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와 가난> / 박노양 옮김 / 정교회출판사 펴냄 / 383쪽 / 1만 5000원. 뉴스앤조이 이은혜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서기 300년, 자본주의가 없던 그 시절에도 부의 불평등이 존재했다. 당시 신앙 공동체를 이끌던 정교회 교부들이 남긴 설교문에는 '부와 가난'이라는 사회문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가르쳤는지 명확하게 나와 있다. 

정교회출판사는 부와 가난에 대한 교부 여섯 명의 설교를 묶어 <부와 가난>이라는 책을 펴냈다. 서기 200년경부터 400년 사이에 활동한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 성 대 바실리오스, 신학자 성 그레고리오스, 니싸의 성 그레고리오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스,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설교문을 묶었다. 

"가난한 사람들을 멸시하는 것이 하느님을 능욕하는 것이라면, 반대로 그 피조물을 존중하는 것은 창조주께 영광 돌리는 것입니다. 성경에서 '늘 상종하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 이들은 모두 주님께서 지으셨다'(잠 22:2)라는 말씀을 읽을 때, 가난한 자들과 대립할 또 하나의 명분이라도 끌어낼 심산으로 하느님께서 이렇듯 부자와 가난한 자를 창조하셨다고 상상하지 마십시오. 나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구별은 하느님에게서 비롯된 것이라고 믿지 않습니다."

출판사는 교부들이 학문적인 개념으로 '부와 가난' 문제를 조명하지 않았다고 했다. 교부들이 "사목적인 배려와 관심으로 양떼들의 삶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실천적·영적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평했다.

설교문을 번역한 박노양 씨는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을 거쳐 프랑스 파리 성세르기오스신학원에서 공부한 평신도 신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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