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복음부평교회도 세습을 확정했다. 장희열 목사의 사위 이기성 목사가 후임 목사로 결정됐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세습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순복음부평교회(장희열 목사)가 '사위 세습'을 확정했다. 장희열 목사는 2월 23일 금요일 철야 예배 시간, 자신의 사위 이기성 목사를 단상에 세운 뒤 앞으로 설교를 맡기겠다고 발표했다. 교인들은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교회는 이날 공동의회를 열어 후임 목사를 청빙하겠다고 알렸지만, 공동의회는 열리지 않았다.

이기성 목사는 2015년부터 순복음부평교회에서 공동담임목사로 지내 왔다. 올해 3월 25일, 이 목사는 위임목사로, 장희열 목사는 원로목사로 추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목사에 대한 신사도 운동 의혹과 함께 세습 논란이 제기되면서 변동 사항이 생겼다.

순복음부평교회는 1월 12일 이기성 목사의 담임목사 청빙을 전격 취소했다. 이 목사를 비롯해 가족들의 교회 출석도 금지했다. 또 외부 목사를 추천받아 3월 중으로 후임 목사를 청빙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목사는 교회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리자 기도원에 들어갔다.

세습을 취소한 데 대해 당시 일부 교계 언론은 "하나님의 교회를 세상의 조롱거리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 속에 내린 결단", "공교회성을 회복하여 한국교회 복음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교회가 스스로 부와 권력을 내려놓았다"며 순복음부평교회를 극찬했다.

순복음부평교회는 외부 목사를 청빙하기 위한 절차를 밟았다. 그러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 필리핀 선교사 조 아무개 목사가 청빙 제안을 거절했다. <뉴스앤조이> 취재 결과, 조 목사는 장희열 목사가 사위 목사를 데려오기 위한 징검다리일 뿐이었다는 점도 드러났다. 조 목사가 청빙을 거절하자, 장희열 목사는 직접 이 목사를 다시 교회로 불러들였다.

장 목사는 2월 25일 3부 주일예배 시간, 이 목사를 다시 데려온 이유를 교인들에게 설명했다. 그는 "40일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확신하기는 (이기성 목사에게) 이단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 목사를 데려오기로)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날 4부 예배 설교자로 이기성 목사가 강단에 섰다. 40일 만에 강단에 선 이 목사를 향해 교인들은 박수를 보냈다. 허리를 굽혀 인사한 이 목사는 기도원에서 기도하며 지냈다고 짧게 인사했다. 이 목사는 '위로의 하나님'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하나님은 유익과 연단, 변화를 위해 우리에게 고난을 허락하신다. 고난은 축복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는 장희열 목사를 순복음부평교회에서 직접 만나 사위 목사를 다시 데려온 이유를 물었다. 장 목사는 이기성 목사와 같은 인물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생각 많이 했다. 우리 교단(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은 범위가 좁다. 물색해 봤는데, 정말 이기성 목사 같은 분을 찾을 수가 없었다. 목사 아들로서 영성도 갖췄고, 독일에서 조직신학도 배우고, 신학교에서 학생들도 가르쳤다. 우리 교회 담임으로 3년간 지내면서 교인을 양육하는 방법도 배웠다. 이만한 재목材木이 없다."

장 목사는 이기성 목사가 뛰어난 성품도 가졌다고 했다. 그는 "위임목사 취임식을 두 달 앞둔 목사에게 물러나라고 하면, 가만있을 목사가 몇이나 되겠는가. 법 절차를 들이대며 강하게 항의했을 것이고, 이 과정에서 교회는 둘로 쪼개졌을 것이다. 그런데 이 목사는 아무 말 없이 물러났다. 순종할 줄 안다"고 말했다.

장 목사는, 후임자가 영성과 목회관을 제대로 갖췄다면 누가 목회하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당분간 공동담임목사 체제를 유지할 예정이며, 이기성 목사에게 전권을 넘겨준 뒤 교회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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