 정당하게 반대하는 것이라고 합리화하게 된다. 그들은 난민에 대한 기본적 이해조차 없다. 난민은 무조건 '가난'해야 하고 자기 나라로 돌아갈 생각조차 하면 안 되며 문화적으로는 우리나라에 완전히 동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들 난민은 취업을 위해 난민인 '척'하는 사람들이고 그중 소수는 ISIS와 같은 급진 테러 단체 소속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난민들이 할랄 식품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조차 그들에겐 '배부른 불평'이며 한국에 들어오고 싶어 하면서 한국 문화를 안 따르려고 하는 모습을 두고 '배부른 교만'이라고 생각한다.

실상은 어떤가. 난민은 꼭 가난한 사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어느 날 이유도 없이 국정원이 당신을 잡으러 쫓아다닌다면 당신도 정치적 난민으로 제3국에 갈 수 있다. 독재자가 나타나 민주화 운동을 하는 당신을 잡아 가두려 해서 도망친다면 당신도 난민이 될 수 있다. 한국에 전쟁이 나서 해외로 도망쳐야 한다면 당신도 난민이 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난민이 된 당신이 난민 신청한 국가의 사람들이 "한국인들은 아직도 개고기를 먹는 미개한 종족이래. 한국은 성폭행범을 잘 처벌하지 않아서 남자 대부분이 성폭행범이래. 한국은 유교 국가라서 가부장적 생각을 가지고 여성을 차별한대"라고 손가락질한다면 어떻겠는가. 당신 개인을 그렇게 하나의 문화적 범주로 묶어서 판단할 수 있는가.

이러한 혐오에 앞장서는 것이 한국 기독교계다. 지극히 포용적인 것 같으면서도 지극히 배타적인 이 집단은 '한국의 이슬람화'를 막기 위해 이 난민들을 배척한다. 참 부끄럽다. 그렇게도 자신의 복음에 자신이 없는가. 겨우 수백 명의 난민(혹은 4만 명의 난민 신청자)에게 종교를 빼앗길 만큼 기독교는 근본이 없는 종교인가. 자신의 삶에 얼마나 자신이 없으면, 이번 사건을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기보다 이슬람화할 것을 걱정하는가.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난민을 포용하는 것도 기독교다. 제주도의 천주교 신부들과 개신교 목사들이 나서서 자기 집을 내어 주고 있다. 난민들에게 쉴 곳을 마련해 주고, 통역과 취업을 알선해 주며, 재정적 지원을 한다.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식품, 의류, 공간도 제공한다.

이 양극단에서 어느 쪽이 옳은지는 자명하다. 예수의 삶이 어떠했는지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예수는 사마리아 여인을 품었다. 예수는 불치병 걸린 여인을 품었다. 예수는 나병 환자와 창녀, 가난한 이웃을 품었다. 예수는 자신을 따를 사람만 선별해 병을 치유하거나, 자신에게 헌금을 많이 낼 사람에게만 축복하지 않았다. 예수는 세리와 죄인의 친구였으며, 그들을 차별하는 권력을 꾸짖으셨다.

선택은 당신에게 있다. 당신의 중심에 예수가 있는가. 아니면, 종교로 위장한 권력과 교만이 있는가.

세상 모두가 멸시해도 그리스도인이라면 품어야 한다. 죄인인 당신을 품어 주신 게 예수다. 당신이 그렇게 고백했지 않은가. 그런데 왜 당신은 저들을 품지 못하는가. 저들이 범죄자일까 봐 두려운가. 생사의 주권은 하나님에게 있다. 믿고 품으라. 저들이 우리의 일터에서 자리를 뺏을까 봐 걱정되는가. 예수는 우리를 위해 목숨을 버렸다. 그 정도, 내어 줄 수 있으면 내어 주자. 저들이 한국을 이슬람화할까 봐 두려운가. 굳건한 믿음의 반석은 흔들리지 않는다. 알라에게 지는 하나님은 하나님이 아니다. 믿고 품으라.

당신이 그리스도인이라면, 그 어떤 변명도 할 수 없고 그들을 내칠 어떤 근거도 찾지 못한다. 모든 것을 내어 주었던 훌륭한 신앙의 선배를 본받아 아주 조금이라도 내어 주는 부끄러운 후배라도 되자.

김인성 / 부산장신대학교 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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