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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종교투명성센터' 출범
"종교 단체 재정·절차 투명성 강화해야"
  • 박요셉 기자 (josef@newsnjoy.or.kr)
  • 승인 2018.01.17 12:10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연말연시 유명 대형 교회 두 곳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명성교회(김하나 목사)는 부자父子 세습을 완료했고,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는 법원에서 공공 도로점용 허가 취소 판결을 받았다. 주요 언론도 앞다퉈 보도했다.

불교와 가톨릭 소식도 뉴스 시사 면에 등장했다. 조계종은 10·27법난기념관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국고 1500억 원을 지원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교분리 원칙을 어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가톨릭에서는 국제성모병원·인천성모병원 부원장을 맡고 있는 신부가 각종 비리 의혹으로 보직 해임된 일이 있었다. 그는 개인 비리와 부당노동행위 혐의를 받고 있다.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는 간호사들이 임직원과 신부 앞에서 선정적인 춤을 추도록 강요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사회가 종교를 걱정한다. 돈과 권력을 지양하고 사회적 약자와 함께해야 할 종교가 제 기능과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 지 오래다. 종교 기관이 자정 능력을 잃어버렸다는 데 문제의식을 느낀 시민들이 종교 개혁을 위한 단체를 결성했다.

이름은 '종교투명성센터'(상임공동대표 곽성근·김선택). 종교 기관 내 재정 운용, 의사 결정 과정 등을 투명하게 밝히겠다는 취지다. 개신교·천주교·불교·천도교 등 여러 종교인이 참여한다. 종교가 없는 사람도 있다.

종교투명성센터는 1월 16일 서울 중구 장충동에 있는 문화살롱 기룬에서 출범 기념 토론회와 발대식을 열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들은 오늘날 각 종교 기관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소수에게 집중되어 있는 권한과 불투명한 재정 운용을 꼽았다.

사회가 종교를 걱정하는 시대다. 문제의식이 있는 시민들이 '종교투명성센터'를 만들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종교 단체 내 잘못된 관행들
허위 기부금 영수증, 단식부기, 외부감사 미이행

종교투명성센터 운영위원 김집중 세무사(살림세무회계)는 종교 단체가 벌이고 있는 잘못된 관행들을 열거했다. 허위 기부금 영수증 발급, 단식부기, 엉성한 회계 보고, 외부감사 미이행 등이 대표적이다.

"교회나 사찰은 교단에 소속되기만 해도 자동으로 기부금 단체가 된다. 법을 어겨도 자격을 잃는 경우가 거의 없다. 2013년 국세청이 적발한 허위 기부금 영수증 발급 사례 95%가 종교 단체였지만, 대부분 기부금 단체 지정 취소가 아닌 가산세 부과로 처리됐다.

장부도 대부분 단식부기로 작성한다. 수십억대 예산을 다루는 재정 장부가 가계부 수준이다. 결산 서류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심지어 내부에서 교인들이 결산서에 있는 문제점을 지적해도 제대로 된 조치를 받아 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결산 서류 공시와 외부감사는 회계 투명성을 위한 최소한의 출발점이다."

김 세무사는 종교 단체가 부정을 막기 위해서는 내부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의사 결정과 회계 시스템이 종교 지도자 한 사람 혹은 소수에게 좌우된다면, 그것은 심각한 문제다. 어느 기관이든 내부 견제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와 지자체 재정 감시 활동을 하는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정부가 종교 단체에 재정 투명성 강화를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종교 단체가 정부로부터 각종 예산·세제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위원은 "비영리법인은 자산 총액이 일정 규모 이상이면(총액 5억 원, 출연 기금 3억 원) 국세청에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자산 총액이 5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종교 단체가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종교 단체도 비영리법인처럼 관련 법률에 따라 국세청에 자산을 신고해, 재정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종교 단체가 벌이는 수익 사업에도 정부가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했다. 비영리법인의 경우, 고유 목적 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면세되지만 수익 사업 등에서 얻은 소득에는 세금이 부과된다. 이 위원은 "종교 단체에서 운영하는 매점·식당 등에서 생기는 수익이나 금융기관으로부터 받는 이자소득 등은 과세 대상이다"고 했다.

