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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교회에 장애인은 몇 명 있는가(영상)
[북스앤조이] 김홍덕 <장애신학>(대장간)
  • 강동석 기자 (kads2009@newsnjoy.or.kr)
  • 승인 2018.07.08 12:19

[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한국교회는 장애인들에게 얼마나 열려 있을까. 한국의 등록 장애인 수는 전체 인구의 5%다. 등록되지 않은 장애인까지 포함하면 10% 이상으로 추정된다. 개별 교회에서 예배하는 장애인은 전체 교인의 몇 %일까. 교회 내 장애인들이, 전체 교회의 1%에도 못 미치는 특수 사역을 하는 교회에 몰려 있다는 것은 한국교회가 장애인들에게 닫힌 곳이라는 사실을 말해 준다. 기복신앙, 비장애인 중심의 프로그램 운영, 잘못된 신학, 교회성장주의, 장애인을 배제한 예배당 설계, 장애인에 대한 인식 부재 등은 오늘날 교회가 쌓아 올린 장벽들이다.

<장애신학 – 하나님 앞에서 나는 누구인가>는 장애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조이장애선교센터를 설립한 김홍덕 목사의 책이다. 학술적 저술이지만,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난 늦둥이 딸 조이와 함께 살아온 저자의 인생 여정이 책 곳곳에 녹아 있다. 이 책은 △장애인은 부정한 사람들인가 △장애는 죄의 결과인가 △종말론적으로 장애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등의 물음을 비롯한 신학적 문제를 다루고, 성경에 나와 있는 장애 메타포와 장애인을 향한 시선, 한국교회 내 장애인의 현주소 등을 살핀다. 장애인들을 어떻게 바라보는 것이 성경에 부합한 태도인지, 장애인을 염두에 둘 때 교회 사역을 어떻게 이끌어야 할 것인지 등 교회가 가야 할 방향도 살피고 있다.

"문제는 장애인의 문제를 장애라는 현상을 가지고 해석하기보다는 사회적 인식에 따라 장애인의 존재적 가치가 달라진다는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예수님이 바로 이런 관점에서 장애인을 바라보셨다는 것이다. (중략) 예수님께서 병자와 장애인을 고치시면서 죄를 용서하셨다고 선언하신 것은 장애인들에게 쓰였던 사회적인 낙인을 벗기는 일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장애는 죄와 관련이 있다고 믿는 당시 문화에서 죄를 사해 주셨다는 선언을 하심으로 그런 굴레를 벗게 해 주셨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병자들과 장애인들의 이런 굴레와 낙인을 벗겨 주심으로 그들이 다시 사회에 복귀하여 환영받을 수 있는 조건으로 만들어 주신 것이다.

그러므로 장애인들에게 하나님의 치유를 말할 때 치료의 개념으로 다가가선 안 된다. 그들은 이미 육체적인 치료 때문에 많이 지친 사람들이다. 장애를 고쳐 보겠다고 하다가 너무나 많은 것을 잃어버린 사람들이다. 의사와 약을 찾아다니다 재산을 탕진하고 신유로 고쳐 보겠다고 은사자들을 찾아다니다가 이젠 심령마저 메말라졌다. 물론 하나님이 하시고자 하시면 장애도 벗어 버리게 하신다. 그러나 그것은 일반적인 법칙이 아니다." (334~335쪽)

<장애신학 - 하나님 앞에서 나는 누구인가> / 김홍덕 지음 / 대장간 펴냄 / 482쪽 / 1만 5000원. 뉴스앤조이 경소영

교회, 시혜적 관점 넘어

장애인을 사역 파트너로 인식해야

저자는, 기도를 많이 하는 교회일수록 장애인을 더 고통스럽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아픔을 함께 나누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낙인을 찍고 개인의 믿음 문제로 책임을 돌리면서 고통을 가중하는 현실을 꼬집는다. 교회는 장애인을 위한 사회적 시스템 구축이나 총체적인 인식 변화에 얼마나 기여했을까. 장애인 부서가 있는 교회들조차도 장애를 교육적 자료로 바라보거나, 시혜적 관점에서 복지 차원으로만 장애 문제를 접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배의 편의성을 앞세워 장애인을 배제하고 격리하는 방식으로 나아가는 것은 반성할 필요가 있다.

예언서가 그리는 종말론적 하나님나라 풍경에서 장애인은 변두리 인물이 아닌 주역으로 등장한다. 이 땅의 교회는 하나님나라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편의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공동체 사역을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역으로 구분하지 않고, 장애인을 사역 파트너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애인들이 예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편의 시설을 받는 예배의 객체에서 이제 예배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장애인들의 예배 접근권을 위해 편의 시설을 해 놓은 교회조차도 휠체어가 강대상에 올라갈 수 있도록 디자인된 교회는 아주 드물다는 사실이 그 좋은 예다. 이제 설교자도 사회자도, 성가대원도 교사도 장애인에게 문호를 개방하여야 한다. (중략) 너무 과한 요구라는 반론도 있으나 그동안 장애인들의 권리를 제한해 왔던 것이지 지금 호의를 베푸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하겠다.

