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서울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현직 장로 김주수 의성군수가 과거 '음주 뺑소니'를 저지르고 검사 출신 국회의원을 통해 사건을 무마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김주수 군수는 2007년 사랑의교회 장로로 임직하고 총무장로와 당회 서기를 역임한 교회 내 주요 인사다.

<오마이뉴스> 6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경북 상주시·군위군·의성군·청송군)은 2014년 3월 김주수 의성군수 예비후보 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음주 뺑소니'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외압을 행사했다.

김재원 의원은 "2005년도에 우리 김주수 차관께서 차관 그만두시고 쓸쓸한 마음에 낮술 한잔하고 교통사고를 낸 적 있다"면서 이를 해결해 주기 위해 본인이 나섰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검찰 출신이라 사건 담당 검사에게 전화를 했고, 마침 담당 검사도 안동 출신이기에 "우리 지역 중요한 선배인데 봐주소"라고 부탁했다. 담당 검사도 "우리 고향도 가까운데 벌금이나 세게 때리고 봐줄게요"라고 말했다고 김 의원은 덧붙였다. 검찰은 실제 김주수 군수를 재판에 회부하지 않고 벌금 1000만 원 약식명령을 구형했다.

김주수 군수는 2014년에 이어 2018년에도 지방선거에서 이기면서 재선에 성공했다. 의성군청 홈페이지 갈무리

김주수 군수는 2014년 선거에서 75.07%를 득표해 군수로 당선됐다. 2014년 지방선거 당시 그는 선거 공보물에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0만 원을 납부한 사실을 적으면서 "지인들과 점심식사 중 약간의 음주 후 가벼운 추돌 사고가 있었으나 이를 인지하지 못하여 사고 지점을 조금 벗어난 상태에서 정차해 도주 차량으로 신고돼 일어난 사건"이라고 소명했다.

그러나 2005년 사건 당시 약식명령서를 보면 '약간의 음주'나 '가벼운 추돌 사고'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는 △혈중 알코올 농도 0.154%의 술에 취한 상태(0.1%를 넘으면 면허 취소)에서 약 50km로 주행했고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편에서 정상 진행 중인 피해자 이 아무개 씨의 차량 전면을 들이받고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각각 전치 3주간의 상해를 입혔으며 △즉시 정지하여 피해 상황을 살피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도주한 것으로 나와 있다. 김주수 군수는 벌금 1000만 원을 납부하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이 같은 범행에도 정식재판에 회부되지 않고 벌금만 납부한 것은 다른 유사 뺑소니 사건에 비해 낮은 수위의 처벌이라는 지적이 있다. 변호사 출신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6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외압을 행사한) 김재원 의원도 문제지만 '재판 안 받을 수 있도록 벌금이나 세게 주고 봐주겠다'고 한 검사도 문제가 크다고 본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겠다는 글을 남겼다.

김주수 군수는 2018년 선거 공보물에는 이 사건을 따로 소명하지 않았다. 경북 의성군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21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본인이 불이익을 감수하고 범죄에 대한 소명을 아예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재원 의원 발언에 관해서는 의성군선관위가 관여할 부분은 아니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사랑의교회 측에 이 사건에 대해 물었으나, 교회 관계자는 별도 입장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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