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성 교단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목사 안수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예수교대한성결교회(예성)는 지난해 5월, 목사 안수 특혜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신학대학원을 졸업하지 않은 이들에게 '군 선교' 명분으로 안수를 줬다가 교단 내부에서 강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결국 총회 임원회까지 나서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공식 사과했고, 문제는 일단락됐다. 그러나 1년 만에 같은 일이 벌어졌다.

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황 아무개 씨는 올해 4월 목사 안수를 받을 예정이다. 예성 교단에서 안수를 받으려면, 신대원 졸업 후 전임전도사로 5년 이상 사역해야 한다. 황 씨는 신대원 3학기 재학 중이며, 졸업하려면 3학기를 더 다녀야 한다. 원칙을 건너뛰고 안수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은 '군종장교(요원)'와 관련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군종사관후보생 인원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18년도 군종장교(요원)'을 선발한다고 공지했다. 군선교연합회에 소속된 11개 교단 중 추천을 통해 예성,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에 각각 인원이 배정됐다. 군종장교(요원) 합격자는 4월 25일 입영해 훈련을 받고, 7월 1일 임관한다. 

군종장교(요원) 지원 자격 중 하나는 '학사 이상의 학위를 가진 성직자'다. 국방부가 말하는 성직자는 개신교의 경우 '목사'에 해당한다. 애당초 전도사는 지원조차 할 수 없는데도, 예성 총회는 전도사 지원자를 받았다. 총회는 황 씨가 군종장교(요원)에 최종 합격하자, 목사 안수를 주려 한다.

1년 전과 마찬가지로 교단 일각에서는 특혜 시비가 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도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같은 문제가 일어났다. 작년에는 (선발) 시간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전도사를 뽑았다고 했는데, 이번에도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다. 개탄을 금치 못하겠다. (안수 특혜가) 전례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 목사는 총회 홈페이지에 "지난 96회 총회에서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깊은 사과를 했는데도,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이들을 제한하지 않고 군종장교(요원) 선발 과정을 진행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재발 방지 약속해 놓고도
"군 선교 위해서
총회 실행위·임원회도 인정"

예성 총회는 이번에도 '군 선교'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총회 한 관계자는 4월 1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실행위원회와 임원회에 충분히 설명을 드렸고, 그분들도 다 동의했다. 한 개인이 결정한 게 아니다. 군 선교를 위해 군종장교(요원) 선출을 멈출 수 없다는 게 우리 총회의 입장이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지난해 <뉴스앤조이> 보도가 나간 뒤 국방부에서 조사를 나왔다. 우리 교단 사정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했고,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럼에도 왜 누가 교단 내부 문제를 외부에 말하고 다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예성 교단은 지난해 5월 96회 총회에서 군종장교(요원) 선출 문제로 마찰을 빚기도 했다. 전도사도 군종장교(요원)에 지원할 수 있도록 헌장을 개정하자는 안건이 상정됐고, 1년간 연구하기로 했다. 총회 관계자는 "군종장교(요원)에 대한 세밀한 내용이 헌장에 없다. 아직 헌장이 개정되지 않았는데, 올해 총회에서도 이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고 말했다.

헌장 개정과 상관없이, 전도사가 아닌 목사만 군종장교(요원)에 지원하게 하면 불필요한 논란은 사라지지 않을까. 이에 대해 총회 관계자는 "국방부 공지가 총회를 거쳐 지방회까지 도달하는 데 2주 정도 걸린다. 홍보할 시간도 없고, 추천할 만한 목사도 없다. 그렇다 보니 전도사만 지원하게 된다. 이번에 할당받은 기장 교단에도 지원자 중 전도사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기장·예장통합·감리회 등 타 교단,
목사만 지원 가능
"적임자 없으면 선발 안 해야…
편법에 따른 불신 생길 수도"

예성과 달리 예장통합과 기장 등 다른 교단은 전도사가 아닌 목사만 군종장교(요원)에 지원할 수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뉴스앤조이 이용필

예성 총회 관계자 주장과 달리 기장에는 전도사 지원자가 없었다. 기장은 국방부 기준에 충족하기 위해 애당초 전도사 지원자는 받지 않고 있다. 기장뿐만 아니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등 주요 교단도 목사 또는 목사 안수 예정자에 한해서만 뽑고 있다.

기장 총회 관계자는 "4월에 목사 고시를 보는 친구가 지원을 했는데, 받아 주지 않았다. (목사 고시를) 통과한다는 보장도 없고, 아직 목사도 아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전도사를 군종장교(요원)로 선출하는 것은 명백한 편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방식은 자기 사람 심어 주기나 마찬가지다. 우리 교단은 이 문제에 있어서 군선교연합회에 항의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편법으로 군종장교(요원)을 선발할 경우 결국 해당 교단과 당사자만 손해라는 지적도 있다. 이호열 전 국방부 군종정책실장은 4월 1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적임자가 없으면 선발하지 않으면 되는데, 아무래도 요원 티오를 놓치기 싫어 편법으로 (안수를 주는 게) 아닐까 추정된다"고 했다.

그는 "군목 사회에 그 요원에 대한 정보가 알려질 텐데, 그 요원뿐만 아니라 예성 교단에 대한 불신이 생길 수 있다. 원칙대로 목사를 뽑아야지, 신대원생을 요원으로 선발하기 위해 목사 안수를 주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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