예수님께서 사회로부터 버림을 받은 세리, 간음한 여자, 문둥병자 등을 찾아가시며 그들을 치유해 주심으로 그동안 사회적으로 종교적으로 접근이 금지되었던 이들에게 예수님 자신을 '접근할 수 있는 하나님'으로 친히 내어 주신 것이다. 그럼에도, 오늘날 여전히 신학적으로, 관습적으로, 문화적으로 장애인들이 예수님께 접근하는 길을 막고 있다. 이제 접근을 막는 모든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 (429~430쪽)

김홍덕 목사(맨 오른쪽부터)와 딸 조이, 김 목사의 아내. 김홍덕 목사는 현재 우간다에서 선교 사역을 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장애신학이 필요한 이유

이 책은 '의학적 모델', '사회적 모델', '마이너리티 모델', '문화적 모델' 등 사회에서 장애를 어떻게 인식해 왔는지 먼저 살핀 후 본론으로 들어간다. 저자는 신학이 그동안 편파적이고 장애인에 무관심했기에 장애신학이 생겨났다고 지적한다. 장애신학은 장애인의 진정한 정체성을 찾아 주는 것을 중요시한다. 서장까지 18개 장으로 구성돼 있는 <장애신학>의 신학적 논의는, 그간 신학자들이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점을 비장애인 관점에서 조명해 왔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것으로 시작해, 종말과 그 이후의 삶에서 장애인이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어떤 위치에 있을지 이야기하는 것으로 끝난다.

저자 김흥덕 목사 본인도 장애 경험(희귀병 면역결핍무력증)이 있다. 조이장애선교센터를 운영해 왔기에 장애인과 장애 문제를 잘 이해하고 있다. 논의가 단지 이론에 그치지 않는다는 말이다. 저자는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과정을 밟고, 리폼드신학교에서 신학 석사와 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문적 배경은 보수 개혁주의인 셈이다. 하지만 자유주의자들의 이야기 중 올바른 주장을 20~30년 뒤에 따르는 경향이 보수 교회에 있다면서, 이 때문에 많은 소외 계층이 고통당한다고 언급하는 만큼 신학적 논의를 협소하게 하지 않는다.

이 책은 교회 속 장애인들 사례가 많이 실려 있다는 게 강점이다. 각 장을 시작하면서는 장애인을 향한 잘못된 시선을 보여 주는, 실제 장애인이나 장애인 가족이 사회와 교회에서 겪은 일을 짤막하게 배치하고 있다. 여는 말과 닫는 말에는 저자가 쓴 것으로 보이는 일기가 담겼다. '여는 말'에는 병원에서 다운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고 난 이후에 딸 조이를 낳을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겪은 일과 들었던 생각을 정리한 일기를, '닫는 말'에는 조이가 열두 살이 되기까지 조이장애선교센터를 운영하면서 느꼈던 소회를 정리한 일기를 일부 발췌해 실었다.

장애인 공동체 라르쉬를 세운 장 바니에 신부와, 라르쉬에서 안식년을 보내다가 아담을 돌보면서 신앙의 전환을 맞아 평생 그곳에서 생활한 헨리 나우웬 이야기도 꺼낸다. 이들은 지적장애인들을 통해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고 수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면서 장애인들과의 동역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 줬다. 저자는, 그와 마찬가지로 조이장애선교센터의 선교 사역을 하나님나라를 위한 조이와의 동역이라고 표현한다. 이 책은 교회에서의 장애인 및 장애 문제에 대한 인식의 물꼬를 터 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장애인이 교회에 존재하여야 하는 이유는 비장애인들이 교회에 있어야 하는 이유와 똑같다. 사회에 10~20% 존재하는 장애인이 교회 안에는 그 정도에도 훨씬 못 미친다. (중략) 교회가 가진 장애인들에 대한 비호감과 편견 그리고 바르지 못한 신앙적, 신학적 태도 때문에 교회에 발을 들여놓았던 장애인들이 상처를 입고 다시는 교회에 발을 들여놓지 않기 때문이다. 교회는 모든 열방과 민족 방언이 함께하는 곳이다. 주님의 피값으로 사신 교회는 어떠한 장벽도 존재하지 않는 유일한 곳이다. 그럼에도, 한 번 교회에 나왔다가 지금은 보이지 않는 장애인들이 너무 많다.

계단 때문에 더는 교회에 나오지 못하는 우리의 소아마비 친구 영철이. 큰맘 먹고 찾아간 교회에서 준비되지 않았으니 다른 교회를 가 보라고 권유하며 서둘러 집어 주는 몇 푼의 돈을 얼떨결에 받아들고 눈물을 펑펑 흘리며 집에 돌아간 시각장애인 준희는 어디 있을까? 손 떨림이 심하다는 이유로 성찬식에 참여를 거부당한 뇌성마비 보람이는 또 어디 있을까? 말 한마디 못 하는 지적장애라는 이유로 세례를 받지 못한 정민이의 손을 잡고 교회 문을 나가고서 더는 보이지 않는 정민의 부모는 지금 어디 있을까?" (412~4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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