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이부망천.' 서울에서 이혼하면 부천으로 가고 부천에서 망하면 인천으로 간다는 뜻의 신조어가 6·13 지방선거를 닷새 앞두고 탄생했다. 이혼 가정과 지역에 대한 비하를 담은 이 말은 정태옥 의원(전 자유한국당) 입에서 나왔다.

정 의원은 6월 7일 YTN에 출연해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양천구 목동 같은 데서 잘살다 이혼 한 번 하거나 하면 부천 정도로 가고,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 남구나 이런 쪽으로 간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자유한국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를 돕기 위해 방송에 출연했다. 정 의원은 "지방에서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가지고 오는 사람들은 서울로 온다. 그러나 일자리를 가지지 못한 채 지방을 떠나야 할 사람은 인천으로 온다"고도 했다.

논란이 된 이부망천 발언은 며칠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했다. 인터넷에는 정 의원과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는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는 본성은 어디 안 간다", "(정 의원의 발언은) 시민 모독죄, 지역 폄하 죄다", "지역 비하뿐 아니라 이혼 가구, 지방·직업도 차별하는 발언이다"고 비판했다. 정태옥 의원은 6월 10일 자유한국당을 탈당했다.

인천, 부천 지역 교계 목회자들이 차별 발언을 한 정태옥 의원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YTN 동영상 갈무리

인천과 부천 지역 목회자들도 정태옥 의원 발언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공직자로서 옳지 못했다는 발언과 함께 정계를 떠나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인천에서 35년간 목회해 온 최성규 원로목사(인천순복음교회)는 6월 1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주 나쁜 차별적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최 목사는 "인천을 사랑하는 목사로서 (이 이야기를 듣고) 너무 화가 났다. 지역·계층 차별은 사라져야 할 단어인데, 정치권에서 이 말이 나왔다는 게 어이없다. 이번 발언으로 자유한국당 표도 많이 날아갔다고 본다. 지도자는 겸손하고 희망을 줘야 하는데, (정태옥 의원은) 정치할 자격이 없다. 정치권에서 떠나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인천기독교총연합회 이동원 총회장도 "왜 그런 발언을 했는지 모르겠다. 공직자의 품위에 걸맞지 않은 생각 없는 발언이다"고 했다. 부천기독교총연합회 이주형 총회장도 차별적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회장은 "결코 바람직한 발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과 같은 시대에 차별적 발언을 하는 건 마땅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천에서 시무하는 김승민 목사(원미동교회)는 지역뿐만 아니라 이혼 가정, 경제가 어려운 사람에게 굉장히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발언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부천과 인천이 서울보다 열악한 건 사실이지만, 이 발언은 사실 여부를 떠나 잘못됐다. 지역 교회 목회자 모임에서도 이 발언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컸다. 공직자가 이혼 가정 등 어려운 사람에게 충격을 주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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