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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총장 "잔잔한 총신에 누가 먼저 돌을 던졌나"
"총회가 먼저 학교 장악 시도"…문찬수 재단이사, 청탁 의혹 메시지 발송에 증인 소환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8.05.17 13:34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교단 부총회장 후보 자격을 달라고 2000만 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총신대학교 김영우 총장의 배임증재 공판이 5월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속행했다. 이번 재판에는 총신대 재단이사이자 2016년 김영우 총장이 부총회장에 입후보할 때 총회 선거관리위원이었던 문찬수 목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문찬수 목사가 법정에 소환된 이유는 그가 쓴 문자메시지 때문이다. 문 목사는 2016년 9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전계헌 총회장) 총회 이후, 교단 내 한 목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총회장 박무용 목사가 김영우 총장에게 2000만 원을 받아 이를 검찰에 고소했다는 소식이 퍼진 후였다.

공판에서 검사가 문자메시지 내용을 낭독했다. "내가 대장 등을 밀었거든요. '한번 찾아가 보이소. 그래야 인사가 되는 거 아닙니까. 그게 사는 도리입니다.' 그게 칼이 될 줄 몰랐습니다. 모두 내 죄네요. 매일 죽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차마 혼자 죽을 수 없어서."

검사는 문찬수 목사에게 이 문자메시지를 언제, 왜 작성했는지 물었다. "등을 밀었다", "칼이 될 줄 몰랐다", "모두 내 죄다"와 같은 표현은 왜 사용했는지 추궁했다.

문찬수 목사는 "정확한 작성 시점은 기억하기 어렵지만, 이 사건(배임증재)이 터지고 난 후, 내가 공연한 짓을 해서 이런 결과가 왔나 싶어서 괴로웠다. 지금도 괴롭다. 고소인도 피고인도, 증인인 나도 목사인데, 재판장님 앞에서도 부끄럽다"고 대답했다.

검사는 "대장 등을 밀었다"는 표현은 김영우 총장을 '대장'으로 지칭한 것이고, 박무용 총회장에게 2000만 원을 전달하라는 뜻이 아니냐고 물었다. 문찬수 목사는 완강히 부인했다. 그는 "당시 총회와 총신 갈등이 심했다. 총회장 박무용 목사가, 총신대 재단이사회를 인정할 수 없다며 자의적으로 전 총회장 백남선 목사를 재단이사장직무대행으로 선정했다. 안명환 재단이사장직무대행이 총회장을 업무방해로 고소하는 등 양측이 극도의 긴장 관계였다. 평소 존경하는 김영우 총장에게 중재를 부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영우 총장에게 박무용 목사를 만나 보라고 권유한 시점이 언제냐고 묻는 질문에, 문찬수 목사는 "정확히 기억하기 어렵다. 만나서 권유를 했는지 전화로 했는지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어쨌든 그렇게 말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인사가 되는 것 아니냐"는 표현은 왜 썼는지 묻자 "(박무용 목사가) 암인가 중병 걸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교단 수장이니 문병 가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검사가 "투병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느냐"고 묻자 "소문을 들었다. 수술했는지 암에 걸렸는지, 아무튼 아프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검사는 재차 "박무용 목사 투병은 예전에 있었던 일인데, 2016년 당시 투병 중이라는 소문을 들었다는 것이냐"고 물었다. 문찬수 목사는 "아픈 건 작년에 아팠는데 소문은 올해 들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인사 삼아서라도 문안하는 게 옳지 않겠느냐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박무용 목사는 3월 9일 증인신문에 출석해 "2014년 입원한 적 있지만 2016년에는 입원한 적 없다. 수술은 부총회장 되기 전에 했다"고 증언했다. -기자 주)

검사는 박무용 목사를 찾아가 보라고 권유한 게, 당시 논란이 되었던 김영우 총장의 부총회장 입후보 문제 때문 아니냐고 물었다. 문찬수 목사는 "선거하고는 전혀 상관없다. 내가 시골 목사지만, 목사가 양심 속여 가면서 살지는 않는다. 비록 개인적으로 지지하는 분이었지만, 공과 사는 분명하다. 개인적으로 김영우 총장은 부총회장 출마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했다.

문찬수 목사가 교단 내 한 목사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내용은 검사가 증인신문 당시 공개한 내용을 이미지로 재구성한 것으로, 날짜와 시간은 정확하지 않음).

그러나 문찬수 목사의 행적은 증언을 의심하게 한다. 2016년 당시 선거관리위원회는 파행으로 치달았다. 위원장 백남선 목사는 김영우 총장과 상대 후보 정용환 목사 두 명의 후보 자격을 결정하기가 어렵다며, 총회 석상에서 총대들에게 맡기자고 했다. 일부 선관위원은 그렇게 할 수 없다며 후보 자격을 선관위가 정해야 한다고 했다. 갈등 끝에 선관위원 10명은 백남선 위원장 불신임안을 내고, 두 사람 모두 후보 자격을 인정한다고 자체 결의했다. 문찬수 목사도 위원장 불신임안을 가결한 10명 중 1명이었다.

