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총장과 총신대 학생들 간 면담이 불발되자, 학생들이 농성 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냉기를 막기 위해 스티로폼과 합판을 구매해 설치하고 있다. 학생들은 김 총장이 면담에 응할 때까지 농성한다는 계획이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공개 면담을 요구하며 총장실 앞에서 대치 중인 총신대학교 학생들이 2월 22일 오후 6시 30분을 기점으로 농성 24시간을 넘어섰다. 마찬가지로 전날 오후 9시 30분께 총장실에 들어간 김영우 총장도 여태껏 바깥에 나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공개 면담을 위해 학생회 대표와 학교 측은 의견을 조율했지만, 김영우 총장이 "페이스북 생중계뿐 아니라 총신대 방송국의 일반 녹화도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대치가 장기화하고 있다. 학생들은 22일 점심, 스티로폼 단열재와 합판을 다량 구매해 총장실 앞에 설치하고 천막을 들여오는 등 장기 농성 태세를 갖추고 있다. 현재 30여 명이 총장실 앞 복도에 있다.

학생들은 김 총장이 '총신대 방송국의 녹화'라는 최소한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우 총학생회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주말까지도 (농성을) 생각하고 있다. 학생회 요구 조건은 전과 동일하다. 녹화가 되는 곳에서 총장과 면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우 총학생회장은 농성 기간 더 많은 구성원이 이 시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대학원과 연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버 차단 과정에서 신학대학원비상대책위원회와 소통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김영우 총장 퇴진을 위해 신대원과 계속해서 협력할 것이다. 일반대학원의 동참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영우 총장 측은 영상 녹화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총장 측 관계자는 기자에게 "학생들이 총장을 망신 주려 한다. '사퇴하라'고 삿대질하면서 소리치거나 비아냥댈 게 뻔한데, 그런 장면이 영상으로 녹화되면 당사자가 모욕감을 느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학교도 얼마든지 진지하게 대화에 응할 용의가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김영우', '김영우' 거리고 있는데 어떻게 대화를 하겠느냐"고 말했다.

김현우 총학생회장은 "그런 (무례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학생회가 나서 퇴장시킬 것이다. 학생회는 학내 사태를 비롯해 총장의 학생회 탄압,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비협조, 재단이사회 문제 등의 안건을 놓고 심도 있게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김영우 총장 입장을 듣기 위해 총장실을 찾았지만, 김 총장은 "만남은 어렵지 않으나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면서 인터뷰를 거부했다.

한편, 총신대 총동창회는 오후 6시부터 종합관 6층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있다. 총동창회 관계자는 "오늘 김영우 총장을 총동창회 명부에서 제명하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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