정상규 공동대표(사진 오른쪽)는 성직자 중심으로 운영되는 권력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사랑의교회 주민소송단 측 변호를 맡은 김형남 공동대표(사진 왼쪽)는 권료들이 특정 종교 단체에 특혜성·탈법적 지원을 할 수 없도록 감독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두 사람의 발제가 끝나고 토론이 이어졌다. 개신교·천주교·불교 등을 대표해 토론자들이 각 종교 내 문제점을 이야기했다. 이들은 잘못된 구조가 성직자들의 부정을 양상한다며, 종교인들이 연대해 개혁을 촉구해야 한다고 했다.

명성교회·해오름교회 앞에서 세습 반대 시위를 주도했던 종교투명성센터 공동대표 정상규 실행위원(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은 목회자 중심으로 운영되는 교회 구조를 지적했다. 그는 "한국교회 안에서 끊임없이 목회자 문제가 발생해 왔다. 이는 권력이 목회자에게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법원이 사랑의교회 공공 도로점용 취소 판결을 내린 소송에서 주민소송단 측 변호를 맡은 종교투명성센터 공동대표 김형남 변호사(신아법무법인)는 "종교인들은 왜 사회로부터 부당한 이익을 취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이번 사랑의교회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관료들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관료들이 특정 종교 단체에 특혜성·탈법적 지원을 할 수 없도록 감독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경호 이사장(지지협동조합)은 불교에 만연한 정치 권승權僧의 사찰 사유화, 관리·감시의 부재 등을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정치 승려들이 전통 사찰을 사유화하고 수입을 빼돌려 축적하며 기득권 유지를 위해 종단 내 정치에 힘을 쏟고 있다. 종정 감사가 있어도 정치력으로 징계를 피해 간다. 승가의 허물에 눈감고, 승려의 말이라면 무조건 따르는 굴종적인 신앙도 문제다"고 했다.

종교투명성센터 운영위원 이은석 사무국장(정의평화민주가톨릭행동)은 "천주교 역시 내부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언론이나 사람들에게 잘 드러나지 않는다. 중앙집권 체제이기 때문에, 위에서 쉽게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교가 본질을 잃어버렸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종교가 제 역할을 되찾을 수 있도록 많은 종교인이 나서면 좋겠다"고 했다.

종교투명성센터는 토론회 이후 발대식을 열어 앞으로 활동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은 △종교계 재정 관련 자료 수집 및 조사 △종교계 재정 관련 연구 및 교육 △바람직한 종교계 재정 운영·집행을 위한 문화 사업 △법·제도 개선 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다.

종교투명성센터는 종교 단체 재정 투명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한국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이 상임공동대표에 올랐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아래는 창립 발기문 전문.

종교투명성센터 창립 발기문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는 시대

사회적 약자를 위하고 나눔을 통해 세상을 구원하고자 했던 아름다운 종교적 전통이 오늘날에 이르러 그 의미가 변질되고 오히려 돈과 권력에 오염되어 급기야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종교계에 대한 사회적 불신은 성직자만의 문제는 아니며, 그 안에 몸담고 있는 신자와 밖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우리 국민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세상의 그 어떤 권력보다도 낮추고 또 낮추어 힘없고 고통받는 이들이 아무런 주저함이 없이 귀의할 수 있는 곳이 종교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오히려 세상의 권력 중에서 최고의 권력이 되고 이를 지키기 위한 온갖 부정과 불법, 탈법이 종교계를 뒤덮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종교계의 일탈은 단순히 종교계 내부의 에피소드만으로 그치지 않고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고, 그 영향력 또한 심각하다 할 것입니다.

종교의 위기는 곧 공동체의 위기

이처럼 종교를 둘러싼 생태계가 건강하지 못하고 내부의 자정 노력에 대한 기대가 절망적인 만큼 이로 인해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기반인 사회 공동체 전부가 병들어 가고 있음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종교계 모습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첫째, 국민의 세금이 직·간접적으로 엄청난 규모로 지원되고 있음에도 지원된 국민의 세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국고보조금으로 지원되는 국민의 세금이 공익적 목적보다는 교세 확장과 선·포교의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우려가 높습니다. 아울러 더 많은 국가보조금을 받기 위한 종교 간 경쟁이 종교 간 갈등까지 초래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국고보조금의 위법한 집행으로 종교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추락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둘째, 엄청난 국민의 세금뿐만 아니라, 소속 교단 신도들에게서 걷는 막대한 헌금 수입도 마찬가지입니다. 신도들이 낸 헌금이 성직자의 쌈지 돈이 아닐 것인데, 마치 자기 개인 돈 마냥 사용한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단순히 개별 교회나 사찰 등의 특수한 상황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가벼운 사안이 아님이 분명합니다. 또한 헌금의 불투명한 사용과 집행, 회계 처리 등이 종교계 전반에 만연해 있다는 우려마저 갖게 합니다.

