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이홍정 총무)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교회협은 "남북 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은 이 땅에 봄비처럼 내려 생명의 기운을 북돋았다. 평화를 위한 불자와 그리스도인의 길은 다를 수 없다.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만드는 일에 함께하자"고 했다.

교회협은 "지혜와 자비의 삶을 사는 불자가 있어서, 정의와 사랑의 삶을 그리스도인이 있어서 살 만한 세상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았으면 한다. 하늘에서 떨어진 빗방울이 모여 내가 되고 강이 되고 바다가 되듯 우리 모두 온 세상에 스며들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아래는 성명 전문.

불기 2561년 부처님오신날을 축하합니다

한반도에 평화의 봄이 화창합니다. 이 좋은 시절, 부처님오신날을 맞으신 불자들께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지난 백여 년 동안 이 땅은 평화가 없는 땅처럼 여겨졌습니다. 남북의 갈등은 사회적 갈등과 직결되어 있었고, 끝나지 않은 전쟁은 우리의 삶을 움츠러들게 했습니다. 이런 형편이라 사람의 마음과 마음을 잇는 일은 휴전선을 걷어 내는 일보다 더 힘든 일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봄을 만났습니다. 남북 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은 이 땅에 봄비처럼 내려서 생명의 기운을 북돋았습니다. 이 땅에 평화가 꽃피고 희망이 춤출 날이 곧 다가올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에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종교인들의 노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우리 종교인들은 평화를 위한 길은 인도주의적이어야 하며, 모든 사람의 지혜와 힘을 모을 때 열리는 길임을 오랜 세월 주지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사람은 불성을 가진 청정한 존재임을 알려 주셨습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만드셨다고 믿습니다. 종교인들은 삶을 통해서 자신의 신앙을 증명하고 평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입니다.

평화를 위한 불자와 그리스도인의 길은 다를 수 없습니다. 생명을 지키고 희망을 만들어 가는 길에 불자와 그리스도인의 생각이 다를 수 없습니다.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만드는 일, 지난 세월 우리를 괴롭혀 온 이 땅의 많은 부조리를 걷어 내는 일, 청년과 노인의 삶, 여성과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 이 모든 것들이 불자와 그리스도인이 함께 할 일들입니다.

지혜와 자비의 삶을 사는 불자가 있어서, 정의와 사랑의 삶을 그리스도인이 있어서 이 세상이 살만한 세상이라는 말이 낯선 말이 아니면 좋겠습니다. 하늘에서 떨어진 빗방울이 모여서 내가 되고, 강이 되고, 바다가 되듯 우리 모두 온 세상에 스며들어 향기롭기를 기대합니다.

화창한 봄날, 부처님오신날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여러분들이 계신 모든 곳이 열반이고 평화의 땅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18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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