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교인들이, 최기학 총회장이 시무하는 상현교회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동남노회 무너뜨리는 최기학 총회장은 사퇴하라"
"최기학 총회장은 음흉한 흉계를 중단하라" 
"공정 재판 방해하는 최기학 총회장을 탄핵하라"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명성교회 교인들이 '세습 반대' 입장을 천명해 온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총회장 최기학 목사(상현교회)를 규탄했다. 명성교회 교인 250명은 최 목사가 시무하는 상현교회 앞에서 비방·사퇴 촉구 문구가 담긴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었다. 최 목사가 서울동남노회 선거 무효 소송과 김하나 목사 청빙 결의 무효 소송에 불법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명성교회 교인들은 4월 22일 일요일 1부 예배가 끝난 뒤 관광버스 8대를 나눠 타고 서울 노원구 중계동 상현교회로 이동했다. 규탄 집회는 장로회와 남선교회가 주축을 이뤘다. 명성교회 측은 집회 하루 전 "중계동 소재 상현교회 앞에서 예정대로 엄정 중립 공정 재판 집회 시위를 진행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돌렸다.

오전 9시 30분경 교인들을 태운 버스가 줄지어 나타났다. 양복을 입은 교인들은 검정 마스크를 착용한 채 피켓과 플래카드를 들었다. 공정 재판을 촉구하는 집회라는 사전 공지와 달리 피켓의 문구는 과격한 문구로 채워져 있었다. 피켓에는 "편파적인 정치 목사", "공정 재판 훼손시키는 정치 총회장", "노회를 망가뜨리는 총회장", "헌법위원회, 총회 규칙부 유권 해석 무시한 무능 총회장", "귀머거리 총회장을 강력 규탄한다"고 적혀 있었다.

상현교회 측은 동요하지 않았다. 상현교회 한 교인은 "(최기학) 목사님이 재판에 관여할 수 없는데, 왜 '재판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지 모르겠다. 이미 (총회) 재판국이 공정 재판을 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명성교회 측은 "김삼환, 김하나 목사는 이번 규탄 집회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명성교회 측은 억울해서 실력 행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종순 수석장로는 "'세습금지법은 교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총회 101회기 헌법위원회 해석과 '서울동남노회 선거는 하자가 없다'는 총회 규칙부 해석에도, 총회장은 계속 편파적 입장을 취해 왔다. 우리도 참을 만큼 참았다. 그동안 '약자'로서 무기력하게 대응해 왔는데, 이제부터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규탄 집회는 장로회가 주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종순 장로는 김삼환·김하나 부자 목사는 집회 내용을 모르고 있다고 했다. 이 장로는 "김하나 목사님은 해외 출장 중이고, 김삼환 목사님은 지금 설교 중이시다. 장로회가 주관했다"고 말했다. 명성교회 또 다른 장로는 "최기학 총회장이 규칙부 해석을 공개하지 않는 데 대해 장로들이 분개해 들고일어났다. (김삼환·김하나) 목사님은 이 일에 대해 모른다"고 했다.

규탄 집회는 1시간 40분 정도 진행됐다. 명성교회 교인들은 집회를 마친 뒤 상현교회 1층 교회 카페에서 커피와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눴다.

예장통합 최기학 총회장이 시무하는 상현교회. 최 총회장은 "세습금지법은 유효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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