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의 또 다른 메인 건물인 신관도 폐쇄됐다. 일반대학원 등 3개 대학원 원우회는 3월 16일 새벽 컨테이너로 출입문을 폐쇄한 후 점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총신대 본관인 종합관이 학생들의 총장 퇴진 시위로 점거된 가운데, 3월 16일 또 다른 주요 건물인 신관도 폐쇄됐다. 총신대 일반대학원·상담대학원·교회음악전문대학원 원우회는 16일 새벽, 신관 주 출입구 세 곳을 컨테이너로 폐쇄하고 점거에 들어갔다. 이제 총신대에 남은 주요 건물은 제2종합관뿐이다.

3개 대학원 원우회는 점거에 들어가며 발표한 성명서에서 "김 총장이 '아무 문제없다', '학생들은 수업에 잘 참여하고 있다', '학내는 조용하다' 등 거짓 뉴스를 살포하고 눈속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김영우 총장이 학생들을 수업 거부파와 참여파로 나누어 불화를 조장하고 서로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게 한다고도 했다.

이들은 "김영우 총장이 물러날 때까지 한 치의 물러섬도 없다. 만약 신관 점거로도 모자라면 제2종합관, 운동장 등 모든 장소를 점거해 총신이 괜찮지 않음을, 문제가 많음을 알릴 것"이라고 했다.

16일 채플은 야외에서 갑작스럽게 열렸다. 학생들은 "채플에 대해서 사전 공지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총신대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물리적 공간 부족으로 뚜렷한 해결책은 없는 상태다. 종합관 폐쇄 후 신관 콘서트홀과 강의실을 이용해 채플을 열어 왔던 총신대는, 일단 신관마저 점거되자 채플 장소를 야외로 바꿨다. 총신대 학생들이 '에덴동산'이라 부르는 학교 공원에서 신원 확인 후 채플 카드를 배부했다.

이날 수업에도 차질이 생겼다. 일부 수업은 카펠라홀 등 제2종합관 내 일부 공간을 활용하기도 했지만, 제2종합관도 평생교육원 수업이 진행되기에 대체 공간을 마련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부 오후 수업은 야외 벤치에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학교 측은 16일 오후 교무위원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지만 일단 운동장에 설치한 천막은 한 주 더 연장하기로 한 것 외에 이렇다 할 대안은 내놓지 못했다.

학교 수업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로 진행되는 가운데, 내부에서도 김영우 총장에 대한 분위기가 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곽한락 비상대책위원회장은 "전부터 몇몇 직원이 오히려 '왜 신관은 폐쇄하지 않느냐'고 말해 올 정도였다"며, 교직원 내부에서도 김영우 총장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 교무위원은 "솔직히 지금 직원들은 총장에게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는다. 정관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교무위원들도 정관 변경에 대해서는 원상 복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리가 김영우 총장에게 부역한다고 욕먹지만, 누가 그걸 좋아해서 보직 맡고 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교무위원은 "우리가 30~40만 원 더 받자고 보직을 맡을 이유가 뭐가 있는가. 수업은 정상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남아 있는 것이다. 수업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건 교무위원들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했다.

복수의 교무위원은 '수업 정상화'를 위한 집단행동 가능성을 암시했다. 한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다음 주에는 무언가 움직임이 있을 것이다. 앞서도 보직교수들이 '정관 원상 복구하라'고 성명 발표하지 않았느냐.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조만간 교무위원회의 공식 입장 발표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총신대 재단이사회 관계자는 16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이번 시위에 배후 세력이 있다며 격분했다. 그는 "총학생회 이름으로도 못하고 비대위 이름으로도 못하니 일반대학원 목사들 이름으로 컨테이너를 들여오는 것이다. 저 컨테이너 설치 비용은 누가 대겠느냐"며 사실상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전계헌 총회장) 총회가 재단이사회와 총장을 몰아내기 위해 학생들을 조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관 출입구 앞을 가로막은 컨테이너. 뉴스앤조이 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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