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은소교회가 부자 세습에 이어 형제 세습을 감행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아버지에 이어 아들이 담임목사가 되더니, 이제는 형에 이어 동생이 담임목사가 됐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전계헌 총회장) 시은소교회(김철승 목사) 이야기다. 시은소교회는 지난달 김성길 원로목사의 셋째 아들 김철승 목사를 3대 담임으로 청빙했다.

김성길 원로목사는 1975년 시은소교회 전신 수원남문교회를 개척했다. 수원남문교회는 교인 3000명이 넘게 출석하는 대형 교회가 됐고, 교회명을 시은소교회로 고쳤다. 2014년, 그는 은퇴를 앞두고 큰아들 김철 목사에게 담임목사직을 물려줬다. 교회는 2014년 3월 공동의회에서 김철 목사 청빙안을 결의하고, 6월에 김철 목사 위임 예식을 거행했다.

외부에서는 담임목사직 세습이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교회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시은소교회는 당시 <뉴스앤조이>에 "교회 후임자를 선정하는 일은 교인들이 주체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다. 김철 목사가 후임으로 오는 게 긍정적인 면이 많다"고 밝혔다.

아버지 뒤를 이어 시은소교회를 담임하던 김철 목사는 지난해 7월 갑자기 사임했다. 시은소교회는 올해 1월 28일 공동의회를 열어 김성길 원로목사의 셋째 아들 김철승 목사 청빙안을 투표에 부쳤다. 김철승 목사는 1월 초까지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부목사로 일했다.

시은소교회 교인 90% 이상이 김철승 목사 청빙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자 세습에 이어 형제 세습이 벌어진 것이다.

큰아들 목사의 석연치 않은 사임

이번 형제 세습이 벌어진 배경에는 김철 목사의 갑작스러운 사임이 있다. 김철 목사는 지난해 7월까지 설교하고 이후부터는 행적이 묘연하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교회는 주보에 김철 목사를 담임목사로 소개해 왔고, 교회 홈페이지와 예배당 등기부 등본 대표자도 김철 목사다.

교회는 교인들에게 김철 목사 사임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복수의 교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목사님께서 개인적인 사유로 사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사생활이니 더 알려고 하지 말라"며 전화를 끊었다. 현재 교회 홈페이지에서 김철 목사의 설교 영상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시은소교회는 한동안 담임목사가 부재한 상황이었다. 은퇴한 김성길 원로목사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설교를 도맡았다. 3대 목사로 부임한 김철승 목사는 2월 첫째 주부터 설교를 전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