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이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3월 8일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한국YWCA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하민지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이홍정 총무)가 교계 주요 연합 기구 중 처음으로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투 운동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가해자를 처벌할 정책과 제도 마련을 촉구했다.

교회협 인권센터(박승렬 소장)는 3월 12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세상이 되기를 염원한다. 미투 운동은 우리 시대가 직면한 차별과 폭력을 고발하고 있다. 교회 공동체도 그동안 폐쇄적이었던 교회 내 성(Gender) 문제를 성찰하고 변화하는 데 적극 지지하고 참여(WITH YOU)해야 한다"고 했다.

아래는 입장문 전문.

'ME TOO and WITH YOU'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세상이 되기를 염원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는 미투 운동 피해자들을 지지하며 연대할 것임을 밝힌다.

미투(ME TOO) 운동은 지난 1월 밝혀진 검찰 내부의 성추문 사건으로 촉발되어, 현재 우리 사회 곳곳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의 증언과 고발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미투 운동은 공직 사회를 넘어 문화·예술계, 대학, 종교계 등 우리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권력과 위계에 의한 성폭력 문제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미투 운동의 피해자 인권 문제를 정치 기획 도구로 삼는 행위는 중단되어야 한다. 미투 운동을 왜곡하고 정치화하여 본질을 흐리고 피해자들을 기만하는 행태는 중단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발언을 일삼는 자유한국당 대표 홍준표 의원과 같은 이들은 각성하고 반드시 피해자들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다.

미투 운동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가해자를 처벌할 정책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미투 운동은 우리 시대가 직면한 차별과 폭력을 고발하고 있다. 이것은 부패한 권력과 권위적인 계급 구조, 소수자에 대한 차별 등 여러 제도와 문화 풍토 곳곳에서 비롯되고 있다. 정부는 성폭력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피해자는 보호받아야 하며 가해자는 반드시 그에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교회 공동체가 성(Gender)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정의롭게 다루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다양한 사회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교회 역시 미투 운동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교회 공동체는 그동안 폐쇄적이었던 교회 내 성(Gender)문제를 성찰하고 변화하는 데 적극 지지하고 참여(WITH YOU)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촛불 혁명을 통해 부패하고 퇴행적인 정권을 축출하고 국민주권이 보장되는 새로운 민주주의 시대를 열어 가고 있다. 새로운 역사를 맞이하여 낡은 것은 청산하고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할 때이다. 미투 운동은 오랜 세월동안 축적된 잘못된 성(Gender) 인습의 틀을 깨고 생명과 인권이 보장되는,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는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가 온 땅에 꽃 피워지기를 소망하며 다시 한 번 미투 운동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결단에 지지와 연대를 표한다.

3월 12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박승렬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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