문찬수 목사는 "김영우 총장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백남선 목사가 위원장으로서 회의를 공정하게 하지 않아서 불신임에 가담한 것이다. 자기 맘에 들지 않는다고 정회하고, 약속 있어서 가 버린다고 하고, 자기는 위원장이고 우리는 위원이라고 다른 목사들 무시하는 처사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불신임한 것이다. 어차피 10명끼리 결의한다고 해서 무슨 효력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검사는 문찬수 목사 진술을 들은 후 "그렇다면 증인이 피고인 등을 떠민 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박무용 목사를 찾아가 총회와 총신 사이를 중재하라는 뜻이었고, 선거관리위원으로서도 김영우 총장을 지지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는데, 왜 자책하는 메시지를 보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문찬수 목사는 "결과가 이렇게 됐으니 그 말을 문자메시지에 썼을 뿐"이라고 했다.

김영우 총장 변호인은, 문찬수 목사에게 "박무용 총회장을 만나 보라고 한 것은 중재 역할을 맡아 보라는 뜻이었나"는 취지로 짧게 신문했다.

다음 재판에서는 증인신문에 불출석한 허활민 목사 신문이 예정돼 있다. 허 목사는 문찬수 목사가 보낸 문자메시지를 제삼자를 경유해 수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미국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김영우 총장 측은 전 총회장이자 당시 재단이사장직무대행을 맡았던 안명환 목사를 증인으로 추가 신청했다. 두 사람의 증인신문은 7월 12일 열릴 예정이다.

김영우 총장은 교육부의 '파면' 처분이 타 대학 사례에 비춰 봤을 때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개인 비리도 나온 게 없다고 했다. 사진 제공 총신대보

김영우 총장 "개인 비리 못 잡으니
핸드폰 사용까지 문제 삼아
인삼 선물은 후원팀에서 진행,
10만 원짜리 선물로 청탁하는 사람 아냐"

이날 재판은 앞선 사건들이 지연되면서 예정보다 약 3시간 늦게 시작했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김영우 총장은 문찬수 목사, 변호인과 긴 시간 대화를 나눴다.

평소와 달리 이날 김영우 총장은 기자의 취재에도 적극 임했다. 그는 기자에게, 교육부 처분 결과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리를 잡아낼 게 없으니까, 내가 핸드폰 두 대 쓴 것과 관례에 따라 입시 수당 받은 것까지 문제 삼았다"고 말했다. 김영우 총장은 100억 원대 회계 부정이 적발된 수원대를 언급하며 "교육부가 수원대 총장은 해임하라고 하고 나는 파면하라고 한다. 이게 형평성에 맞다고 보느냐"고 반문했다.

인삼을 교단 내 유력자들에게 발송한 데 대해 "그 명단은 내가 아니라 100만기도후원팀에서 만들었다. 하귀호 목사가 실무를 맡았을 것이다. 목사들에게 선물하는데 3만 원짜리 이런 건 좀 그러니까 10만 원 정도로 책정한 것 아니겠나. 부총회장 나간다고 선물할 거면 무슨 10만 원 짜리나 주겠나. 나 김영우는 그렇게 하는 사람 아니다"라고 했다.

총회와 총신과의 관계가 악화한 원인, 총회 목회자들이 김영우 총장을 싫어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나를 넘어뜨리고 밟아야 하는데 잘 안되니 더 그러는 것 같다"고 했다. 김영우 총장은 "선배 목사들이 수십 년간 운영이사회-재단이사회 관계를 지켜 왔다. 그 전통에서 선의의 경쟁을 했다. 그런데 2014년부터는 총회가 총신을 장악하려 하지 않았나. 우리가 먼저 (정관 개정하고) 그런 게 아니다"고 했다.

2014년 9월 99회 총회에서는 총신대 재단이사 임기는 4년이며 1번만 연임 가능하다고 결의했다. 10년 넘게 재단이사를 해 온 김영우 총장을 겨냥한 것이었다. 당시 재단이사장이었던 김영우 총장은 '총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을 내 이겼다. 법원은 총회가 사학의 권한을 침해한다고 봤다.

김영우 총장은 "총회 결의라는 이름 빌려서 몇 사람이 기획해서 안건을 채택한다. '아니오' 소리가 더 많아도 (의사봉) 두드려 버리고 넘기는 일 비일비재하지 않나"라며, 총회가 총신을 죽이려 수년간 무리한 일을 많이 해 왔다고 주장했다. 김영우 총장은 "잔잔한 호수에 누가 먼저 돌을 던졌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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