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루터 전문가 중 한 사람이 김용주 박사다. 김 박사는 보수적 성향의 학자지만, 진보 성향의 독일에서 'Crux sola est nostra theologia(십자가만이 우리의 신학이다)'라는 주제로 2008년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루터 연구 저작은 <루터, 혼돈의 숲에서 길을 찾다>(익투스)와 <칭의, 루터에게 묻다>(좋은씨앗)이 있다.

김 박사는 독일어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다. 이는 학문 활동에서 증명되었고, 김 박사가 자유주의신학을 한국교회에 소개하고자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김 박사는 자유주의를 소개하는 대표적 저작으로 메이첸의 <기독교와 자유주의>(복있는사람)를 제시했다. 메이첸의 작품을 효과적이지만 자유주의 학자들의 저작에 대한 진술이 부족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래서 김 박사는 자유주의 연구자들 저술을 직접 독서하며 정리해 자유주의를 더 객관적으로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자유주의신학의 이해에 대한 객관성 확립을 시도했다.

<자유주의 신학이란 무엇인가? - 그리스도인을 위한 현대신학 강의 1> / 김용주 지음 / 좋은씨앗 펴냄 / 208쪽 / 1만 원

김용주 박사의 <자유주의신학이란 무엇인가>(좋은씨앗)는 메이첸의 <기독교와 자유주의>[참고로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황영철 번역(복있는사람)과 김길성(크리스챤서적) 번역이 유통되고 있다. 그 이전의 김남식 박사 번역은 절판됐다]와 비교하면, 메이첸은 자유주의를 한 권으로 제시한 반면 김용주는 자유주의신학에서 현대신학까지 3권을 기획했다. 현재 1권을 출판한 상황이다. 1권은 자유주의신학으로 메이첸과 공통되는 부분이고, 2~3권은 현대신학(신정통주의와 정치신학)을 제시할 것이다.

김 박사는 자유주의신학에 대한 이야기를 칸트에서 시작해서 슐라이어마허, 리츨, 하르낙으로 전개했다. 메이첸은 교리, 하나님과 인간, 성경, 그리스도, 구원, 교회 등으로 제시했다. 김 박사는 학자들의 주요 관계 저술을 독서하여 본문을 근거로 정립한 것을 제시했다. 칸트에서 시작한 것은 프란시스 쉐퍼의 분석[<이성에서의 도피>·<거기 계시는 하나님>(생명의말씀사)]도 참고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쉐퍼는 칸트 뒤의 인물인 헤겔을 절망선(The line of despair)으로 제시했고, 자유주의는 칸트를 기원으로 슐라이어마허에서 시작한다.

이 책의 가치 중 하나는 리츨의 저술을 원문 독서를 통하여 한국교회에 소개한 것이다. 리츨은 자유주의에서 가장 위력적인 인물이지만 영미 신학계에서도 이해가 빈약한 인물이다. 리츨의 문장 번역 자체에 학문적 가치가 있다. 리츨의 사상으로부터 현재 교회에서 사용하는 많은 신학 용어가 창출된다.

김 박사는 자유주의신학을 구도화했다. 슐라이어마허가 길을 닦고, 리츨이 건물을 세우고, 하르낙이 건물을 완성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교회가 자유주의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제언했다. 자유주의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할까, 질문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를 이해하지 못하면 결코 현재를 이해하지 못한다.

현재 교회 상황을 이해하려면 과거 교회를 이해해야 한다. 현재를 이해하지 못하면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 그래서 학자들은 과거의 산물에 대한 해석물을 내놓는다. 과거를 이해해야 현재와 미래를 설계(Design)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자가 해석한 과거를 이해하면서, 독자는 현재와 미래의 설계를 구현해야 한다. 아무리 미래를 설계하자고 외쳐도 과거를 이해하지 못하면, 기름이 없는 차에 열쇠를 넣고 시동을 걸려는 것과 같다. 그래서 자유주의를 명확하게 이해를 해야 하는 것이다.

김 박사는 한국교회의 빈약한 자유주의 이해를 해소하기 위해, 루터 전문가지만 현대신학 분야 저술을 감행했다. 신학자는 현재의 교회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을 자기 가치로 실현해야 한다. 우리 신학계에 뛰어난 독일어 실력을 보유한 학자가 부족했다. 독일어 원문을 독서한 산물을 우리말로 제시한 것은 큰 가치를 지닌다. 김 박사의 부드러운 필력이 묻어난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자유주의에 대한 이해를 잔잔하게 제공할 것이다.

*이 글은 <크리스찬북뉴스>에도 실렸습니다.
고경태 /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광주 주님의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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