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로 돌아갑시다'라는 칼럼을 쓴 김지한 목사가 공개 사과했다.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원로목사·공로목사 제도를 시대 역행적 특권이라고 비판하는 글을 쓴 현직 목사가 은퇴목사들의 거센 반발에 공식 사과했다. '서열'을 매기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 제도를 돌아보자는 취지의 글이었으나, 은퇴목사들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며 항의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정치부장 김지한 목사(호산나교회)는 3월 17일 자 <한국기독공보>에 '평신도로 돌아갑시다'라는 칼럼을 게재했다. 김 목사는 칼럼에서 "한국교회 안에도 시대 역행적 특권이 있다. 다름 아닌 원로목사, 공로목사 제도다 (중략) 은퇴목사나 원로목사, 공로목사는 은퇴하여 교인을 양육하지도 않으며 교회를 치리하는 장로도 아니다. 따라서 목사 칭호를 붙이는 것이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된다"고 했다.

김 목사는 "대부분의 목사가 현직에 있을 때 '목사는 낮아지는 직분이요 섬기는 자'라고 설교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은퇴 후에 교회나 노회에서 원로목사나 공로목사로 대우를 받는 게 옳은지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제도는 '차별'하지 않는 하나님의 말씀에 위배된다며 제도의 개혁을 주문했다. 김 목사는 차라리 은퇴한 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평신도'로 돌아가 하나님과 교회를 섬긴다면 사회적으로도 본이 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공감과 수긍이 가는 글이지만, 은퇴목사들 생각은 달랐다. 예장통합 전국은퇴목사회(은목회·윤두호 회장)는 김 목사 글에 반발하며, 총회 정치부장과 총대 사퇴를 요구했다. 칼럼 게재를 허락한 <한국기독공보> 관계자를 징계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은목회 측은 김 목사 칼럼에 은퇴목사에 대한 오해의 표현들이 있었고, 은퇴목사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은퇴목사들이 들고일어났다. 논란이 일자 김지한 목사는 사과했다. 김 목사는 4월 16일 자 <한국기독공보>에 "충분히 정제되지 못한 표현들로 인해 본의 아니게 은퇴목사님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죄송하게 생각하며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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