셋째, 종교계 현안이나 숙원 사업 등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과 부적절한 거래를 시도하거나 압력을 행사하는 등 종교 유착이 정경유착이나 정연유착보다 더 심각한 사회적 왜곡을 초래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종교인 과세 문제입니다. 당연히 내야 할 소득세를 내지 않겠다고 하고, 말도 안 되는 말로 몽니를 부리고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을 앞세워 반헌법적인 법률안을 발의토록하고 정부는 맥도 못 추고 뒤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참으로 보기 민망할 지경입니다.

넷째, 으뜸의 가르침이라는 '종교'의 본래 뜻처럼 가장 바람직하고 올바른 가치를 설파하고 실천해야 하는 종교가 자신의 종교 교세를 확장하는 것이 오직 진리이고 절대적 가치인 것으로 여긴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종교적 분위기는 종교 교세 확장을 위해 다른 모든 가치들은 훼손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신도들에게 줌으로 인해 신도들의 올바른 도덕적 가치관이 훼손될 우려입니다. 적당한 타협과 부정에 대해 눈감고 우리 종교만 잘 되면 된다는 생각이 팽배해지게 되는 점은 가장 심각한 폐해라 할 것입니다. 일반 신도들은 우리 사회 다수 구성원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종교 단체 박의 삶에서도 여지없이 소속 종교 단체의 잘못된 판단과 가치가 그대로 신도들을 통해 여과 없이 사회에 전파될 개연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종교의 위기, 종교 투명성 운동으로 극복

우리 사회의 마지막 남은 성역이 되고 있는 종교계의 그릇된 관행과 부조리들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진정한 민주주의 발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아가 종굥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가지고 종교 투명성 운동을 전 국민과 함께 추진해 가고자 합니다.

우리가 설립하고자 하는 종교투명성센터는 

종교 재정의 투명성, 책임성, 공공성을 실현한다는 비전 아래 종교계 예산의 투명한 집행과 공개를 통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종교계 재정 운영과 예산 집행을 도모하고 종교계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제고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사업을 추진합니다. 

① 종교계 재정 관련 자료 수집 및 조사, 분석 업무
② 종교계 재정 관련 연구, 학술 사업 
③ 종교계 재정 관력 교육 사업
④ 바람직한 종교계 재정 운영과 집행을 위한 문화 사업
⑤ 합리적인 종교계 재정 운영을 위한 법·제도 개선
⑥ 종교계 재정 투명성을 위한 기타 제반 활동 

우리는 이러한 사업을 통해 다음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① 종교계 국고 보조 사업의 부패 및 부조리 예방
② 종교계 재정 운영의 투명성 제고
③ 종교 간 소통과 화해 증진
④ 실추된 종교계 신뢰 회복 및 이해 향상 

우리는 지금 우리 사회의 마지막 금역에 대하여 도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활동은 결코 종교의 본래의 의미와 취지를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종교가 교조화되고 부유해져 우리 사회의 가난하고 어두운 곳을 밝히는 등불의 역할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되는 것이 못 견디게 부끄럽고 걱정스러울 뿐입니다.

종교의자유와 정교분리가 둘이 아니고, 종교 단체와 공동체가 둘이 아니며, 성직자와 신도가 둘이 아닙니다. 마치 떨어져 있고, 분리되어 있어 객관적 실체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둘 중 하나가 없으면 당연히 나머지도 없다고 할 것입니다.

우리는 종교의자유와 정교분리, 종교 단체와 공동체, 성직자, 신도 등이 우리 삶 속에서 조화롭게 관계 맺어짐으로써 우리 삶이, 우리의 공동체가 더욱 풍성해지고 행복해지기를 기대합니다. 

종교투명성센터는 종교가 사회를 아름답게 선도하는 데 기여하도록 마중물이 되고자 합니다. 이러한 뜻을 함께하는 이들의 힘을 모아 힘차게 출범하고자 하니 국민 모두의 관심과 지지를 호소합니다.

2018. 1. 16.
종교투명성센터 창립 발기인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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