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교인과 간음했다는 이유로 인천연희교회 전 담임목사 윤동현 씨를 출교한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이철 감독회장직무대행) 재판이 정당했다는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 제3부(조희대 재판장)는 5월 30일, 윤동현 씨가 제기한 감리회 총회재판위원회 출교 판결 무효 확인소송 상고를 기각했다. 2년을 끌어온 윤동현 씨 간음 사건은 일단락됐다.

2016년 2월, 인천연희교회 내에서 윤동현 씨가 교인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교회 권사가 혼자 지내는 윤 씨 집에 들어가 다음 날 아침에 나왔기 때문이다. 이후 다른 유부녀 권사도 윤동현 씨와 부적절한 관계에 있었다고 폭로했다. 당초 윤 씨는 사임 의사를 표명했으나, 이후 "나는 부름 받은 종"이라면서 이를 번복했다. 교회는 분란에 휩싸였고, 교단 재판부는 윤 씨를 출교했다. 윤 씨는 이 문제를 법원에 가져갔으나, 법원은 출교 판결이 정당했다고 판단했다.

각종 소송으로 시간이 지연되는 동안, 윤 씨는 물리력도 사용했다. 그는 2017년 3월 말, 교회 유리창을 깨고 교회 공간을 일부 점유해 지금까지 점거를 지속하고 있다. 점거 당시 용역 업체 직원을 고용해 경비를 맡겨 주일예배마다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대법원 판결이 확정된 30일 오후, 윤동현 씨를 지지하는 교인은 연희교회 측에 2주 내로 퇴거하겠다는 뜻을 밝혀 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3월 31일 새벽, 윤동현 씨(빨간 원)가 용역을 고용해 교회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법원은 2017년부터 연달아 교단 재판부의 출교 판결을 인정해 왔다. 윤 씨가 교인과 간음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했고, 2017년 8월에는 윤 씨가 담임목사 직무를 하면 안 된다는 가처분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교단은 이런 판결이 나와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연희교회 교인들은 윤동현 씨를 빨리 내쫓고 교회 수습과 회복을 위해 후임 담임목사를 청빙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며, 중부연회(윤보환 감독) 본부 앞에서 시위까지 했다. 그러나 연회는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섣불리 나설 수 없다며 교회를 방치해 왔다.

지난해 8월부터, 교인들은 연회에 아현감리교회에서 오랫동안 목회한 조경열 목사를 담임자로 청빙하게 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조 목사는 과거 연희교회에서 아버지가 담임으로 시무할 때 유년 시절을 보낸 인연이 있고, 아현감리교회를 사임하고 4년 정도 남은 정년을 교회 회복을 위해 일하고 싶다며 자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인들도 동의했다. 2018년 2월, 교인들은 담임목사 임면 문제를 다루기 위해 구역회원 165명 중 110명의 동의로 감리사에게 구역회 소집을 정식 요구했다. 감리회 교리와장정에는, 구역회원 1/3 이상 요구가 있으면 감리사는 7일 내 회의를 소집해야 하고, 14일 이내 감리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소집을 거부하면 감독이 구역회를 소집할 수 있다고 나온다.

그러나 연회는 지금까지 이 요청을 받아 주지 않고 있다. 도리어 연회는 특정 목회자를 파송하려 시도하고 있다. 연희교회 관계자는 "윤보환 감독은 연희교회에 담임목사를 직권 파송하려는 입장이다. 윤 감독이 조경열 목사 말고 다른 사람을 추천하라면서 거절하기에 '다른 사람은 추천 못 하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지금까지 인사를 처리해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연희교회 교인들은 감리사가 구역회를 보이콧하고 있다며 연회에 행정재판 소송을 제기했다. 교회 관계자는 "교인 절대다수가 조경열 목사를 원하고 시위까지 했는데도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은 특정 목사를 보내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연희교회가 속한 중부연회 새인천지방 최병재 감리사는 5월 31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일부러 구역회를 열지 않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교인들이 감리사가 아닌 감독에게 구역인사위원회 개최 요구를 했기 때문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했다. 교인들이 자신을 상대로 연회에 행정소송을 걸어, 재판 결과를 본 후 어떻게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최 감리사는 조경열 목사가 연희교회에 적절하지 않은 목사라고 판단된다고 했다. 그는 "조 목사는 정년이 4년 남았는데 후배에게도 기회를 줘야 하지 않나. 또 교회가 어려운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비전을 세우려면 4년은 너무 짧지 않겠나. 이런 얘기는 조 목사에게도 직접 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윤보환 감독 입장을 듣기 위해 30일과 31일 전화를 걸었으나 그는 받지 않았다. 중부연회 조인현 총무는 31일 기자에게 "교리와장정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하고 회의 중이라며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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