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현직 여성 검사가 검찰 중직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지현 검사가 1월 29일 폭로한 가해자는, 2010년 당시 법무부 과장 안태근 전 검사로 드러났다. 서 검사는 이날 저녁 JTBC뉴스룸에 출연해, 가해자가 최근 종교에 귀의해 회개하고 구원을 받았다고 간증하고 다닌다는 소식을 듣고 폭로하게 됐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확인 결과, 안태근 전 검사는 2017년 10월 말 서울 대형 교회 ㅇ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다. 그는 세례를 받기 전 약 5분간 교인들 앞에서 간증을 했다. 그는 예수님을 믿게 된 계기를 이야기하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안 전 검사는 "뜻하지 않은 일로 공직을 그만두게 됐다. 주위 선후배, 동료, 친지, 가족들이 '너무 억울하겠다'며 분해하고 같이 위로해 줬다. 그 위로와 격려에도 나와 가족들은 극심한 고통에 하루하루 괴로워하며 살았다"고 했다.

하지만 안 전 검사는 ㅇ교회에서 예수님의 사랑을 경험하고 회개했다고 했다. 그는 "고난 가운데 하나님께서 영접할 기회를 주었고, 교만을 회개했으며, 진정으로 중요하게 여길 가치를 발견했다. 처음 느낀 억울함과 분노가 사라졌다"고 했다.

그는 2017년 6월, 검사들에게 돈 봉투를 살포한 사건에 연루돼 면직됐다. 당시 안태근 검찰국장과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은 2017년 4월 한 음식점에서, 서울중앙지검 국정 농단 수사팀 직원들과 검찰 간부 등 10여 명에게 50~100만 원이 든 돈 봉투를 건넸다.

안태근 검사는 지난해 10월, ㅇ교회에서 간증을 하고 세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한편, 서지현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 통신망에 "2010년 10월 30일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장관을 수행하러 온 안 아무개 검사에게 강제 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서 검사는 이 사건 때문에 인사 불이익도 당했다고 했다. 그는 통상적이지 않은 인사 발령을 받았으며, 이후 인사 발령의 배후에 안태근 검사가 있었고 안 검사의 성추행 사실을 법무부 검찰국장이 앞장서서 덮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서지현 검사가 뒤늦게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이유는, 최근 미국에서 진행 중인 '미투(MeToo) 캠페인'에 있다. 이 운동은 전 세계 각 분야에서 여성들이 당한 성폭행 사실을 폭로하는 형태로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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