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여성 검사를 성추행한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안태근 전 검찰국장이 논란이 되고 있다. 더욱이 그가 '돈 봉투 사건'으로 면직된 후 개신교에 귀의해 "억울하게 공직에서 쫓겨났다"는 취지로 간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이홍정 총무) 인권센터는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간증이 "교회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인권센터는 "그의 거짓 간증은 하나님을 조롱하는 일이며 한국교회를 모독하는 일"이라는 논평을 1월 30일 발표했다.

인권센터는 "'회개'와 '구원'을 면죄부로 둔갑시켜 자신의 허물을 은폐하고 오히려 피해자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더욱 큰 '죄'를 짓는 행위일 뿐이다. 안태근은 지금이라도 피해자에게 직접 사죄하며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건을 세상에 밝힌 서지현 검사에게는 위로의 말을 보냈다. 인권센터는 "세상 앞에 나서서 성추행 피해자들에게 '당신들의 잘못이 아니다'고 증언하고자 자신의 아픔을 증언한 여성 검사의 용기에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고 했다.

법무부에는 "이번 사건을 성범죄 척결의 의지를 드러낼 수 있는 사건임을 직시하고 명명백백하게 그 진상을 밝혀내라"고 촉구했다.

사회적 논란이 커지자 대검찰청은 1월 31일 오전 '검사 성추행 진상 규명 및 피해 회복 조사단'을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아래는 논평 전문.

안태근 검사의 성추행 사건 진상을 규명하라!

우리는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하나님의 자녀이며 고귀한 존재임을 믿고 모든 사람의 인권을 지키려는 주님의 사명을 다하고자 한다.

최근 한 검사가 8년 전 당시 검찰의 고위 간부에 의해 성추행 당한 사건을 폭로하였다. 지난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당시 법무부의 고위 간부였던 안태근 검사가 현직 검사인 자신을 성추행했다는 것이다. 성추행은 법무부장관 이하 관계자들이 있는 공개된 자리에서 자행되었다. 안태근 검사는 현직 여검사의 '허리를 감싸 안고 엉덩이를 쓰다듬는 행위'를 하였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그곳에는 장관과 여러 검사들이 있었음에도 성추행을 누구도 만류하지 않았고 고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후 안 검사는 피해자에게 사과하기를 거부하였고 유례없는 사무감사를 하여 피해자를 지방으로 전출시켜 더 큰 불이익을 주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검사 한 사람에 대한 성추행이 아니다. 검찰과 법조계 전체에 대한 추행이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가를 보여 주는 사건이다. 현직 여성 검사가 성추행을 당했을 뿐 아니라, 외면당하고 불이익을 받는다니 경악스러울 뿐이다. 이는 인권의 보루인 검찰과 법조계가 여성들의 성범죄와 피해 여성들의 인권에 얼마나 둔감한가를 보여 주는 하나의 사례이다.

교회로서 부끄러운 것은 가해자 안태근은 자신이 회개하고 구원을 받았다고 간증을 하고 다닌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의 한 대형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공직을 억울하게 그만두었으나 지금은 믿음을 느낀다"며 간증한다는 것이다. 그의 거짓 간증은 하나님을 조롱하는 일이며 한국교회를 모독하는 일이다. '회개'와 '구원'을 면죄부로 둔갑시켜 자신의 허물을 은폐하고 오히려 피해자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더욱 큰 '죄'를 짓는 행위일 뿐이다. 안태근은 지금이라도 피해자에게 직접 사죄하며 용서를 구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전형적인 성추행 사건이다. 상급자가 자신의 권위와 힘을 이용하여 추행하였을 뿐 아니라 사건을 은폐하려고 피해자를 가해자로 몰아간 것이다. 법무부와 검찰은 이번 사건을 성범죄 척결의 의지를 드러낼 수 있는 사건임을 직시하고 명명백백하게 그 진상을 밝혀내야 한다. 세상 앞에 나서서 성추행 피해자들에게 '당신들의 잘못이 아니다'고 증언하고자 자신의 아픔을 증언한 여성 검사의 용기에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우리 인권센터는 이번 사건 뿐 아니라 검찰과 사법부가 인권의 최후의 보루로 거듭나고 모든 사람들의 인권이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것이다.

2018년 1월 30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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