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이홍정 총무) 여성위원회가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폭력 고발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했다. 여성위원회는 2월 5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차별·성폭력 문화를 극복하고 이것을 당연시하는 문화를 단절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회협은 그동안 한국교회가 여성 차별적 문화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을 눈감아 주거나 불의를 정당화하고, 피해자를 가해자로 지목하는 등 부끄러운 행위를 저질러 왔다고 했다. 교회협은 이번 일을 계기로 교회 내 성폭력 근절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차별과 성폭력을 반대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회는 모든 차별과 폭력에 반대합니다. 우리는 교회 내 차별, 성폭력을 종식시키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가부장 위계적 조직 문화에 빠져 성평등 의식을 고취시키거나 함양하지 못했으며 뿌리 깊은 여성 차별적 문화와 그로 인한 성폭력을 눈감아 주었습니다. 때로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불의를 정당화하거나 피해자를 오히려 가해자로 몰아감으로써 지탄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교회와 기독교인의 부끄러운 행위에 책임을 통감하며 용서를 구합니다.

서지현 검사의 용기있는 증언은 우리 모두를 불편한 진실 앞에 서도록 했습니다. 성폭력 사건을 조사하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할 검찰 내에서 자행된 성추행 사건, 그리고 이 불의한 일을 덮기 위해 직위와 힘을 악용하고, 고용상의 불이익을 준 점 등 심각한 수준의 범법 행위가 폭로되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폭로되고 있는 검찰 내 성추행 나아가 성폭행 문제는 심각한 수준의 가부장 문화와 서열 문화를 반증하고 있습니다. 검찰 구조 내에서 흔히 있는 일이었다는 증언 또한 충격적이며, 빨리 청산해야 할 적폐라 생각하며 분노합니다.

우리는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온전하고 존귀하게 창조된 '동등한 존재'임을 믿습니다. 때문에 인간은 모두 상호 존중되고 보호받아야 마땅합니다. 우리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동등, 평등함을 깊이 인식하고 불의한 폭력의 피해자들을 위한 정의가 바로 세워질 때 비로소 성폭력 문제, 차별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세상의 성추행 혹은 폭력의 희생자들에게 '당신들의 잘못이 아닙니다'를 외쳐 준 서지현 검사의 용기에 위로와 따뜻한 격려를 보내며 다음과 같이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1. '성추행사건진상규명및피해회복조사단'이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검찰 내에서 일어났던 모든 성폭력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가해자 처벌을 통해 검찰 내에서부터 잘못된 성평등 문화를 개혁해야 합니다. 

2.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 문화, 한 성(性)이 다른 성에 의해 억압되고 참고 지내는 것을 당연시 하는 문화를 단절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정부, 기관, 종교 등 각 조직내 성폭력 사건 관련을 전담하는 상설 기구가 설치되어야 합니다.

3. 우리는 한국교회가 뿌리 깊은 여성 차별적 문화와 가부장 위계적 조직 구조로부터 탈피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성평등한 사회, 성폭력 근절 사회를 이루기 위해 치열한 성찰을 거치고, 피해자와 약자, 그리고 생존자들과 함께 연대할 것을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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