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남노회 선거 무효 소송 2차 심리가 열렸다. 소송을 제기한 김수원 목사 측이, 회의장에 착석해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명성교회 세습과 관련 있는 '서울동남노회 선거 무효' 소송 2차 심리가 1월 16일 열렸다. 이번 소송은 서울동남노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장 김수원 목사(태봉교회)가 서울동남노회 전·현직 선거관리위원장 김충수·이대희 목사를 상대로 제기했다. 총회 재판국(이만규 재판국장)은 양측을 서울 종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최기학 총회장) 총회 회관으로 불러 심리를 진행했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부노회장의 노회장 자동 승계'와 '의사정족수' 두 가지다. 지난해 10월 24일 서울동남노회는, 당시 부노회장 김수원 목사의 노회장 자동 승계를 막았다. 노회 규칙에 따르면 목사부노회장이 노회장을 하게 돼 있지만, 명성교회 장로들을 중심으로 김 목사 반대 움직임이 일었다. 헌의위원장이기도 했던 김수원 목사가 헌의위원회에서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 청빙안을 반려했기 때문이다.

서울동남노회는 김수원 목사의 노회장 승계 여부를 투표에 부치려 했다. 이에 반발한 노회원 130여 명이 보이콧을 선언하고 회의장을 빠져나왔는데도 회의는 계속됐다. 남은 노회원은 김수원 목사의 노회장 승계를 부결하고 새 노회장과 임원진을 구성했다. 이어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 청빙안도 통과시켰다.

회의장 밖에서는 공정 재판과 세습 반대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가 열렸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총회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간간이 회의실 바깥으로 이야기가 새어 나왔다. 선거관리위원장 측은, 노회장 자동 승계가 노회 규칙으로 돼 있지만 노회원 결의만 있다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수원 목사 측은, 노회 사정과 형편을 감안해 '규칙'을 만들었는데 논의도 없이 결의만으로 규칙을 무시하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맞섰다.

의사정족수를 놓고도 의견이 갈렸다. 김 목사 측은, 노회원이 과반도 안 되는 상황에서 선거를 진행했다며 무효라고 했다. 선거관리위원장 측은, 일부 노회원이 보이콧을 선언하고 회의장을 빠져나가기 전에 투표 여부를 묻고 진행했으니, 그들도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재판을 끝내고 나온 김수원 목사는 "재판국원들이 냉철하게 판단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였다. 법리에 따라 잘 판단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소송은 단순히 노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명성교회 (세습) 문제로 벌어졌고, 총회 재판국원 역시 그렇게 인지하고 있다. 총회가 바르게 판단해 줘야, 노회와 총회가 살고, 명성교회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동남노회 선거 무효 소송 결과는 당장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총회 재판국 관계자는 "오늘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니다. 추가로 준비 서면도 받아야 한다. 행정 재판은 30일 연기할 수 있는데, 아마 그렇게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수원 목사는, 노회 선거 무효 소송은 명성교회 문제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서울동남노회 재판국장 남삼욱 목사
세습 반대 유인물 뜯으며 막말

유인물을 뜯으려는 남삼욱 목사(사진 왼쪽)를 사람들이 제지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날 총회 재판을 앞두고 작은 충돌이 일어났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회원 20여 명이 복도에 공정 재판을 촉구하는 유인물을 붙이고 세습 반대 피켓을 들었다. 다른 용무로 총회 회관을 찾은 서울동남노회 재판국장 남삼욱 목사(이천광성교회)가 갑자기 유인물을 뜯는 바람에 마찰이 빚어졌다.

남 목사는 "누구 허락 맡고 여기에 (유인물을) 붙였냐. 붙이는 권한이 있으면 뗄 수 있는 권한도 있다"고 소리쳤다. 개혁연대 김애희 사무국장이 제지하자 "네가 뭔데 그만해라 해!", "너는 내 딸보다 어려!"라며 반말을 내뱉기도 했다. 마침 이 광경을 지켜본 김수원 목사가 남 목사에게 "공정 재판이 이뤄지도록 자중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남 목사는 "이런 방식으로 (사람들) 동원하지 말라"고 받아쳤다.

남삼욱 목사는 기자와의 만남에서 "서울동남노회 선거는 절차상 하자가 없고, 명성교회 문제와도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예장통합 총회 재판국이 임원 선거를 무효로 판결할 경우 '사고 노회'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남 목사는 "사고 노회가 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새로 구성된 임원회가 처리한 안건이 명성교회 청빙만 있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모든 결의를 무효로 할 것인가. 전두환이 독재했다고 해서 5공 시절 통과된 법과 행정이 다 무효가 되는가. 그렇지 않다. 서울동남노회 선거 소송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신학생들도 예장통합 총회 회관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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