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명성교회에서 세습 반대 1인 시위를 하던 기독교인들이 명성교회 교인들에게 폭언·폭행을 당했다. 교인들은 1월 27일 교회 앞에서 세습 반대 시위를 하는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평신도행동연대) 회원들을 몸으로 밀치고 피켓을 빼앗으며 위협을 가했다.

평신도행동연대는 목회자 비리 감시와 세습 반대 활동을 하는 기독교 시민단체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명성교회가 김삼환-김하나 목사 부자 세습을 감행한 이후, 매주 토요일 오후 명성교회 앞에서 세습 반대 1인 시위를 벌여 왔다.

명성교회 교인(오른쪽)이 1인 시위하는 평신도행동연대 회원들과 실랑이하고 있다. 사진 제공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 

폭언·폭행 사건이 발생한 이날에는 명성교회 각 기관의 기관장 모임이 있었다. 평소와 달리 교회 앞에는 차량 봉사 요원 등 교인이 많았다. 이들은 세습 반대 1인 시위를 하는 평신도행동연대 회원들에게 다른 곳으로 가라며 시위를 방해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에는, 명성교회 교인들이 평신도행동연대 회원들을 폭행하는 모습이 나온다. 몇몇 교인은 회원들에게 "방해하지 말고 가", "남의 잔칫집에서 무슨 소란이야", "내 손이 더럽다"며 경광봉을 흔들고 주먹질을 하려 했다. 어떤 교인은 주차 용품으로 시위자 머리를 때리기도 했다.

명성교회 교인들 모습을 촬영하던 평신도행동연대 정상규 집사도 명성교회 이 아무개 장로와 교인들에게 둘러싸여 위협을 당했다. 이 장로와 교인들은 "촬영하지 마", "카메라 확인해 봐"라며 정 집사를 붙잡고 휴대폰을 빼앗으려 했다. 정 집사는 "교인들이 나를 교회 안으로 끌고 가려는 걸 겨우 뿌리치고 빠져나왔다"고 했다.

평신도행동연대 민상기 집사도 "건장한 교인 대여섯 명이 몰려와 1인 시위를 방해했다. 다른 데로 가라며 피켓을 빼앗고 몸을 밀쳤다"고 했다. 그는 교인들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뒤로 넘어져 허리와 엉덩이를 다쳤다고 했다. 민 집사는 "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넘어졌을 때 충격으로 뼈에 금이 갔다"라고 말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이 있는데도, 명성교회 측은 약간의 시비만 있었고 폭언·폭행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 아무개 장로는 1월 3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차량 봉사 교인들이 주차에 방해되니까 1인 시위자에게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하면서 실랑이가 있었다. 멱살을 잡거나 누군가를 다치게 한 일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날 소동은 행인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들의 중재로 가라앉았다. 평신도행동연대 측은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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